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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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고나서부터는 내가 보는 책의 대부분은 육아와 관련된 책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 많은 새내기 엄마들도 그럴 것이다.
그러다가 언제인가부터 "육아 서적"에도 해외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감지하게 되었다. 아마도 "프랑스 아이처럼"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선보일 때 즈음부터 그랬던 것 같다.
요즘에는 눈을 뜨고 나면 하루가 다르게 "해외 육아" 관련 서적이 쏟아지는 것 같다. 프랑스, 핀란드, 독일, 영국, 네덜란드, 일본 등..
이렇게 수많은 해외 육아 관련 서적들이 있는데. 과연 내가 영국에서 아이를 키운 개인적인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쓴다고 해서 사람들이 얼마나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줄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한 번 기록으로 남겨보기로 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와 우리 가족에게는 특별했던 시간이었으니까.
그리고 한국과는 다른 영국의 자녀 양육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으니까.
한국에서는 워킹맘으로 있으면서 정신없이 살았다.
출근 준비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아침을 보내고, 부랴부랴 어린이집에 맡기고, 간단간단하게 출근하여 꽉 차게 일하고, 야근이라도 하는 날은 더 늦어지고, 또다시 한 시간 먼 길을 퇴근하여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와서 저녁밥 뚝딱 해 먹이고 겨우겨우 씻기고 잠자리 들고, 그러고 나면 자정이 되어서야 남편이 들어오고, 남편은 또다시 새벽에 나가고, 나는 또 똑같은 일상 반복하고..
그렇게 지쳐가던 하루하루였다.
남편은 집에서 잠만 자고 나가는 하숙생 같은 존재였고, 내가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도 퇴근 후 고작 두 시간 남짓. 내 아이에 대해 알아갈 시간도 없이, 함께 무엇인가를 할 시간조차도 없이, 그냥 그렇게 정신없이, 무미건조한 생활이 지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영국 행을 결정하였다.
남편이 공부를 좀 더 하겠다는 것이 핑계라면 핑계였다.
큰 아이가 만 4살, 작은 아이가 만 2살이 채 못 되었을 때였다.
그리고 지난 2년간 영국에서 체류하며 본격적으로 풀타임 맘이 되어보았다. 이전에는 어린이집이며 양가 부모님 댁이며 어떻게 해서든 기필코 도움을 받던 내가 진정한 독박 육아를 경험하게 되었으니, 헤매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 큰 아이는 영국에서 곧바로 학교 생활을 하기 시작하며 서서히 적응해 가기 시작했고,
나 또한 큰 아이를 통해 영국의 엄마들과 교제를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영국의 부모 모습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영국의 지역 센터에서 제공하는 부모 수업 강좌는 나에게 부모 역할을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특히, 둘째 아이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우리 집에 방문했던 헬스 비지터의 권유로 듣게 된 이 부모 수업은 나에게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고, 나와 아이들의 관계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렇게, 영국에 있던 시간 동안, 아이들이 성장했고, 나도 아이들과 함께 뒤얽히며 성장했다.
지금은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영국에서 엄마로 살며 경험하고 느꼈던 이야기를 조금씩 꺼내보고자 한다.
by dreaming m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