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함께 일하는 사람이 하는 무례한 말, 감정이 실린 표현, 남의 속을 은근히 긁어놓는 행동으로 인해 마음 상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갑작스럽게 당한 디스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두고두고 속상한 마음이 듭니다. 상대방과 갈등을 키우지 않으면서도 자신을 보호하고, 앞으로 상대가 함부로 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도움이 되는 디스 대처법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1. 치고 빠지는 무례함, 질문으로 붙잡아라
대화 중에 비꼬는 듯한 말 한마디 툭 던지고 은근슬쩍 넘어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무슨 뜻이지? 이 사람이 나한테 왜 이러지?’ 잠깐 혼란스러운 사이 대화의 주제는 이미 다른 곳으로 흘러가버리곤 합니다. 타이밍 놓치고서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니 쩨쩨한 사람이 되는 것 같고, 그냥 넘기자니 마음이 분하지요. 특히 그 순간에 아무 반응도 못했다는 자괴감에 더 속이 상해서 밤잠 설치며 이불킥하게 됩니다. 이럴 때 단순한 질문을 던져 상대가 슬그머니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OO 씨가 원래 좀 그렇잖아요”라고 할 때 “원래 그렇다는 게 무슨 뜻이죠?”라거나 “못 들었어요. 뭐라고 하셨죠?”라고 되묻는 것만으로도 ‘나 만만한 사람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질문으로 대처할 때에는 공격적인 말투보다 담담하고 차분한 태도가 더 효과적입니다.
2. 마음이 불편하다는 것을 표현하라.
솔직하게 마음이 불편하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강력한 반응입니다.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줬다는 것은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된다는 것이므로, 대체로 그걸 듣는 순간 사과하게 됩니다. 또한 상황에 따라서는 자신이 성희롱이나 직장 내 괴롭힘과 같은 심각한 사건에 연루될 수 있다는 경각심이 확 올라오게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실제로 한 매장에서 고객이 성희롱에 가까운 말을 했을 때, 그 말을 들은 직원이 침착한 목소리로 "그 말씀이 상처가 되네요"라고 했더니 고객이 얼굴이 당황하며 정중히 사과를 했다는 일이 있습니다. 타인을 비난하거나 화대는 대신 "그 말씀 듣고 나니 마음이 불편하네요", “그 말씀이 상처 주시네요”와 같이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럴 의도가 없었다며 사과를 할 것입니다.
3. 내 문제로 돌리는 사람에게는 “당신은 어때?”로 응수하라
만만하게 보이지 않으려 반응했더니 "네가 너무 예민해"라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예민하건 말건 자신으로 인해 누가 상처받았다고 하면 사과를 해야 정상인데 말이죠. '진짜 내가 너무 예민한가?'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면 그때부터 스텝이 꼬이게 됩니다. 나의 문제로 몰아가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으로 초점을 돌리는 질문을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선배는 다른 사람 말에 상처를 안 받으시나 봐요?" 만약 "나는 상처를 잘 받지 않아"라고 대답한다면 "어떻게 하면 상처를 잘 받지 않아요?"라고 물어보세요. 십중팔구 "다른 사람 말을 일일이 신경 쓰지 않고 그냥 흘려 들어"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면 "저도 선배 말을 신경 쓰지 말고 흘려 들어야겠어요"라고 대답하면 됩니다. 만약 "나도 상처를 잘 받긴 하는데"라고 말한다면 "상처받았을 때 어떻게 풀어요?"라고 묻고 그 대답을 들은 대로 "저도 그런 방법으로 상처를 풀어봐야겠네요"라고 되돌려 줄 수 있습니다.
4. 말문 닫게 만드는 ‘책임감 폭탄’ 유머
무례함에 유머로 대응하는 것은 최고의 경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머는 ‘나는 당신 정도에 휘둘리지 않아’라는 여유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약간의 능글맞은 태도와 미소까지 겸비된 유머는 상대에게 의문의 1패를 안겨줄 수 있습니다. 유머를 만드는 방식 중 한 가지는 상대방이 나에게 관심을 가졌으니 책임감도 백배 갖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결혼 안 해?"에 대해서 "제가 결혼할 때 축의금 100만 원 내실 거죠?", "살 좀 빼야 되지 않겠어?"라는 말에는 "명품 옷 사 주시게요?", "일이 왜 이렇게 느려?"라고 하면 "고맙습니다. 제 일 좀 도와주세요"같이 대응할 수 있다. 또 다른 방식은 역설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주는 것인데, "결혼 안 해?"에 대해 "오~ 오랜만에 만나서 정말 정겨운 말씀하시네요", "일이 왜 이렇게 느려?"에 "그 말씀 들으니 정말 빨리 일 끝내고 빨리 퇴근하고 싶어 지네요"와 같이 대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5. 당신의 말을 디스 합니다.
상대방이 범하는 무례함에 사실여부를 따지는 일은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내용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말하는 방식이 무례하다면 진정으로 당신을 위하는 말이 아닙니다. 혹은 너무 사소한 부분을 건드리는 말이어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조차 애매할 때도 있지요. 이럴 때 방송인 김구라 씨가 쓰는 표현처럼 "무슨 개소리야?" 하는 태도로 상대방의 말을 튕겨버리는 것 역시 효과적입니다. 이때의 핵심은 자신이 아니라 당신이 문제라는 태도를 갖는 것입니. "무슨 뚱딴지같은 말씀이신지", "희한한 생각을 다 하시네요", "요즘 시대에도 그런 말씀을 다 하시네요”, "취향이 참 독특하시네요", "우리 엄마가 다른 사람 험담하는 사람하고는 가까이하지 말랬는데"와 같이 상대의 말이 대화할 가치가 없다는 반응으로 상황을 종결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런 대처법은 상대방과 상황에 맞게 적절한 방법을 선택해서 자신의 말투에 맞게 표현이나 어투를 연습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례함을 겪는 경우가 매일 일어나지는 않고, 또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순발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자신이 겪을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상정해 두고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처법을 툭 건드리면 반사적으로 튀어나올 수 있게 연습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친한 동료들과 함께 서로 연습하는 것도 좋고요. 무례한 상황을 그냥 참고 넘어가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어야 실전에서 잘 발휘될 수 있습니다. 특히 흥분하거나 정색하지 않고, 담담하거나 웃는 얼굴로 대처할 때 그 효과가 커진다는 점 명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