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수정 후 어느 선에서 만족해야 하는가?

증명사진과 글쓰기

by 시선과 이유

어제 증명사진을 찍으러 다녀왔습니다. 얼마 만에 촬영하는 증명사진인지 기억도 안 나네요. 운전면허증 갱신도 해야 하고, 서류 제출할 것도 있어서 동네 스튜디오로 향했습니다. 처음 방문하는 곳인데 아담한 곳이지만 채광은 밝아서 어색하지는 않았습니다. 나이가 조금 있으신 사진사님이 어디에 쓸 증명사진인지를 묻더니 의자에 앉으라 하였습니다.



고개를 옆으로 해보시고요. 손은 앞으로 내리시고요. 왼쪽 어깨는 내리시고요. 서너 군데 자세를 고쳐주더니 바로 촬영해 주더군요. 몇 시간 있다가 찾으러 와야 하나 싶었는데 잠시만 앉아 계시라 하더니 수정 작업을 해 주었습니다.



비포 애프터를 보여줍니다. 어떠냐고 물으시길래 팔자 주름이 신경 쓰인다 했습니다. 팔자 주름을 없애면 자연스러움이 없어지니 그냥 하랍니다. 눈 주위 주름이 깊으니 살짝 터치해 줄 수 있느냐 했더니 본인의 얼굴에 맞게 가장 자연스러운 거라고 합니다. 수정사항 없느냐고 해서 말을 했는데 두 번이나 거절을 당했습니다.



사진사님은 비포 애프터를 알트 전환 키를 이용해 연속해서 보여주었습니다. 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닌가요? 본인 얼굴에서 최대한 예쁜 부분은 살렸는데, 더 수정하면 이상합니다.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비포 사진을 보니 제 얼굴이 아닌 것 같았어요. 원래 얼굴이 저런 건가, 내 얼굴이 저랬구나 싶은 낯선 느낌이었어요.



글쓰기도 그런 것 같습니다. 처음 쓴 글이 너무나 어색하고 낯설게 느껴집니다. 계속해서 수정하고 싶어 집니다. 글 쓰다 보면 여기에서 만족해야 하는지, 조금 더 고쳐야 하는지 고민이 됩니다. 증명사진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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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글은 없습니다. 완성된 글이 있습니다.


글쓰기를 처음 하게 되면 완벽하게 고쳐야 한다는 강박이 생깁니다. 문장 하나를 몇 시간씩 붙들고 있거나 단어 하나를 바꾸느라 글 전체를 다시 읽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그렇게 해도 완벽한 글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동안 글쓰기 지도하면서 처음부터 완벽한 글을 쓴 분은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7권의 책을 쓴 저도 이 정도면 됐다는 선을 정하지 않았다면 한 권도 출간하지 못했을 겁니다.



중요한 건 완벽이 아니라 완성입니다.



증명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눈썹 각도를 조정하고 팔자 주름 없애면 조금 더 나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의 제 모습은 아닙니다. 글쓰기도 그렇습니다 수정은 글의 본질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과정이지 수정 자체가 목적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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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 읽었을 때 자연스럽게!



학생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수업을 할 때는 자신이 쓴 글을 3번은 읽어보라고 합니다. 글쓰기 퇴고를 할 때는 수십 번 읽어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계속해서 수정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요. 소리 내어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3번 소리 내어 읽었을 때 걸리는 부분이 없다면 멈추는 것도 방법입니다.



처음 읽을 때는 어색한 표현이 보입니다. 두 번째 읽을 때는 문장의 흐름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보입니다. 세 번째 읽었을 때도 같은 부분이 걸린다면 수정이 필요합니다. 3번 읽었는데 자연스럽게 읽힌다면 수정을 멈추어도 됩니다.



글쓰기가 증명사진과 같은 것 같습니다. 제 욕심에 여기저기 주름을 수정하고 싶었지만요. 사진사가 이 정도면 괜찮다고 말했을 때가 자연스러운 순간일 수 있습니다. 글도 마찬가지로 조금 부족해 보이더라도 독자가 읽었을 때 자연스럽게 이해되고 받아들여진다면 좋은 글입니다.



생각글방 책 쓰기 클래스에서는 매월 ZOOM 수업을 통해 이러한 기준을 찾아갑니다. 글의 주제 선정부터 목차 구성, 집필, 수정까지 진행을 합니다. 완벽한 글은 아니지만 완성된 글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리하여 공저나 개인 저서를 출간합니다.



증명사진처럼 어느 선에서 멈출 줄 아는 글쓰기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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