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좋지 않을 때 글쓰기
기분이 나쁠 때 있습니다. 기분이 좋지 않으면 짜증이 나고, 무기력해집니다.
저는 예전에 기분이 좋지 않은 일이 있거나,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으면 밤에 잠이 잘 오지 않았어요. 감정을 어디에 풀어야 할지 몰라서 혼자서 삭일 때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글을 쓰고, 일기를 쓰게 되면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를 찾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감정과 거리 두기가 가능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어요.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 보세요. 왜 기분이 좋지 않은지, 누구와 있을 때 그러했는지, 언제부터인지 등의 질문을 계속 남기다 보면 기분이 좋지 않은 구체적인 원인을 알게 됩니다. 이 과정을 글로 적어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글로 쓰면 좋은 점이 있어요. 감정에 휘둘리지 않게 되고요. 감정을 조금 떨어뜨려 생각하게 됩니다. 거리 두기가 가능하게 되는 거지요. 기분이 좋지 않은 날 매운 걸 먹으면서 드라마를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요. 마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글을 쓰는 방법도 좋습니다.
다른 누군가에게 털어놓기 어려운 일이 있다 하더라도 글로 표현하면 감정이 해소가 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글쓰기는 기록을 넘어, 나를 들여다보는 거울입니다. 왜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 질문을 하다 보면 내 마음이 어떤 건지 알게 됩니다.
비가 내리는 저녁이었습니다. 우산을 챙기지 못해 비를 맞았습니다. 편의점에서 우산을 살까 말까 망설였어요. 편의점에 사람이 많아서 기다려야 하기도 했고, 지갑 꺼내 결제하기도 귀찮으니 그냥 빨리 뛰어가자 생각했어요. 집까지는 5분밖에 걸리지 않으니 얼른 가면 되겠다 생각했어요.
비가 굵어졌습니다. 요즘 비는 갑자기 세게 내리잖아요. 옷은 젖어도 되는데 노트북 가방은 어쩌나요. 최근 백업도 안 해뒀는데. 이럴 때 뛰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더 큰일이라 빠른 걸음으로 갔습니다. 걸으면서 생각했어요. 으이그. 아까 우산 그냥 샀어야지. 노트북 어떻게 할 거냐고. 엘리베이터에서 거울을 보니 그새 온몸이 축축하네요. 비를 맞아서 그런지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편의점에서 우산을 사지 않고 그냥 온 건 귀찮아서 그랬는데요. 작은 선택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게 후회스럽더라고요.
다행히 노트북은 무사했습니다. 노트북 열어 보니 잘 굴러갑니다. 짧은 시간 안에 기분이 내려갔다 올라왔네요.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우산을 가져가지 않아서 기분이 나쁜 것도 아니었고, 비를 맞아서 무거운 것도 아니었어요. 오늘 시간을 여유 있게 쓰지 못했거든요. 점심 먹고 양치할 때 급하게 하느라 칫솔이 변기에 빠지기도 했거든요.
기분이 가라앉는 이런 날은 더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애쓰기보다, 감정을 적어 보는 게 도움이 되네요.
비를 맞아서 기분이 나쁘다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에 쫓겨 급하게 보낸 하루가 진짜 이유였나 봅니다. 우산을 사지 않은 건 귀찮기도 했지만 시간이 없다는 마음 때문이었어요. 글을 쓰니 마음과 거리 두기가 가능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