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오랜만에 중국같은 중국 출장을 다녀왔다.
항저우를 방문했을 때는 너무나 여유없이 일만 하다가 오다보니 중국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였지만, 이번에 다녀온 심천(선전)은 정말 중국스럽게도 발전되고 있지만, 그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모습이었다.
2000년대 초반 중국 출장을 안방드나들듯이 다니면서 중국에 흠뻑 빠져있었고, 중국어를 의지를 갖고 배울 정도로 중국의 매력에 빠졌다. 그 당시 중국의 매력은 싼 가격에 원하는 것들을 쉽게 얻을 수 있었고, 순수한 사람들과 일하는 것 또한 즐거움이었다.
디젤택시와 버스들로 아직은 맑지 않은 뿌연 하늘을 지닌 중국이었지만, 특유의 문화와 환경은 처음 가는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충격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생각보다 오랜 비행시간 이후에 도착한 심천은 이미 봄 날씨처럼 따뜻했다. 패딩을 입은 사람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기에, 패딩이 아닌 얇은 코트를 입고온 나를 너무나 칭찬했다. 특유의 중국공항 냄새를 맡으며 중국에 도착한 것을 실감했다.
입국절차는 까다롭지 않았지만,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걸린다. 입국을 하고 나서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나 호텔로 간다. 역시 가성비가 뛰어난 호텔에 업그레이드까지 해주니 중국의 인심에 실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좀 더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고 첫번째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나러 테슬라 모델Y를 탔다. 중국은 거의 대부분이 전기차로 바뀐지 오래되었다고 하고, 지금도 엄청난 속도로 전환된다고 하는데, 그 말을 듣고 나니 도로에 전기차 아닌 브랜드와 차를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뜨거운 햇살을 정수리에 가득 맞으며 즐겁게 차를 달려 도착한 곳은 아파트형 공장을 가진 파트너사. 열정적인 여성 영업직원과 엔지니어들이 나와 환대를 하면서 늦은 7시까지 회의를 해나갔다. 6시가 퇴근시간이라는데 멀리서 온 손님이 불편할까봐 배려하는 모습과 한국을 사랑하는 모습이 넘쳐흐른다.
당장이라도 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술을 한잔 기울일 것만 같았지만 초면에 늦은 시간까지 회의한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기로 했다. 호텔로 향하는 길은 엄청난 차량으로 인해 시간이 점점 늘어나 결국 늦은 저녁은 문을 닫아가는 근처 사천식당에서 대충 하기로 했다.
마치 중국식 김밥천국같은 곳인데, 밖에서 맥주와 백주(빠이주)를 사와도 전혀 무관한 곳이라 매운 사천요리를 이것 저것 시켜 같이 먹고 중국을 한껏 느꼈다. 중국의 거리 모습은 화려하고 여전히 지저분한 곳도 많았지만, 오히려 한국보다 더 조용하고 덜 어지러워보였다.
둘쨋날도 서둘러 미팅들을 여러 개 마친 후 여러 매장들도 둘러보면서 중국이 말하는 기술의 발전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술에 취해있던 중국이 아니라, 불이 꺼지지 않는 곳에서 만들어 내는 미래들이 한국을 위협한다는 것은 이미 사실이 되었음에도, 대부분은 중국이 여전히 짝퉁의 나라, 메이드인 차이나의 그 차이나로 알고 있다.
이미 메이드인 차이나는 세계 표준이 되어 버렸고, 오히려 메이드인 차이나가 더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음을 인정해야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다. 중국의 그 웅장한 건물과 공항, 사람들에게서 풍겨나오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들이 중국이 급격하게 성장했음을 알려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보다 더 매너있고 더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점점 매너와 상식이 사라져가는 한국, 더이상 중국을 욕하지 못하고, 일본과는 더 비교가 안될 것 같아 보여 걱정이 되는 시점이다.
중국은 그 화려함과 웅장함이 돋보이는 외형과는 달리 천천히 움직이는 강과 같지만, 실제로는 엄청나게 빠르게 움직이는 붉은 말을 닮았다.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다시 중국으로 향하고 다양한 기회를 사업으로 연결시키려고 하고 있다. 이제 대세인 중국을 거스를 수 없기에 어떻게 중국을 배우고 협력할 지가 더 기회를 잡는 길인 것 같아 보인다.
예전에는 참 많이도 설레이게 했던 중국이지만, 이제는 무섭게 한국을 앞질러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신기하기까지 한 중국, 그 중국을 견제하면서 많이 배우고, 협력해 나가는 수 밖에는 답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