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난 글을 쓰고 싶은걸까

by 유니버스

어느 때부터인가 그랬다.


글을 쓰는 사람이 막연하게 멋져보이고, 왠지 그렇게 쉬워 보일 수가 없었고, 그렇게 또 그 자유로움이 너무 부러웠다. 작가라기보다는 그저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자체가 나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었나보다.

그만큼 간절히 어디로의 탈출을 꿈꾸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하루를 살아내다보니 어느새 나이는 오십이 다 되어가는데, 손에 잡히는 글하나 번듯하게 써본 적도 없고 소주 한잔하고 나면 노래를 부르던 여행작가의 꿈도 나에게는 여전히 만무했다.

그동안도 역시나 바쁜 일상의 연속이었지만 언제나 마음 속에는 글다운 글을 써보겠다는 부담을 한껏 쌓아내면서 그렇게 살아내고 있다.


어릴 때부터나 대학생 시절에도 나름의 감성을 부끄럽게 뽑내며 지어낸 젊음의 흔적들.

그 흔적들은 지금도 여전히 내 책상 서랍에 남아 한번씩 들춰보기를 유혹해댄다.

그 이후로도 직장생활을 하는 내내 나는 글쓰는 일을 좋아했고, 남다른 기획력을 뽐내기 위해 글쓰기에 집착하기도 했다. 보고자료를 만들기보다 스토리를 뽑아내는 과정을 좋아했고 그 스토리에 내가 오히려 감탄하기를 즐겨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그저 받아적는 것도 쏟아내는 것이 아닌,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재주와 표현의 형태를 제대로 잘 읊어내는 것이라고 누군가가 얘기했다. 아직도 여전히 가면을 쓴 것 같은 내 자신이 다른 사람을 대할 때의 가식들을 모두 걷어버리고, 진정한 내면을 보여줄 수 있는 건, 바로 글쓰기가 아닌가 했다.


어색한 글을 받아내리지 못하는, 아직은 어설픈 초보 작가라는 호칭을 스스로 불러보고 있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나의 글들에 애정을 가지는 것이 즐거움의 과정일 것이다.

글을 쓰는 건 작가만의 전유물이 아니듯이 조금 더 쉽게 그 과정을 즐겨나가면서 언젠가의 완성된 모습을 그리는 것이 이제 일상이 되어간다.


카메라를 하나 어깨에 메고, 가방에는 그림 도구와 책 한권, 몰스킨 수첩을 넣고, 여기 저기 여행다니며 그림에 멋진 감회까지 곁들인다면 더할 나위없는 즐거운 중년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점점 나의 글로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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