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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의예니 Dec 10. 2023

운전이 나를 성장시켰다.

운전을 하면서 깨우치게 되는 지혜로운 깨달음의 과정

 매일 같은 길을 운전해서 출퇴근을 한다.     

          

 처음 출근길에서는 1차선으로 잘 가다가 갑자기 1차선이 좌회전 차선으로 바뀌어서 , 직진 차선으로 변경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찌나 차들이 "초보 운전"을 붙이고 "제발요~~"라고 외쳐도(물론 차 안에 서니까 안 들리겠지만) 외면하고 지나가는지, 한참을 지나서야 2차선으로 바꿀 수 있었다.      

         

 퇴근길도 마찬가지였다. 운전이란 게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 내 집인데도 집 앞을 놔두고 좌해전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200M 더 가서 좌회전을 해야 하는데 아직도 코 앞에 있는 좌회전 차선이 집 앞 좌회전 차선인가 싶어 섣불리 좌회전을 해 또다시 먼 길로 돌아가는  실수를 범하고는 한다. 그럴 때마다 '아이고 바보야. 니 집도 못 찾니? 정신 좀 차리자 몇 번째 당하는 거니?' 혼잣말을 하고는 웃어넘긴다.               

 

 그래도 이제는 제법 출퇴근길의 8년 차 고수가 되어, '여기서는 2차선으로 바꾸어야 차가 덜 막혀.' , '내 앞에 큰 버스가 있네? 그럼 속도가 느릴 거야. 잠시 옆 차선으로 갔다가 다시 2차선으로 바꾸자.' 순식간에 머릿속에 계획이 세워지고는 한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색하고 어렵지만, 이 모든 것이 반복되다 보면 다른 초행자보다 훨씬 더 고수가 되어있으리. 운전 중에 삶의 지혜를 깨닫는다.               

 

 어떤 날은 나는 나의 차선으로 이전부터 잘 가고 있는데, 내 옆에 있는 차선이 더 빨리 차가 잘 빠져나가거나,  나는 빨간불에 정확히 정지해서 기다리고 있는데, 멀리서 온 차는 운이 좋게 빨간불이 마침 초록불로 바뀌어 나보다 먼저 길을 쌩 지나가고는 한다. 그럴 때는 장난 삼아 "불공평해"라고 차 안에서 혼잣말을 하고는 한다.     

 

 우리 삶에도 실컷 줄 서서 성실하게 살며 고난을 헤쳐나가는 사람보다  처음부터 무엇이든 쉽게 원하는 바를 이루고 인생이 고속도로처럼 멈추지 않고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예전에는 그 삶이 부러웠지만 어차피 빨간불의 그다음 정지선에서 그 차들과 함께 기다림의 시간에 머물러 있다. 즉 삶에서 속도는 달라도 우리도 마음을 굳게 먹으면 그 사람과 같은 도착선에, 아니 어쩌면 토끼와 거북이처럼 성실함이 타고난 삶의 고속도로를 뚫고 더 빨리 정상에 도달할 수 있는 법이다.                

 

 그러니 삶이 너무나도 데고 불공평하다고 생각이 들 땐 '내가 서행 중이지만,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 것처럼 끝내 불공평함을 이겨내고 성장할 수 있다.' 생각하자. 물론 그 사람도 불공평하다고 하면 억울할 것이다. 성실함도 중요하지만 자기만의 고유의 돈 버는 실력이 있는 사람일 수도 있고 또는 운이 매우 좋은 사람일 수도 있다. 운도 실력이다. 우린 그들을 비난하기보다는 나 자신의 힘을 다져야 한다. 끝없이 비교의 시험대라는 도마 위의 생선의 목을 지켜야 한다. 어떻게든 튀어올라 드넓은 향해(香海)를 힘차게 항해하는 사람이 되자.                

 끝없이 휘몰아치는 바람에 어느 누구도 쓰러지지 말자. 새로운 시련이 자꾸 우리를 두들길 때마다  굴복하기보다는 시련이 주는 가르침을 삼키며 더 강인하게 드넓은 향해를 헤엄쳐 나가는 사람이 되자.                

 길은 다 통하게 되어있다. 직진으로 가든 유턴을 해서 가든 그 길이 그 길이다. 내가 몰랐던 길에서 새로운 인생의 교훈의 가게가 들어서고 있을 것이다.               

 

 운전으로부터 인생의 지혜를 하나씩 배운다.     


 퍽퍽해져가는 삶 속에서 진심으로 모두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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