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5 전환사채? 신주인수권?

- 헷갈리는 투자용어 바로잡기

by 한상영변호사

DAY 5


전환사채? 신주인수권? 헷갈리는 투자용어 바로 잡기


기업이 돈을 구할 때 주로 두 가지 방법을 써요. 바로 '주식'과 '채권'이죠. 주식은 회사가 "투자해준 분들을 회사 주인으로 모실게요!"라는 약속이고, 채권은 "잠깐 돈 빌려주세요, 꼭 갚을게요!"라고 약속하는 거죠.

주식을 산 사람은 회사가 잘되면 이익금을 받지만 회사가 망하면 투자금을 잃을 수도 있어요. 반면 채권을 산 사람은 회사가 망하지 않는 한 빌려준 돈을 안전하게 돌려받지만, 원금과 이자만 받을 뿐 회사의 주인이 될 순 없어요.

그럼 어떤 게 더 좋은 걸까요? 그래서 똑똑한 사람들이 나타나서 두 가지의 장점만 쏙쏙 골라 새로운 걸 만들어냈어요. 그게 바로 이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 사채'라는 것들이죠.


카멜레온처럼 변신, 전환사채


'전환사채'는 카멜레온 사채예요. 처음엔 평범한 채권이죠. 회사에 돈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요. 그런데 회사가 잘 된다 싶으면 내가 원할 때 주식으로 변신할 수 있답니다. 주식으로 바뀌면 내가 회사 주인이 되는 거죠. 정말 카멜레온 같지 않나요? 하지만 회사가 잘 안 되거나 내가 주인이 되고 싶지 않으면 그냥 끝까지 기다렸다가 원래 빌려준 돈을 돌려받기만 하면 돼요. 안전하죠?


보너스 쿠폰이 덤으로, 신주인수권부 사채


이번엔 보너스의 왕,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볼까요? 이 친구는 변신은 안 해요. 그냥 평범한 채권이죠. 대신 보너스 쿠폰이 있어요. 이 쿠폰을 쓰면 나중에 회사가 새로운 주식을 발행할 때 그걸 살 수 있는 특권이 생기는 거예요. 미리 정한 가격으로 새 주식을 살 수 있죠. 만약 관심이 없다면 그냥 평범하게 채권처럼 돈만 돌려받아도 되고요. 정말 보너스 같죠?


이 두 가지 특별한 사채는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좋은 점이 있어요. 기업은 이런 특별한 사채를 발행하면 이자를 낮춰서 싸게 돈을 빌릴 수 있어요. 대신 투자자는 전환하거나 새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받으니까 서로 이득이죠.

혹시 투자자가 끝까지 채권으로 가지고 있으면 손해일까요? 좋은 질문이에요! 그래서 기업은 그런 투자자에게 '끝까지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하고, 약간 더 나은 조건으로 만기에 보장된 수익률(만기 보장수익률)(Yield to Maturity)(YTM)을 주기도 해요. 물론 일반 채권보다는 여전히 이자가 조금 낮긴 하죠.

결국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 사채는 투자자도 좋고 기업도 좋은 거예요. 이런 걸 보고 뭐라고 하는지 알아요? 바로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라고 하는 거랍니다. 이제 이 신기한 사채들의 비밀이 서서히 이해가 될 거예요.


보너스 사채의 비밀: 두 종류의 쿠폰


'보너스 사채'인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는 중요한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카멜레온 사채(전환사채)는 채권이 주식으로 변신하면 원래 채권은 사라지고 주식만 남지만, 보너스 사채는 조금 달라요. 이건 보너스 쿠폰으로 새 주식을 산다고 해서 원래 채권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채권은 끝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추가로 주식을 살 수 있는 쿠폰만 딱 붙어 있는 거죠.

이 보너스 쿠폰, 즉 '신주인수권'(warrant)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어요. 바로 '결합형'과 '분리형'이죠.

결합형은 채권과 쿠폰이 하나로 딱 붙어 있어요. 그래서 이 쿠폰만 따로 친구에게 주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어요. 줄 때는 쿠폰이랑 채권을 몽땅 다 줘야 하는 거죠.

분리형은 채권과 쿠폰이 아예 따로따로예요. 종이가 두 장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서 쿠폰만 따로 친구에게 줄 수도 있고, 시장에서 따로 팔 수도 있답니다. 영어로는 이걸 '워런트(Warrant)'라고 부르죠.


분리형 쿠폰의 활약과 그림자


이 분리형 쿠폰은 너무 편리하다 보니, 이걸 이용해 좋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들도 생겨났습니다. 기업의 주인인 대주주가 다른 사람과 몰래 나쁜 계획을 세웠던 거죠. 대주주는 회사 경영진을 움직여서 분리형 보너스 사채를 기관투자가들에게 비싼 이자를 주고 팔게 했어요. 대신 기관투자가는 보너스 쿠폰만 쏙 떼어서 대주주에게 싼 값에 넘겼죠. 대주주는 이 쿠폰을 싸게 얻어 회사의 새 주식을 더 많이 얻었어요. 그러면 대주주가 자기 돈을 별로 쓰지 않고도 회사의 주식 지분을 늘릴 수 있는 거예요.

이건 회사의 주식을 대주주에게 거의 공짜로 주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회사는 높은 이자만 부담하게 되어 결국 피해를 보게 됩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자본시장법은 2013년부터 상장회사가 분리형 쿠폰을 마음대로 발행하는 걸 금지했어요. 하지만 2016년부터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개된 방식(공모형)은 문제없다고 판단해서 다시 허락했습니다. 대신, 특정인들끼리만 몰래 거래하는 방식(사모형)만큼은 아직도 금지하고 있어요.


카멜레온 사채와 보너스 사채는 아무나 가질 수 없어요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사실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랍니다. 이 두 가지 사채는 회사의 주식으로 변신하거나, 새 주식을 살 수 있는 특별한 권리를 주기 때문에 아무한테나 막 주면 큰 문제가 생겨요.

회사 주식을 하나도 안 가진 사람이 갑자기 이 사채를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사람이 나중에 이 채권으로 주식을 얻게 되면 회사 전체의 주식 숫자가 늘어나요. 이건 마치 우리가 피자를 똑같이 나눠 먹고 있는데, 갑자기 피자를 나눠 먹을 사람이 더 추가된 거랑 똑같아요. 그러면 원래 피자 먹던 사람들 몫이 줄어들겠죠? 원래 있던 주주들의 몫이 줄어드는 걸 '지분 희석'이라고 해요. 쉽게 말하면 내 몫이 줄어든다는 거죠. 그래서 이런 사채를 아무나 가질 수 없게 법으로 제한하고 있어요.

상법에서는 이런 사채를 회사 주주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줄 때는 반드시 회사 규칙인 정관에 적어두거나, 주주들이 다 같이 모여서 특별 회의를 열고(주주총회 특별결의), '네, 좋아요!'라고 동의해야만 줄 수 있어요. 그리고 이런 특별한 사채는 회사가 새로운 기술을 들여오거나(신기술 도입), 회사 재정 상태를 좋게 만들기 위해(재무구조 개선) 정말 꼭 필요할 때만 발행할 수 있답니다. 회사의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고, 기존 주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정말 신중하게 해야 하죠.

분리형 보너스 쿠폰은 더 조심해서 발행해야 해요. 쿠폰만 따로 떼어서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기 때문에, 원래는 주주총회를 열고 동의를 받아야만 다른 사람에게 넘길 수 있었는데, 쿠폰만 떼어서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있게 되어 버리면 주주들의 권리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 세상에 이런 일이


CB/BW 불공정 발행 제동


요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가지고 '장난치는' 회사들이 많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투자자에게 몰래 싸게 주식을 넘겨주고 싶을 때, CB를 발행해서 주는 방식이 있었죠. 그런데 최근에 이런 불공정한 관행을 막기 위한 규칙들이 생겨났어요.

첫째, 콜옵션(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사람이 '회사 또는 회사가 지정한 자'라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3자에게 넘겼다면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얼마나 주었는지 반드시 공개해야 합니다. 둘째, 전환가액(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때의 가격)을 최초 기준의 70% 밑으로 내리려면 주주총회의 특별한 동의가 필요합니다. 셋째, 만기 전에 CB를 회사가 다시 사들였을 경우엔 왜 샀는지, 그걸 없앨 건지 다시 팔 건지도 반드시 보고해야 해요. 마지막으로, 특정인들끼리만 몰래 거래하는 방식(사모)으로 발행된 CB의 전환가액은 '계약일'이 아니라 '실제 돈을 받는 날(납입일)'의 시가로 정하도록 바뀌었답니다. 이렇게 법을 피해서 몰래 이득을 보던 방법들이 이제는 막히게 된 거죠.

금융당국도 감시를 강화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M증권은 BW 거래 문제로 압수수색까지 당했습니다. BW를 담보가 없는 것처럼 속이고, 실제로는 담보를 설정해 놓고도 공시를 하지 않은 혐의와 함께, 특정기업의 주식을 거래 정지 직전에 팔아서 100억 원 가까운 이익을 챙긴 의혹도 있었죠. 정말 위험한 일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BW 발행 증가와 투자자 위험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참 조심해야 하는 금융 상품이에요. 2025년 1분기에 BW 발행은 작년보다 85%나 늘었지만, 정작 권리 행사는 9분의 1 수준으로 줄었어요. 이는 투자자들이 지금 주식으로 바꾸더라도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회사는 돈을 모았지만, 투자자들은 주식으로 바꿀 생각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일부 회사들이 BW를 너무 대규모로 발행하면서 '지배구조 위협'을 만들기도 한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D회사의 경우, 발행된 BW가 전부 주식으로 바뀌면 기존 주식의 90%에 해당하는 새로운 주식이 생겨납니다. 그렇게 되면 주가가 흔들릴 뿐만 아니라, 경영권을 둘러싼 싸움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게다가 BW에는 '풋옵션'이라는 기능도 있어서, 투자자가 "내 돈 돌려줘!" 하고 만기 전에 조기 상환을 청구할 수 있어요. 이는 회사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죠. H제약은 192억 원을 갚아야 하는데, 현금은 59억밖에 없어서 자칫하면 부도 위험까지 생길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는 분명 유용한 금융 도구이지만, 그만큼 위험하고 조심해야 할 양날의 칼과 같습니다. 그래서 더 투명한 제도와 신중한 발행이 필요한 것이겠죠.


� 오늘의 핵심 정리


✔ 전환사채(CB)란?채권이지만 일정 조건하에 주식으로 전환 가능.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리금 보장과 주식 전환 선택권이라는 ‘이중 혜택’이 존재.

✔ 신주인수권부사채(BW)란?채권에 '새로 발행될 주식을 미리 살 수 있는 권리(워런트)'가 붙은 상품. 주식으로의 전환은 없고, 쿠폰을 행사하여 추가 투자 형태로 주식을 취득.


✔ CB vs BW 핵심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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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합형 vs 분리형 워런트

결합형: 채권과 쿠폰이 함께 움직임 (분리 불가)

분리형: 쿠폰을 따로 거래 가능 (공모는 허용, 사모는 제한됨)

✔ 제도적 리스크 및 대응

지분희석: 기존 주주 지분 감소 →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보호

사모규제 강화: 사모 CB/BW의 전환가액, 콜옵션 정보 공개 의무화 (2024년)

BW 남용 방지: 무담보, 위장 담보, 정보 미공시 등 문제 발생 시 법적 책임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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