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회사생활을 쭉 돌아보면, 여러 고비들도 있었지만 내 커리어에서 점프하게된 몇 가지 사건들과 결정들도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이 된다. 지금은 mid senior level에서 회사에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며 일하고 있는데, 나를 회사 내에서 상방 이동 시켜준 몇 가지 부분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 공부, 그런데 야근은 아니고.
회사 2,3년차 시절에 주말마다 회사에 출근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고 일이 많은 것도 아니었는데 (누가 주니어한테 일을 그렇게 많은 일을 시키겠는가.) 공부하려고 출근했다. 그 때 맡았던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이리 저리 리서치도 해보고 기획도 해보고, A4 용지를 수십장 써가면서 생각을 드로잉도 해보고. 어느날 매번동일하게 출근해서 공부하고 있는데, 그 때 출근하시는 몇몇 팀장님에게 눈의 띄게 되었고, 지금 하고 있는 공부들이랑 생각하고 있는 부분들을 이야기 하면서, 자연스럽게 회사 내에서 기획/ 전략팀으로 자리를 옮기고 일하게 되었던 거 같다. 즐거워서 했다. 누가 시켰던 야근이 아니었고. 난 사실 life가 없는 올인의 시간이 어느정도 있어야지만, 이후에 내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경지에 오른다고 생각해서, 이 시간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저 시간이 쌓이고 쌓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
# 남들이 안하는 일 내가 했지. Entreprenuership
난 회사에서 남들이 안하는 일 많이 했다. 일을 계속하니, 나에게 맡기면 끝까지 잘 해낼거라는 회사의 믿음도 있었고, 내가 회사의 주인인양 일했던 것도 있었다. 프로덕트에 대한 애착이 많았다. 내가 한국에서 런칭한 일부 프로덕트는 내가 가장 이해도가 높고 잘 알 것이라는 생각들도 있었다. 나도 하기싫은 일도 있었고, 나도 하기 싫은 일을 팀까지 구슬려서 진행하게 해야 하는 어려움도 분명히 있었다. 아침에 제일 일찍 출근해서 밤 늦게까지 남아 일하는 일은 매일 진행되었고. 하지만 "내 프로덕트 같이" "내가 이 프로덕트 주인이라면" 이라는 마음이 많이 있었고, 그냥 일하는 것과 이 마음을 가지고 일하는 건 천지차이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밖에 없다.
# 똑똑한 이직 선택
난 내가 회사를 떠나야 할 때를 잘 알았던게 좋은 포인트 였다. 2-3년 주기로 회사를 계속 옮겨 다녔는데, 이직을 할 때마다 많은 리스크를 떠앉는 것도 사실이다. 새로운 사람, 새로운 조직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그 만큼 에너지도 굉장히 많이 쓰인다. 그럼에도 나는 이 회사에 2-3년 동안 모든 사랑과 애정을 폭격처럼 쏟아부은 듯, 이 회사에서 성장이 어느정도 이루어지거나 내가 해보고 싶은 프로젝트를 다 한 이후에는 다른 조직으로 옮겨가는 선택들을 했던 것 같다. 한 조직에서 5-10년동안 있으면서 장기적인 회사의 성장을 바라보는 것도 아주 좋은 선택이지만, project manager의 성격이 강한 나는, 앞서 선택했던 2-3년 마다 조직/ 회사 변경이 나에게는 좋은 Motivation이 되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미국 회사들은 회사에 있는 동안 나의 모든걸 쏟아내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런 이직의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내가 짤리거나(?!) 혹은 번아웃이 심하게 오지 않았을까 싶다 하하.
여튼 K 직장인 모두 화이팅이다. 얼마전 한국에 왔다가 퇴근 시간에 지하철 한 번 잘못타고 다시 실감했다. K직장인은 위대하다!! 다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