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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xan Maya Jul 23. 2023

터키 바버샵 탐방기

터키 바버샵은 피부관리도 해주네?

전지역을 장기 출장으로 돌아다니다 보면 두 가지 불편한 점이 있는데, 1번은 헤어스타일 관리 (특히 짧은 헤어스타일의 남성인 경우), 2번은 옷세탁이다. 런더리 관련해서도 할 말인 많지만, 우선은 남편의 헤어 관련된 이야기부터 해볼까 한다. 


남편은 인종 자체가 인도아리안계에 가까워, 유럽, 발칸, CIS 지역을 여행할때에는 어느 바버샵을 가도 머리 형태에 맞게 뚝딱뚝딱 잘 잘라오는 것 같다. 앞짱구, 뒷짱구가 뚜렸하고 곱슬인 이 머리를 한국에서는 그리도 실패했었다지. 한국에서는 헤어컷 하고난 뒤 쥐가 파먹은 듯 구멍이 생기기도 하고, 왼쪽과 오른쪽 길이가 다르기도 하고, 어느날은 한가닥씩 삐죽 튀어나오기도 하고 그랬다. 어느날 한 번은 한국에서 바버샵을 다녀온 후, 에프터쉐이브 스킨을 받아왔길래, 이걸 왜 공짜로 줬지 싶었는데, 뒷머리를 보니 아주 가관이었다 하하. 뭔가 뱅헤어 앞머리가 뒷머리에 달려있는 듯한, 여튼 특이한 커트 모양이었는데, 아마도 바버가 마무리할 때 본인도 미안했는지, 한국어 못하는 이 미국인에게 스킨 한 병 고이 쥐어줬던 모양이다. 뭐 머리야 금방 자라니 본인이 괜찮으면 괜찮은거지만, 여튼 아무래도 비슷한 인종의 머리카락 타입이나 두상 모양을 많이 다뤄본 바버들이 솜씨가 더 좋은 것 같기는 한다. 


덕분에 크로아티아에서도, 이탈리아에서도 무리없이 아주 멋진 헤어스타일을 하던 그였는데, 문제는 이스탄불이었다. 당연히 내눈에는 터키 사람들도 남편과 비슷하게 생겨서(?!), 아무 바버샵이나 가면 괜찮을 줄 알았다. (나의 편견이었던가 ㅎ) 구글에서 평점이 좋은 곳으로 가서 머리를 잘랐는데, 이건 웬일..여기 도구들이 심상치 않다. 머리를 자르고 나서, 스킨케어도 해준다는데 이것은 한국의 할머니 세대때 "아씨크림" 스러운 느낌의 하얀색 영양 크림을 잔뜩 그의 얼굴에 바르고, 그 다음 100% 매뉴얼로 만든 스팀 기술 (뜨거운 바람을 앞에서 쐬어주고, 천으로 덮어 수동 스팀기를 만든다.)로 얼굴에 증기를 쐬게한다. 그러더니 아주 어린 소년 (바버분의 아드님으로 예상해본다.)이 남편의 어깨를 마사지 해준다고 하는데, 결국 그것만은 너무 싫었는지 꼼짝않고 있던 남편이 마사지는 괜찮다고 한사코 거절을 했다. 


전체적으로 약 70불 정도 지불했던 것 같은데, 바버샵 나오고 나서 그는 일단 두어개 정도 여드름이 얼굴에 생겼고 (아마 그 크림이 얼굴에 잘 안 맞았던 것 같다 하하), 이후에 트빌리시에서 다른 바버샵을 갔을때 바버가 "어디에서 머리를 잘랐냐며 왼쪽과 오른쪽 길이가 다르다"고 불평하는 것을 30분 내내 들어야 했다 하하. 남편의 말로는 다른 건 다 괜찮았는데 어린 남자아이가 어깨를 마사지 해주려고 하는 포인트가 너무 불편했다며, 본인이 마치 되게 나쁜 사람이 되어서 아이들을 노동시키는 것 같았다고 한줄평 해주었다. (우리가 일요일에 방문했기 때문에 물론 바버샵 운영하는 아버지 입장에서는, 청소년기 아들이 나와서 일도 도와주고 사회생활도 일찍 경험하게 하려는 마음은 십분 이해한다!) 


우리는 몰랐지만, 터키 바버샵을 가실 분은 머리 자르기 전에 "나는 스킨케어나 마사지는 원치 않는다"라고 꼭 이야기 하시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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