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지

- 163일 -

by 글하루

신문지


지금은 없지

신문지

그때는 항상 있었어

내 가방 안에


만나는 날이면

하루 지난 신문지를 가방에 넣었어

잉크가 덜 마른 오늘 신문은

엉덩이에 글자가 박히거든


그때 우리는 하염없이 돌아다녔어

여기저기 손잡으면 하루 종일 좋았지

다리가 아프면 어디든 신문지를 깔고

둘이 앉아서는 마냥 좋았지


동네 공원 놀이터 벤치에 신문지 깔고 앉아 도란도란

학교 계단에 신문지 깔고 앉아 히덕히덕

길을 걷다 아무 데나 신문지 깔고 앉아 이야기꽃을 피웠어


서늘한 날이면 신문지 덮고 둘이 붙어서는

자리를 뜰 줄 몰랐지

돗자리며 이불이었어


신문지는 세상의 이야기라고 말하지만

아니야 그때 신문지는 사랑의 방석, 안식처였어


지금은 없지 그 신문지

그래도 있지 그 사람은





물건에 추억이 살기도 한다.

어떤 물건은 그냥 물건이 아니고 옛 기억이다.

그런 물건에는 시간이 묻어 있다.

그리고 그 시간에 사람이 숨어 있다.


신문은 새로운 소식이나 견문을 말한다.

그리고 이 신문은 신문지라는 종이 위에 실려서 사람들 손에 들렸다.

사람들은 정보를 얻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기 위해서 신문을 읽었다.

지금은 핸드폰으로 세상을 보지만 내가 어렸을 때에는 신문이 최고였다.


신문지는 참 많은 역할을 했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소식을 전해주는 본연의 역할뿐 아니라

신문지의 재질과 넓이의 특성 때문에 여러 가지 용도로 씌었다.

붓글씨를 연습할 때 연습지로 쓰고,

튀김을 할 때 바닥에 깔아서 기름 튀는 것을 막아주고,

창문을 청소할 때에도 유용하게 사용했고, 그 사용법은 수도 없이 많았다.


젊은 날의 신문은 나에게 돗자리였다.

가방 안 책들 사이에는 항상 신문지가 있었다.

데이트를 하면서 어디든 앉고 싶으면 신문지를 펴서 앉았다.

신문으로 머리를 채우는 데 사용하지 않고, 엉덩이를 위해 썼다.


가끔 신문지를 보면 그때가 생각나서 혼자 웃음을 짓기도 한다.

나는 지금도 신문을 보면 설레일 때가 있다.
















작가의 이전글마침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