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구분이 무의미한 확장 현실(XR)의 도래
"적어도 2000년대 이후 출생 세대부터는 오프라인 세상에서 하는 모든 것을 가상 세계로 옮겨오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고작 십몇 년밖에 안 된 스마트폰이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된 것처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활동이 새로운 기준(new normal)이 되면서 ‘메타버스’란 낱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얼핏 들으면 꽤 오랫동안 존재했던 온라인 속 가상 세계와 다를 게 없어 보이는 개념인 메타버스. 메타버스는 어떤 것이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고, 무엇보다 우리가 그 세계에 발을 들일 필요가 있을지 없을지 판단하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를 알아보려 한다.
▲ 꽤 오래된 대표적인 가상 현실 세계 '세컨드 라이프'. 메타버스를 이해하려면 세컨드 라이프부터 공부하는 게 좋다.
2003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 가상 세계 플랫폼. 사용자들이 자기만의 캐릭터인 아바타를 꾸미고 자신의 공간을 마련하고 다른 사용자들과 다양한 형태의 교류를 할 수 있는 온라인 상의 공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인지도가 떨어졌고, 미국에서도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 같은 대중적인 플랫폼이 등장한 이후 하락세를 걷고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도 꾸준히 서비스는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보면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심즈 SIMS’처럼 현실의 나와는 다른 인격체를 내세워 또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게임이고 싸이월드・인스타그램처럼 내 생활을 공유하고 다른 이와 만나는 커뮤니티 공간이지만, 넓게 보면 만남・교육・사업 등 실생활의 모든 것이 고스란히 이뤄지는 또 다른 세계이자 다양한 활동의 기반을 제공해주는 온라인 플랫폼이 되었다.
실제로 세컨드 라이프 속 공간에서는 프랑스의 장 마리 르펭이나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존 에드워드 같은 정치인들이 선거운동을 펼쳤고, 대기업들이 광고판을 설치하고 마케팅 활동을 했으며, 실존 대학교의 온라인 캠퍼스가 설치되어 일부 내지는 전체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운영사가 아닌 외부 제작자들이 그럴싸한 지형이나 건물을 만들어 이용자들에게 실제 화폐를 받고 팔기도 했고, 싸이월드에서처럼 아바타를 꾸미기 위한 의상이나 악세서리 판매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메타버스의 시작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요즘 뜨고 있는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의 조상이자 참고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 한국인에게는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의 구분이 무의미하다. 힐링 게임에서조차 빚부터 갚고 봐야 하는 K-메타버스
컴퓨터가 보급되고 인터넷이 모든 컴퓨터를 연결하는 과정 속에서 두 가지 서비스가 등장했고 지금까지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 하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다른 하나는 MMORPG 장르의 게임인데 둘은 모두 메타버스의 핵심 요소를 갖고 있다.
SNS라고 불리우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사람들의 관계 맺기를 확장시켜주었다. 말과 글뿐만 아니라 사진과 멀티미디어 자료를 공유하며 소식을 전할 수 있고,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언제든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현실 세계의 지인뿐만 아니라 평생 만날 일이 없을 것만 같았던 외국인과 친구가 되거나 유명인과 의견을 주고받는 일이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게 되었다.
MMORPG는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Playing Game)의 줄임말인데, 게임은 혼자 하는 것이란 편견을 깨고 실제 세계의 문제 해결 방식, 다시 말해 다수의 게이머가 서로 역할을 나누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합치고 필요하면 집단을 이루어 지속적인 활동을 도모하는 방식을 정착시켰다. 비록 게임은 온라인에서 하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활동과 관계 맺기 등은 현실과 매우 닮아있다.
경계가 느껴지지 않고 매끄럽게 이어진다는 의미의 ‘심리스’를 다루며 SNS와 MMORPG를 언급한 이유는 메타버스의 성공 여부는 연결성에 있기 때문이다. 일부 SNS 이용자는 현실의 자신과 관련이 없는 별개의 아바타를 내세워 연극 같은 삶을 산다. 일부 게이머는 현실의 성격과 능력과는 상관없이 게임 속에서만은 모두에게 인정받는 영웅이 될 수 있다. 흔히 온라인 속 세계는 현실과는 분리된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구분이 명확할수록 이용자가 현실로 돌아왔을 때의 상실감・고립감・괴리감은 커질 수밖에 없고, 이런 감정 변화는 심리적・사회적 병폐로 이어지기 쉽다. 이런 근본적인 한계를 벗어나려면 메타버스는 어느 정도는 현실 세계와 연결되어 있어야 하고 어느 한쪽을 로그아웃한다고 해서 다른 세계 생활에 지장을 주면 안 된다.
근래의 메타버스 사용자들은 온・오프라인을 명확하게 구분 짓지 않는다. 오히려 오프라인 세상의 자신의 취향과 활동을 적극적으로 온라인의 아바타에게 투영하고 온라인의 체험을 오프라인의 체험과 다를 바가 없다고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자기가 좋아하거나 갖고 싶은 명품 브랜드의 옷을 아바타에 입혀주면서도 ‘내’가 입었다고 뿌듯해하고, 좋아하는 가수의 온라인 콘서트에 참석(접속)해서도 목이 쉬도록 응원을 하고 눈물을 흘린다. 모니터로 해외 명소를 다니는 랜선 여행을 적극적으로 즐기고, VR 기기를 머리에 쓴 채 직장 동료들과 가상공간에서 회의를 한다. 심지어 온라인 공간에서의 경제 활동이 오프라인의 잔고를 늘려(줄여)주기도 한다. ‘무엇’을 하기 위해 반드시 ‘어디’에 가야 했던 제약을 극복하고 지금 접속한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된다. 예전 같았으면 현실도피나 자기 위안이라고 폄하했을 행위들이 메타버스 시민들에겐 두 번째 삶(second life)이 아닌 확장된 삶(extended life) 일뿐이다. 오프라인의 나도 ‘나’고 온라인의 나도 ‘나’인 것이다. 앞으로 등장할 수많은 메타버스 플랫폼의 흥망은 수많은 요소들에 좌우되겠지만 그중에서도 심리스 라이프, 즉 가상 세계와 실제 세계의 경계를 얼마나 매끄럽게 만드느냐가 가장 우선되는 요소가 될 것이다.
▲ 꼭 3D 그래픽으로 실감나는 가상 현실 공간을 그려야만 메타버스는 아니다. 일상을 기록하는 SNS도 라이프로깅 메타버스라고 부른다.
가상현실(VR)이라고 하면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정교하고 사실적인 그래픽과 엄청난 자극을 통한 몰입감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현재 각광받고 있는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을 둘러보면 꼭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유명한 플랫폼과 함께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은 각진 폴리곤 그래픽과 단순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로도 전 세계 Z세대의 열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몇몇 플랫폼을 알아보자.
- 포트나이트 : 2017년에 출시된 배틀 로얄 방식의 슈팅 게임. 게임 자체는 특별할 게 없지만 게임과 상관없이 사람들을 만나 교류하고 놀이를 즐기고 공연을 보고 영화를 볼 수 있는 ‘파티 로얄’이나 재미있는 동작이나 특정 가수의 안무 같은 게임 조작만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표현방식을 아이템 형태로 제공하는 확장형 이모티콘 ‘이모트’는 포트나이트가 단순한 게임이 아닌 사람들이 모이고 즐길 수 있는 플랫폼으로 변모하도록 만들고 있다. www.epicgames.com/fortnite
- 마인크래프트 : 2009년에 세상에 처음 선 보인 샌드 박스* 게임. 시대를 되돌린 듯한 각진 정육면체 블록 그래픽이 특징이다. 목적과 성격에 따라 다양한 버전이 존재하지만 높은 자유도(오픈 월드*)와 자발적인 사용자들의 참여(유저 맵), 다양한 형태의 파생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2억 명 이상의 사용자 중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www.minecraft.net
- 로블록스 : 2006년에 정식으로 출시된 샌드 박스 게임. 단순히 제공되는 게임을 즐기는 것을 벗어나 직접 게임을 만들 수도 판매할 수도 있다. 로벅스라는 자체 화폐를 사용해서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아이템을 살 수 있지만, 재미만 있다면 기꺼이 다른 사용자의 게임도 유료로 구매해주는 구조와 문화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창의성과 상상력만 갖춘다면 어린이들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실제로 수십 만 명 이상의 제작자들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증시에 상장도 해서 메타버스의 대표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www.roblox.com
- 제페토: 2018년에 네이버Z에서 출시한 아바타 기반 가상 세계. 처음에는 원하는 캐릭터를 만들고 꾸미는 단순한 가상 공간처럼 보였지만 제페토 월드라는 다양한 공간이 등장하고 이용자들이 ‘빌드잇’이란 도구로 직접 만들어 공유하는 크리에이터맵이 늘어날수록 실제 세계에 못지 않은 또다른 만남의 공간이 되고 있다. 특히 세컨드라이프부터 시작된 온라인 프로모션 공간으로서의 성격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 페이스북 호라이즌 : 페이스북에서 운영하는 가상 공간 플랫폼. 페이스북의 자료를 활용하여 지인들과 소통・교류・놀이 등을 할 수 있으며, 페이스북에서 인수한 오큘러스의 VR 장비를 활용해서 좀 더 실감나는 가상 세계 체험을 할 수 있다. 월드 빌더라는 도구로 자기만의 세계를 창조하고 공유할 수 있다. www.oculus.com/facebook-horizon
- 위버스 :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하이브(前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서 2019년부터 운영하는 커뮤니티. 처음에는 소속 아티스트와 팬들이 소통하는 팬클럽 커뮤니티처럼 시작했지만 지금은 굿즈 판매 상점・온/오프라인 행사 예매처・온라인 공연 중계 플랫폼 등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타 소속사나 해외의 아티스트도 적극적으로 ‘입점’시키고, 네이버의 V LIVE와 손을 잡는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하면서 유튜브 같은 타사 플랫폼의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뮤지션과 팬을 이어주는 범지구적 온라인 플랫폼이 되겠다는 야심도 느껴진다. 가상현실이라기엔 3D 그래픽도 없고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이 이뤄지는 건 아니라 언뜻 보기엔 메타버스라고 볼 순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딱 그것만 부족할 뿐,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그토록 원하는 이용자들의 높은 참여와 충성도, 오프라인 세계 못지않은 온라인 세계의 교류와 연결성 등을 생각하면 대표 주자로 떠오르는 건 시간문제일 거라 생각한다. 이 정도의 사용자 규모와 영향력이라면 굳이 제페토 같은 기성 플랫폼에 들어가기보단 자체적인 온라인 세계를 만드는 게 더 효율적이니까. www.weverse.io
메타버스에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메타버스의 취지와 성격을 생각한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건 무의미하다. 지금 당장은 몇몇 분야를 거론하는 게 가능하겠지만 기술이 발달되고 사용자 환경이 좀 더 친근해지고 대중의 머릿속에 친숙한 개념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면 적어도 2000년대 이후 출생 세대부터는 오프라인 세상에서 하는 모든 것을 가상 세계로 옮겨오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고작 십몇 년밖에 안 된 스마트폰이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된 것처럼. (활동 사례는 가능성을 상상해보자는 목적을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이 아닌 유사 서비스의 사례까지 포함하겠다)
▲ 이젠 아바타를 꾸밀 때 움직임까지 들어가야 한다. 포트나이트의 동작 아이템 '이모트'.
- D2A 경제 : Direct to Avatar.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재화를 메타버스 이용자들에게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 싸이월드나 세컨드 라이프에서 아바타를 치장하기 위해 각종 아이템을 구매한 것처럼 메타버스에서는 장식용 아이템뿐만 아니라 이모트 같은 동작과 안무까지 거래된다. 플랫폼 운영사나 기업의 제품만이 아니라 제공된 제작도구로 이용자들이 직접 만들어 파는 아이템과 유저맵, 게임까지 포함하면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할 수 있겠다. 고작 십 년을 갓 넘은 앱스토어의 성장세를 보면 충분히 예측이 가능할 것이다. 참고로 각 플랫폼들은 자체 화폐를 갖고 있다. 세컨드 라이프의 린든 달러(L$), 로블록스의 로벅스(Robux), 제페토의 코인(Coin)과 젬(ZEM), 포트나이트의 브이벅스(V-bucks) 등이 그것인데 실제 화폐로 충전하여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다.
▲ ITZY의 'Not shy' 뮤직비디오. 가수들이 출연한 실사 버전과 제페토에서 공개한 아바타 버전으로 제작되었다.
- 광고・홍보 : 오프라인의 마케팅 활동이 온라인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데, 현실의 그것과 동일한 것도 있고 온라인이기 때문에 가능한 기발한 활동도 있다. 뮤지션 릴나스는 로블록스에서 공연을 했고, 트래비스 스콧은 포트나이트에서 공연을 했다. 방탄소년단은 ‘다이나마이트’를 발표할 때 포트나이트에서 뮤직비디오 쇼케이스를 가졌는데 상영되는 동안 이용자들은 800 V벅스로 구매한 신곡 안무 이모트를 활용해서 춤을 출 수 있었다. 또 블랙핑크・트와이스・ITZY 등의 아이돌 그룹들은 3D 아바타가 춤을 추는 뮤직비디오를 제페토에 공개하고 촬영 현장도 맵 형태로 이용자들에게 제공하여 팬들이 현장에 방문해서 인증샷을 찍거나 춤을 따라하는 영상을 만들 수 있게 해주었다. 영화 <테넷>은 2020년 5월에 영화 예고편을 포트나이트에서 공개했다. 포트나이트는 2021년에 ‘쇼트나이트’란 이름의 단편영화 영화제를 개최하여 상영 시간에 접속한 이용자들이 함께 온라인 팝콘을 아바타에게 먹이며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 제페토에 있는 'ITZY' 뮤직비디오 세트장을 돌아다니는 모습. 현실 세계에서는 하기 힘들지만 가상 세계에서는 쉽게 할 수 있다.
- 운동 : 스마트폰이 보급되던 초창기에 많은 미국인들이 나이키 트레이닝 앱을 켜고 달리기와 요가 같은 운동을 따라 했는데, 최근에는 펠로톤이라는 기업의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전 세계의 수많은 이용자들이 펠로톤의 온라인 서버와 연결된 자전거와 트레드밀에 올라 함께 그리고 동시에 동영상 속 강사의 구령에 맞춰 함께 땀을 흘린다. 또 즈위프트란 기업의 온라인 서비스에서는 전세계 이용자(혹은 경쟁자)들이 실시간으로 경주를 벌인다. 다른 메타버스 공간에서는 키보드나 마우스 같은 조작 도구로 심심하게 아바타만 움직였다면 앞으로 본격적으로 출시되거나 기존 플랫폼에 융합될 스포츠 전문 가상공간에서는 각종 운동 장비나 신체에 부착하는 센서를 이용해서 자신의 신체 활동을 좀 더 실감나게 온라인 속으로 전송시킬 수 있다. 제한적인 움직임만 반영할 수 있는 현재의 VR 기기가 더욱 발전하여 보급되기 전까지는 현실과 온라인이 완벽하게 일치되는 체육 분야의 가상 세계 체험이 가장 괴리감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 운동 서비스 '즈위프트' 속 자전거 경주 모습. 운동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전세계의 동호인들과 같은 코스를 달리며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도 있다.
- 정치 활동 : 메타버스에서 벌어진 정치 활동을 거론하면 제일 먼저 꼽히는 것은 세컨드 라이프나 포트나이트, 닌텐도 스위치 게임인 ‘동물의 숲’에서 미국 정치인들의 선거 운동, 어린이날에 마인크래프트에 청와대를 짓고 어린이들을 초청한 문재인 대통령 사례 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선 오프라인 세계와 똑같이 차별과 억압과 싸우려는 움직임도 동일하게 벌어지고 있다. 동물의 숲에서는 홍콩의 자유를 외치는 움직임이 귀여운 게임 속 공간에서 펼쳐졌고(그리고 곧 중국 당국에 의해 차단되었고), 어린이들이나 갖고 놀 것 같은 마인크래프트에서는 국경 없는 기자회의 ‘검열 없는 도서관’이 지어져 표현의 자유를 짓밟힌 사람들의 기사와 목소리를 다양한 형태의 자료로 보관하고 있다.
▲ 다양한 형태의 정치 행위가 메타버스에서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비대면 문화는 더욱 확산될 것이다. 사회 곳곳에서 도입되겠지만 그중에서 교육 분야는 가장 변화의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학령인구가 줄면서 학교 교육도 변할 것이고, 평생 학습 사회로 전환되며 언제 어디서든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 당위성이 커지니 원격 교육을 위한 새롭고 혁신적인 교육 플랫폼이 우후죽순 등장할 것이다. 한 가지 사례로 메타버스의 대표 플랫폼 마인크래프트에서 이미 이뤄지고 있는 변화를 소개하겠다.
▲ 마인크래프트 교육용 에디션 소개 페이지
마인크래프트의 다양한 버전 중 ‘교육용 에디션’이 있다. 사용자가 가상의 공간에서 자기 캐릭터를 움직여 게임이나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는 다른 버전과 같지만 과학이나 수학 같은 기존 과목뿐만 아니라 코딩 교육이나 시민교육 같은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수업까지 다양한 과목이 게임 형태로 제공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학생은 원하는 수업을 선택하고 마인크래프트를 실행한다. 게임과 같은 방식으로 자기 캐릭터를 조종하지만 학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해진 교사 역할을 대신하는 해설자(NPC)에게 설명을 듣고 임무를 수행한다.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가 있거나 학교에서 제공되는 수업은 과제를 제출하거나 마인크래프트 공간 속에서 교류를 할 수도 있는데, 이 모든 활동을 위한 교재도 마련되어 있고 수업 관리・학생 관리 기능도 제공되기 때문에 지금 당장 수업에 적용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평소에 즐기는 게임의 모습을 띄고 있고, 점수를 획득하고 스테이지를 넘어가는 재미를 제공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수업이라기보다는 게임이라고 느낀다. 적어도 흥미와 몰입감에서는 기존 강의식 수업이나 컴퓨터 기반 학습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참여도를 보이기 때문에 이미 적지 않은 학교와 교사들은 정규 교과 수업 안에서도 마인크래프트 교육용 에디션을 도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대면 시대에 시공간을 벗어난 교육에 관심 있는 교육자들은 마인크래프트 교육용 에디션이나 게임 기반 학습으로 첫 발걸음을 떼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 마인크래프트의 다양한 수업 중에 '인권과 사회 정의' 수업 중 일부 장면
▮ 참고
- 샌드 박스 : 아이들의 놀이를 위한 모래 상자. 지정된 일정 구역에서는 마음껏 놀 수 있게 허락해주는 자유로운 공간을 일컫는 말.
- 오픈 월드 : 보통의 게임이 주인공이나 악당의 움직임, 스테이지 구성과 아이템 활용을 사전에 정해놓은 범위에서만 조작할 수 있게 제약을 걸었다면, 오픈 월드 게임은 주인공을 포함한 게임 속 세상의 모든 인물과 사물에 높은 자유도를 부여하여 생각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게 해 주고, 스테이지의 미션을 수행하지 않아도 게임을 지속할 수 있게 해 준다.
▮ 관련 사이트
- 포트나이트 https://namu.wiki/w/포트나이트/배틀로얄
- 마인크래프트 https://namu.wiki/w/마인크래프트
- 로블록스 https://namu.wiki/w/Roblox, http://aliceon2019.cafe24.com/wp/?p=2036
- 제페토 https://namu.wiki/w/제페토
- 위버스 https://namu.wiki/w/Weverse?from=위버스
- 호라이즌 사이트 https://www.oculus.com/facebook-horizon
- 호라이즌 소개 영상 https://youtu.be/o67td5HFghI
- D2A 경제 기사 https://bit.ly/3fyluT8
- 릴나스의 로블록스 공연 영상 https://youtu.be/f12ukZuUwWI
- 트래비스 스콧의 포트나이트 공연 영상 https://youtu.be/wYeFAlVC8qU
- 검열 없는 도서관 소개 영상 https://youtu.be/EBI7-pL52GY
- 방탄소년단 ‘다이너마이트’ 안무 이모트 영상
https://cdn2.unrealengine.com/keeperdreamchorus-088464530.mp4
- 메타버스 속 경제 기사
https://medium.com/curg/제페토가-블록체인에서-구현되면-어떨까-83a67ef1f86a
- 온라인 관객의 관람 모습을 집중해서 볼 수 있는 방탄소년단의 포트나이트 공연 영상
- 동물의 숲 ‘프리 홍콩 시위’ 기사
https://www.gamemeca.com/view.php?gid=1627977
- 마인크래프트 교육 에디션 소개
https://www.eventservice.kr/2018/microsoft/ms_mec/minecraft.html
- 시대와 국가를 넘나들며 여러 인물을 만나 사회 정의를 공부하는 인권 교육 소개 영상
ACT! 124호(2021.4.9)에 쓴 글입니다. https://actmediact.tistory.com/1595?category=1111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