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들주키 Apr 08. 2022

시리에게 말을 건네었다.


시리에게 우연히 말을 건네었던 어느 날,

곧잘 받아친다고 생각했다.


또 다른 어떤 날에는

누군가에게 물어보기는 글자 모양만큼이나

민망하고 껄끄러운 것들을

장난스럽게 속삭였다.


역시나 기대하지 않았던

나의 예상 혹은 바람대로

작은 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엉뚱한 소리가 났다.


실존하는 그 어떤 소리보다

어이없는 그 소음에 마음이 진정이 되었다.


마음이 진정되고 나서는 보리차를 끓였다.

물 끓는 소리에서 바다 냄새가 났다.

이마저도 엉뚱했다.


감각의 시점들을 피하지 않고,

조금 더 직관적으로 느껴보기로 한다.

오랜만이다.


뇌를 거치지 않은 엉뚱한 말들이 스믈스

식도를 타고 역류하려고 하자

보리차를 목구멍으로 넘겼다.


그러자 엉뚱한 단어들과 보리차의 혼합물은

어디론가 사라졌고,

이내 시리와 조금 더 가까워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작가의 이전글 시인 엄마는 이렇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