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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류 바닐라 Feb 02. 2021

[아무튼, 이메일] 2. 시간 부자의 완벽한 세팅법

머선 일이고? 하는 순간 too late


나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주었던 계발서의 저자 중 하나인 팀 페리스의 시간 관리법에서 이메일의 효율성을 증명할 수 있다. 잘생기고 젊고 자신의 사업을 하며 일주일 중 하루만 일하고 연매출 15억 원을 창출하는 비결은? 성공하거나 성공한 부자들의 모범적인 루틴을 접어두고 거칠게 요약하자면 이메일을 활용한 덕이다. 



회의 끝나는 시간을 꼭 정해둔다. 5분 이상 하지 않거나 이메일 또는 전화로 대신한다."  

ㅡ팀 페리스


직장 생활을 하며 메신저로 ‘당한’ 경험이다. 카톡으로 “팀장님~” 또는 “누구야~~” 만 보내고 상대가 대답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한참 뜸을 들이거나,  불러놓고 함흥차사 기별이 없는 이도 있었다. 직장인이 아닌 지금도 가끔이지만 여전히 이런 경험을 한다. 그 한마디로 인해 중요한 일에 집중을 하다가 ’머선일이고?’ 마음으로  혹 중요한 사안은 아닌지, 그냥 상대의 넋두리를 받아줘야 하는 것인지를 파악하고 나면 ㅡ단 한 마디 일지라도 ㅡ 이미 집중력은 흔들린 후다. 


자, 상대에게 부탁을 요하는 경우, 상황과 정황과 본인의 입장을 밝힌 후 도와줄 수 있는지 도와줄 의사도 있는지! 물어야 예의가 아닌가. 보통 이렇게 “저기요~”라고 한 마디만 남기는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 물론, 누구를 불러놓고서 분위기를 살피면서 간을 본다고 해서 다 같은 상황은 아닐 것이고 ㅡ연인 사이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방법일 수도 있고ㅡ 그들이 전부 상대의 시간 도둑이라는 것도 아니다. 상대에게 대답 답장을 받으면, 또 문장 하나 혹은 심지어 반토막씩 본인이 하고자 하는 말을 계속 보낸다. 띠링~! 따링~! 띠링~! 어떤 내용인지 상대는 하던 일을 멈추고 컴퓨터 메신저에 눈과 손을 고정하고 기다려야 하거나 핸드폰을 두 손으로 붙들고 반토막짜리 메시지에 충실이 토막으로 답장을 하게 만든다.

음... 결국 간단한 게 정리하면 2~3 문장으로 끝날 것을 본인의 시간을 쓰는 것도 모자라 상대의 소중한 시간까지 빼앗는 지경을 만드는 것이다. 


팀 페리스의 시간 관리법에 나온 내용을 읽으면 메가폰을 쥐어들고 평소 나의 소중한 시간을 상습적으로 뺏은 사람들 한 명 한 명 귀에 대고 말해 주고 싶은 말을 그대로 적어 놓았다! 지구 저편에 나와 또-옥같은 생각을 하는 이가 있어서 무척 반갑고 위로마저 됐다. 이후로 몇몇 ’ 시간 관리’ 관련한 서적에서 시간의 효율성을 위해 ’ 이메일’ 사용을 추천하는 글을 여러 번 읽고는 이메일의 효율성과 내 시간을 지키는 데 확신이 생겼다. ’역시 나 혼자 유별나게 이메일을 추종해 온 게 아니었어. 움하하’


다음은 책을 읽다가 내가 쓴 줄 알고 몇 번이나 소름이 돋은 팀 페리스의 글과 내가 기록한 것이 섞여있는 나의 노트 일부다. 


10개 이상의 문장이 오고 갈 내용은 이메일로. 아, 울고 싶을 정도로 이메일의 효율성에 대한 요약이며 한 마디 정의다.


시간을 절약을 위해 팀 페리스가 제시한 이메일 사례: 

"오늘 오후 4시 회의가 가능하다면, 어떤 일 처리 후 만날까요? 그리고 오후 4시가 가능하지 않다면, 당신이 가능한 날짜와 시간 3가지를 주세요." 보내고 답을 받으면, 짧은 시간에 여러 가지를 처리할 수 있다. 그리고, 일 처리 과정을 볼 수 있게 위임하는 담당인 사람들을 Cc 한다면, 일 처리가 빠르다.


나는 '차단'과 '제거'로 시간에서 자유로워졌다.

회사) 오전 11시 이전에 일 처리를 끝내라. 방해되는 동료는 차단하라

나는 쓸데없는 소리를 다 들어줘야 하는 <쓰레기통>이 아니다.


이메일은 낮 12시와 오후 4시에만 하고 알람은 꺼둔다. 급한 것은 없다. 그리고, 곧 하루에 한 번만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라.

중요하지 않은 전화가 온다면, "제가 지금 뭘 하는 중인데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말하면 된다.


지금 -당장!- 출산하러 수술실 들어가는 길에 보험 권유 전화가 왔다면? 중요한 일을 먼저 하라! 거절을 잘하지 못하는 나 스스로를 위해 기록하고 곱씹는다.


보험 회사 규정이 이메일을 사용할 수 없다고?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는다면, "정리해서 이메일로 주세요."라고 말한다. 쓰는 사람은 말이 정리가 되므로 내 시간을 들여 길게 듣지 않아도 된다. 한 번은 보험 설계사의 랜덤 전화를ㅡ 그때도 하던 일을 멈춰야 했다!ㅡ 받았다. 받자마자 전화 통화를 원하는지에 대한 나의 동의를 구하지도 않은 채 래퍼 저리가라로 알 수 없는 단어의 조합으로 상품 설명을 하는 것이다. 저기요~?! Stop! 


나는 왜 받았을까 후회하며, 개중 필요한 상품이 있을 것 같아서 방금 얘기한 내용을 정리해서 이메일을 달라고 했다. 자세히든 대략으로든 읽고 다른 상품과 비교를 해보거나 가족이나 믿는 지인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저희는 규정상 이메일을 보낼 수 없습니다." 뭣이라?!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는 회사가 있어? 회사 내에서는 결재와 공지 서류 등 이메일을 사용할 테지만 ㅡ설마, 이름을 들으면 알 만한 보험 회사에서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을 리 없다. 서류 작성을 할 때마다 직접 손글씨로 써서 부장님께 도장이라도 받는다는 말인가. ㅡ 고객에게 그것도 보험 특성상 엄청나게 많은 특약이 깨알 같이 쓰여있는 계약서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한 이메일로 보내지 않는다는 게 회사 규정이라니. 과거에 몇 번 보험 계약을 해 본 기억으론 전화나 직접 미팅을 통해서 생소한 내용을 한참 ㅡ기분상 몇 시간 정도였던 것 같다ㅡ듣고 바로 들이미는 계약서 수십 장에 싸인을 했다. 후회를 해도 계약과 동시에 빠지는 그달의 보험금은 날아가고 없었고. 몇 달 혹은 수년을 넣은 보험을 해지할 때도 열심 옮겨둔 돈은 사라졌다. 아.. 이메일의 효율성에 대한 기록을 남기려다 갑자기 억장이 무너지는 게 이런 기분일까. 마음이 몹시 씁쓸하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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