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한 두명이 문제다

과학강사의 고심

by 아람

나는 과학을 가르치고 실험수업을 진행하는 과학강사이다.

늘 느껴왔던 것이지만 다수의 아이들은 특정 한 두명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는다.

특히 초등학교 6학년 이상~중학생 남자아이들.

특정 한 두명이 "귀찮다" "얘들아 드디어 30분밖에 안남았어" 등의 소리를 해대기 시작하면 다른 아이들이 동요하기 시작하며 수업분위기가 굉장히 흐려진다.

난 그 아이들 때문에 그날 하루 종일 내가 수업을 제대로 이끌지 못했다라는 죄책감에 괴롭고 자존감에 상처를 입게 된다.


꼭 그렇게 한 두명이 내 마음을 들쑤셔놓는다.

다수의 아이들은 나를 따르고 예의범절도 잘 지키며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인데, 늘 그 한 두명이 온갖 난리를 쳐서 그 반 전체와 나를 엉망진창으로 만든다.


그런 실험도 있지 않은가.

심리 실험이였던 것 같다. 2-3명정도의 사람만 있으면 거짓도 진실로 선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실제로 그런 경험이 있다.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하는 중이였다.

나 말고 다른 어르신들도 많이 계셨다.

난 초록볼이 들어와 건너려는데, 이 어르신들이 아무도 건너지 않는 것이였다.

순간 내 눈이 잘못됐나? 지금 초록불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며 길을 건넜다. 그 분들은 뒤늦게 건너신 것 같다.


늘 한 두명이 문제다.

나를 심란하게 하는것도, 다수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것도 꼭 그 한 두명이 문제다.

역으로 생각하면 그 한 두명만 잡으면 일이 모두 풀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여자강사의 말이나 조언은 듣는 척도 하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정도부터의 남학생들은 그 어떤 훈육도, 보상도 통하지 않는다.

오로지 서열과 힘이 그들을 압도할 무기일 것이란 걸 깨달았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아이들이 잡생각을

못하도록 수업이 재밌고 알차게 구성하여 정신 못차리게 하면 좀 낫지 않을까 싶다.

이것도 학바학(학생 바이 학생) 이겠지만 말이다.


최근에도 중학교 2학년 아이인데, 지난 1년동안 숙제를 거의 단 한번도 하지 않았던 소위 막나가는 학생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수학 과학 덕후라서 우리 학원에 잘 적응하여 다니는 친구이다.


그 친구가 또 숙제를 안해올 것을 염려한 나는 그 학생에게

"내일 숙제 반드시 해와. 너 숙제 안하면 실험수업 대신 진도나갈거야. 너한테 달렸으니 잘해와"

이렇게 문자를 보냈다.

그 아이의 문자가 왔다.

"진도 나갈게요"

"........."


이게 뭔 헛소리인가....감히 숙제를 안하겠다고

되려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나는...너무 할말이 없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주면 안된다.
중학생이 실험수업을 재밌어할 것
이라고 생각한 내가 바보다.




숙제는 선택이 아닌데 내 이상한 논리로

그 아이에게 반발심만 더 들게 한것이다.

너무 어이가 없는 문자에

"숙제는 무조건 하는거야. 그러니 다른 친구에게 민폐끼치지 말고 반드시 해와!"

이렇게 문자를 하였다.


내가 그 아이와의 대화에서 또 주도권을 빼앗기는

기분이 들어 하루 종일 우울했다.

그 한명 때문에 다른 나의 학생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미안해서 빨리 기분을 회복시켜야 할 것이다.

아 나도 사람인지라 이게 잘 안된다.

그 학생이 숙제도 안하고 책을 안 가져오더라도 절대로

다른 친구에게 피해가지 않게 해야지.

오늘 하루도 무탈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