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조혈모 세포 기증을 하려는데 반대가 심합니다.

나으 몸은 나만으 것이 아니여~~

지백이 2권 대인관계편 집필이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습니다. 보다 좋은 책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니 너그러이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조혈모세포 기증해보신분 있나요?

등록한지 15년? 만에 연락이와서 하려고 하는데 가족들의 반대가 너무 심합니다. 조금이나마 남을 돕고 싶은데… 부모님부터 와이프까지 난리네요. 정말 당황스럽습니다. 이런 것까지 내가 스스로 결정을 못하는 건가 답답해요.

관련 자료를 쭉 봤는데, 운동 꾸준히했고 술 담배 안하고 건강한데 조금 몸이 피곤해진다고 해서 못할 이유는 없다 생각하거든요. 누군가에게는 정말 간절할텐데…

Kwoo 

왜 조혈모세포 기증을 하고 싶은 건가요?

Q

자존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남을 도우면서 보람을 맛보고 싶네요.. 어쩌면 아무나 할수 없는 도움이라 생각하구요 근데 이러한것들을 말로 전달하기 좀 낯간지럽고 쑥스럽네요....

Kwoo

혹시 부모님과 배우자에게 “이런 것도 혼자 결정하지 못 한단 말이야? 답답하네.” 라고 하신 건 아니겠죠?

Q 

해버렸네요...ㅜㅜ

Kwoo

무엇이 문제인지 차분하게 생각해봅시다. 전에 말했듯, 눈치는 숲을 보는 힘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지금 숲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결정을 이대로 밀고 나가면 눈치가 없는 독단적인 사람이 됩니다. 일단 조혈모세포 기증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잘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본인의 마음입니다. 현재 미혼인데다가 어떤 이유로 부모에게 독립하고 부모와 연락을 하지 않는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결혼도 하셨고 부모님과 관계도 유지되는 것 같아 보이기 때문에, 15년 전에 등록을 하던 시점과 다르게 추가로 고려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부모와 자식 관계라는 숲을 떠올려보세요. 아들로서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신체발부 수지부모’라는 옛말이 있는 것처럼 부모는 원래 자녀의 건강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의 입장에서는 반대하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이제 결혼 생활이란 숲의 관점에서 남편의 역할을 생각해보세요. 독단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자신의 가족 구성원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의견과 감정을 나눠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선택에 대한 결과는 당사자에게만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공동으로 책임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조혈모 기증 세포는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는 귀중한 일이며 기증자에게는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지요. 안정성은 현대의학에서 입증되었기에 그렇게 위험한 과정도 아닙니다. 그러나 세상일에 100퍼센트라는 것은 없습니다. 수혈 전에 하는 의료적 절차 과정과 진행 과정 그리고 회복 과정에서 낮은 확률이지만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고, 의료적 사고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전체 과정은 상황에 따라서 1~4일로 그동안 입원하고 있는다면 경제적 활동을 못할 겁니다. 그러면 그 과정에서 생기는 리스크와 경제적인 손실은 가족이 함께 부담하게 됩니다. 

전체적인 숲을 보면, 주변에서 반대하는 것은 딱히 이상할 게 없습니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나서는 고민자의 모습이 공감되지 않으니까요. 조혈모 세포 기증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먼저 이러한 점을 알고 있었다면 훨씬 더 원만하게 진행되었겠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지금 할 수 있는 걸 생각해봅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온화한 자세로 설득해야 합니다.

Q 

네. 온화하게 처음의 마음, 부끄럽지만 한번 시도해보겠습니다.ㅜㅜ

Kwoo

먼저, 부모와 배우자 마음을 이해하고 수용부터 해야 합니다. 매우 충분한 공감과 위로가 필요합니다. 그 다음에는 ‘왜 내 조혈모 세포 기증이 하고 싶은가?’, ‘15년 전에 어떤 계기로 조혈모 세포 기증을 등록했는지?’, ‘이것을 하는 것이 내 삶에서 어떤 가치를 실현하는 것인지, 나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등 차분하게 전달해보세요. 나의 기증으로 인해 수여자가 얻는 이득에 대해서 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가족의 입장에서는 정말 듣고 싶은 얘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얼마나 안전한 절차로 이루어지는지 진행 과정에 대해서 충분하게 설명해주세요. 가족들의 불안을 누그러뜨려줄 수 있는 이야기를 강조하면 좋겠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면서 뭐든지 빨리 해결하고 싶어하는 ADHD인의 특유의 모습은 정말 우리와 가까이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우선순위에 대해서 잊지 마세요.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도 좋지만 정말 가까운 사람을 이롭게 해야 합니다.

추가)

대화가 길어지거나 말문이 막히면 자신도 모르게 화가 나면서, 감정의 조절이 잘 되지 않는 ADHD인들이 정말 많습니다. 이럴 때 약물 치료는 감정 조절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ADHD약물치료는 대인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