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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Dec 13. 2020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 첫 무대에서 제이홉이 보였다

음악 에세이

그렇게 많은 나의 엠제이 앨범들은 다 어디로


마마 2020에서 제이홉이 완벽하게 마이클 잭슨을 살려냈다. 춤사위의 선과 손짓은 흥분하기에 충분했다. 마이클 잭슨 하면 빌리진을 세상에 첫 선을 보였던 무대가 있었다. 전 세계의 음악계는 이 날을 사건으로 기억하고 있고 회자되고 있다.


때는 1983년 3월 25일 미국의 모 타운 25주년 기념 공연이 있던 날이었다. 모 타운은 퀸시 존스의 레이블 같은 회사로 흑인 음악은 전부 여기에서 생산된다고 보면 된다. 마빈 게이도 원래 모 타운 소속이었지만 백인을 위한 흑인음악을 생산한다며 모 타운을 박차고 나가기도 했었다.


25주년이 된 이 날 모 타운 메들리를 여러 가수들이 불렀다. 마이클 잭슨은 잭슨 파이브의 형제들과 그들의 히트곡들을 불렀다. 물론 관객들의 환호를 받는다. 잭슨 파이브에서도 메인 보컬은 마이클 잭슨이었다. 잭슨 파이브는 무대를 사로잡는다. 형제들이 리드미컬하게 노래를 부른다. 사람들은 좋아 죽는다. 마이클 잭슨은 그들 중에서도 단연 최고였다. 무대를 이끄는 탁월한 마이클 잭슨 만의 매너를 볼 수 있었다.


잭슨 파이브는 마지막 노래 ‘아일 비 데어’를 부르고 형제들은 서로 끌어안고 수고했다며 인사를 하고 무대 뒤로 전부 들어간다. 그런데 모두가 무대 뒤로 들어가는데 마이클 잭슨만 무대에 남아서 마이크를 만지작거린다. 형인 티토 잭슨은 그때, 아니 저 녀석 왜 안 들어오고 저기서 얼쩡대는 거야? 라며 의아해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이클 잭슨이 무대에 혼자 남아 있는 계획은 아무도 몰랐다. 엠제이(마이클 잭슨)의 형제들도 모르는 이야기였다.


오직 그 사실을 알고 있던 사람은 모 타운의 사장이었던 베리 고디뿐이었다. 그는 떠돌이 가수였던 엠제이에게 큰 기회를 줬고 이제 다시 한번 엠제이에게 엄청난 기회를 주려고 했다. 모 타운 메들리 이후 엠제이의 단독 무대가 있다는 걸 그 누구도 몰랐던 것이다. 베리 고디와 엠제이만 알고 있었다.

 

그리고 엠제이는 이 자리에서 새로운 노래를 하려고 한다.라고 말하며 세계를 놀라게 한 그 ‘빌리 진‘의 첫 음이 나오며 어딘가 있던 모자를 집어 든다. 바로 이 모자, 그리고 이다음 동작을 마마 2020에서 제이홉이 완벽하게 재현했다. 바로 엠제이가 다시 살아 나온 것 같았다.


‘빌리 진'은 모 타운의 곡이 아니었다. 그래서 원래는 이 자리에서 불릴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베리 고디는 모 타운의 곡은 아니지만 엠제이에게 딱인, 엠제이를 위한 곡이라 생각한 ‘빌리 진’을 발표할 수 있게 배려했다. 엠제이가 세계로 뻗어나가게 된 무대가 바로 모 타운 25주년이었다.


엠제이는 수줍게 특별한 무대, 뉴 송이 있다며 신호를 보낸다. 무대의 조명이 꺼지는가 싶더니 이내 스포트라이트가 엠제이에게 비치고 빌리 진의 강렬한 음악에 맞춰 엠제이는 신들린 것처럼 몸을 흔들며 노래를 부른다. 그 손짓과 강렬한 눈빛, 하체만 기계처럼 따로 움직이는 듯한 그 춤사위는 지금 봐도 흥분된다.


사람들은 모두 일어나서 환호를 했고 박수를 보냈다. 그의 팬이 아니었다면 이 장면 하나로 엠제이의 팬이 될 것이라고 음반 제작자는 말을 했고 86년 3월 25일 이후 고요하던 팝계는 엠제이의 파도 속에 미국 전체가 술렁거렸다.


단지 한 사람의 노래와 춤일 뿐인데 그것은 충격이었고 감동이었다. 오바마는 엠제이의 죽음 앞에서 나는 채무자라고 말했고 그가 아니었다면 흑인들은 어디서도 위로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제 엠제이의 그 충격과 감동을 방탄과 아미들이 해내고 있다.  


감염병이 세상을 집어삼키고 있는 작금의 시대에 그 누구도, 세계의 그 어떤 슈퍼스타들도 하지 못하는 것을 방탄소년단이 해내고 있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가운데 방탄이들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려고 끊임없이 시도하고 소통을 하려 노력하고 있다. 바로 예전에 엠제이가 하던 것처럼. 이번 마마 2020에서 엠제이에게 경외를 표현했던 다이너마이트의 댄스 브레이크를 보면 아! 하는 감탄이 나오고 뒤를 따라 감동이 온다.


2018년에도 엠제이가 살아 있다면 방탄이들과 한 무대에 섰을 것이라는 글을 썼었다.



https://youtu.be/BUcUS2cIieA

Mark Dukes - Michael Jackson 5 Medley @ Motown 25 + Billie Jean Complete & Restored

8분 20초 정도에서 서로 인사를 하며 모두가 퇴장하고 엠제이가 혼자 남아서 빌리 진을 세상에 처음 소개한다. 그 전에는 잭슨 파이브의 메들리가 나온다. 


https://youtu.be/WSaOyDWjpD0

제이홉의 엠제이의 소환, 그리고 경외. 

이건 정말 미쳤다.라고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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