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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Feb 14. 2021

약속된 장소에서

하루키 르포집

언더그라운드 2편 ‘약속된 장소에서’이다. 하루키의 르포집이다. 1편에서 사린가스 사건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을 인터뷰했고 이 책에는 옴진리교인들을 인터뷰했다. 이 책을 읽어보면 2단 종교에 귀의한 사람들은 뭐랄까 일반적인 생각으로 이해를 하지 못하거나 받아들이려 하면 손해다.

1편과 이 책은 잘 알겠지만 하루키의 ‘일큐팔사’에 나오는 일그러진 코뮌의 근간이 된 책이다. 95년도에 우리나라에도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는 사고가 있었다. 일본에서는 사린가스(는 걸프전 때 지하의 쿠드르족을 소탕하기 위해 만들어진 독가스로 소량의 사린으로 그대로 죽음으로 몰고 가는 살상용 가스로 이후 어떤 나라에서도 제조를 금지했다. 그걸 옴진리교에서 공장을 만들어서 제조를 했다)를 살포하여 4월의 화창한 봄날에 영화에서처럼 사람들이 픽픽 그대로 쓰러졌다.

그 사건에 연루된 종교인들, 즉 옴진리교에 들어가서 아사하라 쇼코에게 넘어가 러시아까지 가서 무기를 사들이고 가스를 제조하고 사격훈련까지 받은 사람들을 둘러싼 종교인들의 이야기, 인터뷰가 실려 있다. 사린 가스를 만들고 무기까지 사들인 사람들은 종교화되기 이전에는 소위 엘리트들이었다.

2단 종교에 빠지는 사람들의 특징은 어린 시절부터 소설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상력의 발로 없이 필요한 교육만으로 머리를 채웠다. 내가 하는 이야기는 전부 맞아서 타인의 의견을 듣지 않는 독선을 보인다. 정확한 사실 여부가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강하게 믿고 있으며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인정을 받으려는 태도를 강하게 보인다.

그럴 것이다, 그럴 거야, 가 그렇다, 그렇게 되었다.로 바뀌어서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시킨다. 비논리적인 사고를 논리적이게 말하지 못하게 어느 시점을 넘어서고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다른 논리적인 의견에 분노하거나 무시한다. 내가 늘 일등이어서 내 생각대로 세상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 믿었는데 전혀 그렇게 되지 않는 것에서 조직과 단체를 부정하고 불신하게 된다. 우리는 이렇게 똑똑하고 명석한 두뇌를 지니고 있는데 울타리 밖의 사람들이 문제라고 생각하며 사람들을 자신과는 다른 ‘어떤 것’으로 치부한다.

그럴 때 이단종교가 슬쩍 밀고 들어오면 굳건하던 벽이 무너지고 그대로 종교화가 되고 만다. 그들은 대체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공동체를 이루면 모두가 행복한 모습만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역사적으로나 세계적으로 그렇게 만들어진 코뮌이나 카운터 컬처가 대부분 실패했다.

하루키의 모든 책- 소설, 초단편 소설, 에세이, 수필, 대담, 격언이 실린 책 중에서 유일하게 하루키가 개입을 전혀 하지 않는 책이 언더그라운드 1편과 2편 ‘약속된 장소에서’이다. 이단종교단체에 대해서 재미있게 파고들고 싶다면 소설 ‘일큐팔사’를 읽어보기 바람.

#무라카미하루키 #하루키에세이 #하루키 #르포집 #MURAKAMIHARUKI #언더그라운드2 #약속된장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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