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장 5일째 저녁
391.
해무 저편의 거대한 암흑의 그것은 독자적인 무서움을 지니고 점점 부풀어져서 이쪽 세계로 넘어와 서서히 잠식할 것이다. 일단 독립된 공포가 확장되면 거대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그것을 깨트리거나 변화하기는 어려워진다는 것이 장군이의 설명이었다.
장군이는 암흑의 그것이 다가오면 바다 근처에서 머리가 없는 존재들이 해변에 하나둘씩 나타나서 바다를 응시하며 그것의 마중을 나올 것이라고 했다. 장군이는 마동을 처음 만나고 마동에게서, 마동의 마음 깊은 곳에서 어둠의 도트를 감지했다고 했다. 그렇지만 장군이도 그 어둠의 도트가 무엇인지, 어떤 형상을 띠고 어떤 에너지를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경로를 종잡을 수 없는 매개를 통해 어둠의 도트가 마동에게 들어갔는지 아니면 마동이 원래 지니고 있는 어둠의 도트를 다가오는 저 무엇인가가 불러내려고 하는 것인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마동 속의 도트는 인간들과 타협을 거부한 뇌수 독룡보다 더 끔찍할 수 있다고 장군이는 다섯 번째 침묵을 만든 후 어렵게 말을 했다. 그런 기운이 가득한 어둠의 도트가 마동에게 가득하다고 했다.
인간은 두 가지 이상의 마음이 존재한다. 이 두 가지의 마음은 갈라져 서로가 원하는 형태로 변하여 한 인간을 형태에 맞게 집어넣었다가 다시 꺼내기를 반복한다. 인지부조화가 심해지면 이 두 갈래의 마음이 서로의 힘겨루기를 하게 되고 그 속에서 여러 가지의 또 다른 인격체가 형성된다. 모든 인간들은 어둠의 도트를 안고 있는지도 모른다. 분명 하나씩은 어둠의 도트를 지니고 있다고 마동은 생각한다. 인간은 그 어둠의 도트를 통해 초자연적인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지만 살인마들을 형성시키기도 한다. 어둠의 도트에게 뇌를 잠식당하고 의식을 빼앗기고 나면 그렇게 된다.
얼마 전에 유명한 가수가 자살을 했다고 대대적으로 뉴스에 보도가 되었다. 바른생활의 가수도 사람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은 가수였다. 언제나 바른 말투와 몸가짐을 지녔고 노래 내용도 밝은 가사의 내용의 노래를 불렀다. 그 가수가 힘들어하면 대중도 힘들어했고 새로운 노래를 발표하면 사람들은 모두 따라 불렀다. 봉사활동을 많이 했고 정의로운 일에는 적극 나서서 정의가 있는 연예인의 표본이 되었다. 좌익이니 우익이니 따지지 않았고 전부를 보려고 했다. 그런 가수가 자살했다고 보도가 되었고 사람들은 놀람과 동시에 몹시 슬퍼했다. 그의 죽음은 기이한 형태를 띠었다. 자살이라고 초기 수사에서 발표가 되었지만 며칠 만에 그는 살인이 아닌 살인이라고 보도가 났다. 가수 마음속에 존재해 있던 또 다른 자아가 거울에 비친 원래의 자신이 싫었던 것이다. 자신을 속이고 대중 앞에서 거짓의 진실을 드러내는 모습이 경멸스러워 무참히 짓밟고 싶었다. 가수의 또 다른 자아는 끊임없이 원래의 자아를 죽이려고 살인의 방법을 모색했다. 그리고 결국에는 원래의 자아를 죽임으로써 또 다른 자신도 같이 죽어 버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