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하는 세계와 이변의 사람들 390

13장 5일째 저녁

by 교관

390.


-너에게 말해다 무서운 것은 인간들과는 타협을 하지 않는 지하 깊숙한 곳에서 그들만의 언어로 그들만의 세계를 만들어서 살아가고 있는 뇌수 독룡이다 나도 어떤 식으로 정부가 그들을 지하세계에만 가둬놓고 살아가게 하는지 알지 못하다 그런 면에서 보면 정부도 참 대단하다 그 무서운 존재를 오랜 시간 동안 인간의 눈에 띄지 않게 할 수 있다는 게 말이다-


장군이는 말을 잠시 끊었다. 눈앞에 보이는 바다의 세계는 태초에 지구가 생성을 시작하려는 것처럼 검은 물결이 넘실거릴 뿐이었다.


-그런데 그 존재가 지금 자줏빛의 해무를 통해 마른번개와 함께 이쪽 세계로 다가오려 하다 다가오는 존재는 뇌수 독룡을 불러 낼 것이다 지상으로 말이다 그들이 어떤 형태를 지니고 있는지 나도 모르다 아마 정부 쪽 사람들도 모를 것이다 그들은 끈적끈적하고 질척한 곳에서 냄새나는 액을 뿜어내면서 역병처럼 살고이다 괄태충을 닮은 모양을 하고 있다고 전해지지만 어떤 형상인지는 알려진 바가 업다 그들이 지상으로 올라온다면 뻔한 일이 벌어진다 인간들을 공황상태로 몰고 가다 뇌수 독룡이라는 존재는 바늘처럼 뾰족한 촉수에 위험하고 기분 나쁜 액을 담아서 다니며 인간의 뇌를 빨아먹을 거다 인간의 뇌 속에 가득 들어있는 물컹하고 달짝지근한 뇌하수체의 맛을 그들은 알고이다 인간의 뇌를 빨아먹으면 뇌 속에 스며들어 있던 개개인의 의식까지 뇌수 독룡이 흡수해 버리다 괄태충의 형태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무척 징그럽고 공포스러운 모습이다 그들은 고독하고 지하의 독한 악취를 품고이다 그런 존재를 불러내려고 하다 지금 다가오는 무서운 것이 말이다-


“그것들을 봤습니다. 바로 오늘, 집에 들어왔었습니다.” 마동은 누린내를 떠 올렸고 욕실에서 자신의 몸을 타고 기어오르는 기분 나쁜 그것들을 봤다. 사념 속에서 끔찍하게 나온 자줏빛의 먼지 덩어리들을 떠올렸다.


-그래 그들이 하나둘씩 나오려 하고 이다 정부 쪽에서도 움직이기 시작한 모양이다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다 우리의 존재도 알고 있기에 어제 나에게도 찾아왔지만 뇌수 독룡이 그들의 세계에서 나오는 움직임을 포착했다고 한다 그들과 정부 쪽은 이미 오래전에 타협의 끈으로 결계가 강하게 쳐 있다고 생각하다 하지만 결계의 틈이 벌어지고 그 틈으로 어두운 존재가 이쪽으로 건너오려 하고 이다 불과 몇 시간 전 빌딩이 밀집한 지역에서 한 빌딩의 상층부가 부식되어 흘러내린 사고가 있었던 모양이다 아마도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다-


비가 직선방향에서 사선 방향으로 바뀌어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차게 퍼붓기 시작했다. 비가 거세게 떨어지기 시작했음에도 장군이는 그 비를 미동 없이 맞고 있었다. 장군이도 다가오는 존재에 대해서 불안하고 불쾌한 모양이었다. 비를 맞으니 큰 그레이트데인 장군이의 몸은 반질반질한 유물처럼 보였다. 바다에 떨어진 빗방울은 너울거리는 어두운 바다의 표면에 큰 물방울을 수천 개 만들어 내며 바닷속으로 흡수됐다. 비 때문에 여름밤이지만 낚시를 하는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는 밤이었다.


비와 해무가 동시에 존재하는 밤이다.


-해무는 곧 어두운 자줏빛을 뛸 것이다 어두운 자줏빛이 강해지면 거대하고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무서운 것이 바로 앞에 닥쳐왔다는 뜻이다 정부 쪽도 그것이 아직 무엇인지 자세하게 간파하지 못하다 인간들은 잘 모르지만 너희들의 정부라고 불리는 곳은 오래전부터 모든 곳을 간파하고 이다 정부는 이름만 다르게 불렸지만 아주 무서운 곳이다 정부가 못 할 일은 업다 오랜 시간을 지나오면서 정부 역시나 진화되어왔다 예전처럼 정보를 캐거나 사람을 잡아들이는 짓을 이제는 하지 않는다 그들은 좀 더 생물학적이고 메커니즘 적이다 아주 새로워져다 꽤 복잡하고 정교하고 아주 거대해지고 결론적으로 무서워져다 일반인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정부는 전부 볼 수 있고 통제가 가능하며 일반인들이 할 수 없는 것들을 정부는 할 수이다 (잠시 침묵) 어두운 자줏빛이 강해져서 그것이 온다면 그렇게 대단한 정부 쪽도 속수무책이다 아마도 지금 정부 쪽에서는 연일 비상대책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며칠 동안 일어난 사건들에 정부는 꽤 난처한 모습도 역력하다 방송국에서는 사건을 캐내려 하다 정부는 이곳의 물도 막아야 하고 저곳의 물도 막아야 하다 하지만 이미 터지기 시작했고 땜 방식의 돌려막기는 이제 소용이 없어져다 소용이 없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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