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하는 세계와 이변의 사람들 401

13장 5일째 저녁

by 교관

401.


SM파티의 준비는 시청의 계장이 모든 것을 도맡아서 했다. 부르는 여성은 언제나 두 명이었고 한 번 불렀던 파트너는 부르지 않았다. 이렇게 SM파티를 열고나면 지출이 심했지만 그들에게 그만한 돈은 자본 축에 끼지 않았다. 시청의 계장을 제외하고 두 사람의 연봉은 몇 억대를 넘었고 그들에게는 법인카드가 있어서 언제든 마음껏 경비로 충당할 수 있었다. 이들의 매개가 되어준 마담에게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갔고 SM파티에 초대되어 온 여성들에게도 그들의 한 달 치 수입과 맞먹는 돈이 굴러 들어갔다.


SM파티에서 파트너와의 성행위는 일어나지 않았다. 성행위는 조악한 행위일 뿐 그들의 기쁨을 채우는데 속하지 않았다. 그들은 각자가 원하는 방식이 있었다. 초대된 여성이 테이블에 올라가서 엎드려 남성이 입고 있는 바지를 내리면 기저귀를 차고 있는 남자도 있었고 발딱 선 귀두에 촛불로 초를 녹여 촛농을 떨어트려주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도 있었다. 포박을 좋아하는 회원이 있었고 최고의 SM을 즐기는 회원은 마지막에 여성의 분변을 먹는 자도 있었다. 그들이 SM의 행위를 즐기는 이유는 어린아이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모체 발현의 자아가 일어나서 여성의 노예가 되어 책임에서 벗어난다는 환상에 사로잡히고 그 환상은 마약보다 더 강력하게 그들의 정신을 지배했다.


초대된 여자가 테이블 위에서 엎드려서 입고 있는 가죽 옷을 벗어버리고 성기를 드러내고 그 속으로 채찍의 손잡이를 갖다 대어 신음소리를 내면 그 소리에 남자 회원들은 흥분했다. 엄마의 은밀한 성적 욕망을 들여다보는 착각이 들어서 더욱 흥분이 가중된다. 흥분이 고조에 이르렀을 때 마른 여자가 채찍을 휘두르며 개처럼 변해버린 남자들의 옷을 전부 벗겨내서 개목걸이로 목줄을 걸고 남자들을 끌고 다니면서 엉덩이를 사정없이 내려친다. 채찍으로 맞아서 아플수록 그들의 흥분은 더해갔다. 남자들은 성기를 꺼내서 고무줄로 묶기도 하고 그 압착되는 극도의 고통과 흥분의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그들의 가치는 오로지 정신적으로 팔딱이는 횟감이 되어 그 순간을 즐기는 것이다. 그것이 그들이 최고조에 도달하는 방식이자 그들의 세계였다. 그들의 또 다른 자아는 현실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유토피아로 멈추지 않는 폭력 기차를 타고 한없이 가버린다. 그들의 몸은 이제 세포가 시들어서 피부는 늘어지고 울긋불긋한 근육과는 거리가 멀어져 버렸지만 SM파티에서는 그것은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욕망은 펄떡이는 고기와 같았고 막대한 자본을 지불했기에 유린이라는 것이 합당한 자리였다.


또 SM을 찾는 남자들의 파트너 역시 오히려 그런 늘어진 살갗을 좋아했다. 그것도 격렬하게. 그런 여자는 대부분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이었다. SM클럽의 회원들이라고 해서 마음이 맞지 않으면 그룹 파티는 열 수 없고 입단속을 할 수 없었다. 가령 다리만 보고 흥분을 느끼는 자들은 항문을 자극해야 흥분을 느끼는 자들의 그룹에는 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인슈 타워에 모인 세 명의 남자들은 평소에는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사람들이었다.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회사의 중역이자 한 여자의 남편이었다. 사회에 공헌도 많이 하고 좋은 일도 많이 했다. 어디 하나 빠질 것 없는 사회의 일원이었다. 회사의 업무가 끝나면 헬스클럽에서 한 시간씩 공을 들여 몸매를 유지했으며 사람들에게 웃음을 보였고 친절하게 대했다. 시간이 나면 골프장에 가족을 대동하여 가기도 했고 한 달에 한번 정도는 부인과 극장에도 갔다.


“현재와 과거, 무의식의 관계에 대해서 잘 나타나지. 현재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잘 공부해봐. 반드시 학업에 매달리지 않아도 돼. 현재라는 건 어려운 지각(知覺)이란다. 지금 이 시간도 지나고 나서 과거가 이미 되어 버려. 현재란 어려운 거야. 모든 것이 이미 기억이란다.” 골프장에 데리고 간 자신의 아들과 부인과 함께 콘체르토가 흐르는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했다. 부인은 그런 남편이 너무 자랑스러워 보였다. 아직 철학적 사상을 지니고 있는 남편이었다. 다른 남자들처럼 천박하게 말하지 않았다. 아들도 그런 아버지의 말을 듣는 것이 좋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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