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장 5일째 저녁
403.
이렇게 좋은 프로그머티즘적 자본축적의 방법은 어디에도 없었다. 속옷 차림으로 성기를 그대로 드러낸 채 두 명 중 한 여성이 와서 이사에게 술잔을 받았다. 남자들은 성기에 시선을 두지 않았다. 문제가 되었던 여성도 채찍을 들고 술잔을 받았다. 대화 없이 그대로 몇 잔의 술이 또 오고 갔다.
“어때? 오십 줄 테니 마스크를 벗어봐”라고 나이가 제일 많은 이사가 말했다. SM파티에서 또 하나의 불문율은 마스크를 벗기지 않는 것이다. 클럽의 회원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불려 온 여성의 마스크를 벗게 하지 않았다. 마스크를 벗는 것은 규칙에 없었다. 규칙에 없기 때문에 규칙을 어기는 것도 애당초 없는 것이다. 이사의 말에 나머지 두 남자가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었다. 이사는 자신이 벗어놓은 정장 주머니에서 수표를 꺼내서 5장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수표였다. 그리고 어때? 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사는 여자가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마스크를 벗고 같이 즐기면 시간당 오십씩 더 얹어주지”라고 이사가 단호하게 다시 한번 말했다. 그리고 술잔을 들었다. 여자들은 돈이 필요했다. 돈은 언제나 필요하고 모자란다. 빚을 갚기 위해 그리고 백을 사기 위해, 슈즈를 구입하기 위해, 피부를 위해, 처지지 않는 엉덩이를 위해 돈이라는 건 필요했고 늘 부족했다. 두 명중 한 명이 마스크를 벗었다. 마스크를 벗은 여성이 술잔을 들었다. 얼굴이 초이스 하우스의 다른 여성들처럼 아주 예쁜 얼굴은 아니었다. 눈과 눈 사이가 적당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 코도 다른 여성에 비해 몽톡했다. 화장은 진하지 않고 기분 색조화장만 했지만 이상하게 얼굴이 탤런트처럼 예쁜 다른 여성에 비해서 풍기는 냄새가 짙었다. 그것은 여성의 깊은 냄새이기도 했고 근접할 수 없다가 어느 순간 그대로 잡아당기는 마성의 냄새이기도 했다.
문제가 되었었던 여성은 연예인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주 예뻤지만 개성이라는 것이 여자의 얼굴에서 달아나 있었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여자 연예인들을 골고루 떼어 옮겨다 놓은 얼굴이었다. 콜라주로 짜깁기해 놓은 것 같았다. 많은 여자들을 손에 쥐었던 이 남자들에게 얼굴이 단지 예쁜 여자는 호감 가는 상대가 아니었다. 압도적인 여자의 깊은 곳의 냄새를 풍기는, 조금 못 생긴 여자에게 이사는 격한 흥분을 느꼈다. 대단한 흥분이었다. 신혼시절 자신의 아내에게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흥분과 여자의 냄새였다. 심장이 뛰었다. 혈관을 타고 피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빠르게 흘러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작 생기다 만 얼굴을 지닌 젊은 여자애가 앞에 서 있을 뿐인데 이사의 몸은 반응을 하고 있었다. 이사는 또 술잔을 들었다. 여성도 술잔을 들었다. 그리고 또 술잔을 들었다. 여성도 같이 술잔을 비웠다.
그때 이사는 그 여자에게 달려들었다. 순식간이었다.
“여기서 한 번 하면 50을 더 줄게. 그럼 잠깐 파티를 즐기고 넌 일반 회사원이 월급을 가지고 가는 거야”라며 이사는 여자의 몸에 자신의 몸을 붙였다. 가까이 다가가니 여자의 냄새가 격하게 풍겼다. 여자는 갑작스러운 이사의 행동에 놀라서 이사를 밀쳐내려 했지만 완력이 강해서 그대로 몸이 눌리고 말았다. 여자는 발버둥을 쳤다. 속옷 차림의 코르셋을 입고 바동거릴 때마다 성기가 불빛을 받아서 벌어졌다 닫혔다 했다. 술잔을 들고 있던 얼굴이 예쁜 여자가 달려와서 여자를 누르고 있던 이사를 잡아떼어 놓으려고 했고 나머지 두 명의 남자가 어허, 이게 왜 이러실까. 하는 표정으로 또 다른 여자를 붙잡았다. 그녀들은 소리를 질렀고 강간을 당하는 포즈를 취하게 되었다.
“이것 보라구, 이것대로 재미있는 놀이야. 너희들은 우리들의 정액을 받고 돈을 가지고 가는 거야. 계산을 확실하게 해 줄 테니 마음껏 반항을 하라고.”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