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야기
아놀드 뉴먼 따라 하기라고 거창하게 제목을 적었지만 그 정도는 아니고 그저 오래전에 아놀드 뉴먼의 사진에 빠져있었던 때가 있었다. 그러면 무작정 따라 찍어보는 것이다. 아놀드 뉴먼은 사진이나 그림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교과서처럼 따라붙는 사진작가다. 그는 인상사진, 사람을 주로 찍는다. 사람을 담은 사진이 풍경, 빛, 그림자, 동물, 건축 등 그 어떤 사진보다 극적이고 감동이며 익살스럽고 고난과 비극과 유머가 있다. 아놀드 뉴먼의 초상사진을 보면 다 유명인들을 담았다. 유명한 이들이 유명한 곳에서 유명한 카메라의 뷰에서 잠시 비켜간, 일상에서 유명하지 않는 부분을 담아놓은 사진들이다. 아놀드 뉴먼은 사진작가로 너무 유명한데, 유명해서 유명인들의 달의 뒤편 같은 사진을 담은 것인지, 유명인들의 드러나지 않는 모습을 담아서 유명해진 건지는 찾아보면 된다.
아놀드 뉴먼이 사람을 찍는 작가이기에 나는 유명인은 못 담으니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하지만 모르는 이에게 부탁하여 사진을 담아내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게다가 일단 자연스럽지 못한 사진이 되는 경우가 많다. 카메라를 의식하는 순간 사람들은 뻣뻣해진다.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 몇 분 만에 금방 끝날 일들이 부탁하고 거절당하고 핀잔 듣고를 반복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렇게 어렵게 사진 한 장을 건져서 어떤 이득이 있느냐 하면 또 그것도 없다.
그러나 한 가지 깨달음을 얻는다. 그것은 거절당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단체나 집단에서 일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지금까지 오면서 수많은 거절을 당했다. 소설을 적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해서도 대부분 거절을 당했다. 나는 유명하지 않고 고작 소설을 쓰는 것에 자신의 시간을 내준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나의 일생을 보자면 반평생은 거절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어느 정도 아 이건 거절당하겠구나, 아 이건 좀 가망이 있겠구나, 하는 정도가 되었다.
거절을 수 백번 당하면 익숙해질 법도 한데 어떤 누군가의 거절은 그 익숙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어서 도저히 거절당하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았는데 사진이 그 익숙한 것에 조금은 도움을 주었다. 거절에는 상대방을 생각하는 거절과 상대방을 생각하지 않는 거절이 있다는 것을 알았는데 상대방을 생각하며 하는 거절이 더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자네를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 로 시작하는 거절이 더 상처다.
아무튼 아놀드 뉴먼은 일류 사진가로 피카소 같은 예술가나 사회의 유명한 인물을 담아냈다. 나는 그러지 못하기에 일반인들을 담을 수밖에 없었다. 철저하게 나와 모르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나보다 인생 경험이 많은 사람들을 담았다.
밑으로는 아놀드 뉴먼의 사진 몇 장이다. 아놀드 뉴먼의 사진은 볼거리가 많아서 더 검색해서 보면 와아 하는 소리가 나올법한 사진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