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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Dec 22. 2019

그렇게 이어 붙이고 싶다

시 이고픈 글귀




그렇게 이어 붙이고 싶다








단어와 단어를 이어 붙이는데


접착제를 사용하고 싶지 않다


오로지 단어와 단어 사이의 결과 결,


홈과 홈을 맞추어


서로룰 불순물 없이 연결하고 싶다




사람과 사람의 사랑에 불순물로 접착을 하면


둘이 하나가 되려고 노력한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라 금세 금이 가고 부서지기 마련이다


사람과 사람 그대로의 결을 따라 서로를 연결하면


둘의 모습 그대로 나란히 걸어갈 수 있다




모습이 다른 두 단어를 살린 채


찐득하고 끈적끈적한 접착제 없이


단어와 단어를 연결하고 싶다


단어는 그 자체만으로 참 연약하다


문장 밑으로 흐르는 강에 초석을 딛고서서


또 다른 단어에 기대어야 제대로 된


단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랑에 불순물로 이어 붙이고 나면


사랑은 ‘했다’가 된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그리하여 현재 진행형으로 불린다


우리는 사랑을 ‘한다’라고.


불순물이 없는 사랑은 어렵다


어렵기에 비로소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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