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끝내줬지
알라니스 모리셋
알라니스 모리셋은 파혼 후에 엄청나게 살이 쪘다. 전혀 그렇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살이 굉장히 불어나니 팬들이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악뮤의 수현이 근래 살이 너무 쪄서 사람들이 걱정을 하기도 했다. 수현은 라방에서 내가 살이 찌는 건 너희들(팬들)이 자꾸 살이 쪄도 귀엽다, 예쁘다 하니까 그런 거잖아,라며 귀엽게 말을 해버렸다. 일반인들도 그렇지만 스타들이 그렇게 되면 본인들이 스트레스가 많을 것이다.
팝가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팝스타들은 몸 관리를 아주 잘할 것 같은데 살이라는 걸 무시하면 안 된다. 캘리 클락슨, 라나 델 레이도 살이 엄청나게 불어났다. 라나 델 레이는 인형 같은 외모를 가지고 노래 역시 자신이 바라는 방향으로 끌고 가며 인기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위대한 개츠비의 주제곡을 부르면서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그랬는데 어느 날 보니 엄청나게 살이 불어났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달리 파파라치가 스타들의 일상을 파고들기 때문에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다 드러난다. 최근의 가장 핫 한 파파라치 컷은 시도 때도 없이 사건사고에서 떠날 날이 없는 칸예의 모습이다. 보트에서 엉덩이가 반쯤 드러나는 바지에 한 손은 아내 비앙카의 뒷머리를 잡고 있는 사진이다. 그러니까 보트가 있는 곳은 공공연한 장소인데 거기서 그 짓을 해버린 것이다. 미국은 우리나라 보다 더 짓궂어서 이 사실을 바로 전 부인인 킴 카다시안에게 질문을 하고 킴 카다시안은 절망적으로 당황스럽다고 했다. 킴 카다시안의 아이들의 아빠가 칸예이기 때문에. 여하튼 저짝은 참 재미있는 곳이다.
아델이나 매간 트레이너는 애초에 통통한 몸으로 등장하여 노래로 사람들을 홀렸다. 그녀들은 시간이 지나 날씬해지는 반면에 알라니스 모리셋이나 라나 델 레이는 그 반대다. 틱톡으로 전 세계를 씹어 삼켰던 짐승녀라고 불리던 케샤 역시 뚱뚱해지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케샤가 몰락하게 된 건 이번 피프티피프티와 비슷한 이유다.
그래도 몸은 비록 거대해졌으나 노래만은 여전히 다들 잘 부른다. 근래의 영상을 찾아보면 그녀들은 작은 무대일지라도 올라가서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있다. 한때 전 세계 젊은이들의 워너비였던 미샤 버튼 이야기도 하려다가 배우라서 넘어가자. 전부 추억이어라.
알라니스 모리셋은 심적 고통을 이겨내고 열심히 다이어트를 해서 요즘은 조금 날씬해졌다. 이번 2023 후지 록페에 올라 한 시간 동안 공연한 알라니스를 보니 감개가 그저 무량할 뿐이다. 그러니까 그 예전의 아이로닉을 부를 때의 그 목소리를 여전히 지니고 있는 것이다. 넓은 공연장을 끊임없이 움직이고 공간을 활용하며 팬들에게 눈빛을 보내고 노래를 들려주려고 노력을 한다. 하모니카도 불고 노래를 부르며 무대를 다니려면 체력이 뒷받침이 되어야 하는데 아무튼 멋지다.
알라니스 모리셋이 나왔을 때 미국이 들썩했다. 그 이전의 록은 80년대 나왔던 헤비메탈, 팝메탈, 슬래시메탈 등 쇠가 갈리고 미칠 듯이 내지르고 무대를 압도하는 록이 강세였다. 머틀리 크루 같은 그룹이 공연장을 다니며 쓸어 버렸다. 그랬는데 그런지(Grunge) 메탈을 몰고 너바나가 나오고, 알라니스 모리셋이 등장한 것이다.
피츠제럴드의 사조에서 헤밍웨이의 사조로 넘어가듯이 록의 흐름도 변화를 가진다. 알라니스 모리셋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신비롭지만 컨트리 풍(미국은 컨트리 뮤직이 강세다. 우리나라 트로트와 비슷하다. 엄청난 인기다) 같은 팝메탈 같은 음악을 했다. 내가 듣기에는 그랬다. 자세한 건 전문가들의 리뷰를 보시길 바란다.
학창 시절 라디오를 달고 살았는데 라디오에 알라니스 모리셋의 노래가 자주 나왔다. 그렇게 음악감상실에 쪼르르 달려가서 신청을 했다. 큰 화면으로 보는 알라니스 모리셋의 뮤직비디오와 노래는, 와 정말 좋았다. 우리는 보자마자 뭐야, 여자 스티브 타일러야? 1집의 단연 최고는 아이로닉이지만 좋은 노래들이 많다.
우리나라 가수들의 공연을 보다가 해외에서 팝가수들의 공연을 보면 뭔가 이상하지만 꽤 시간차가 나는 것 같다. 무대는 마치 90년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그것이 별로냐면 오히려 그 반대다. 정말 소중한 건 늘어나지 않고 자꾸 줄어들기만 한다. 그게 인생의 아이러니다. 아이로닉을 들으며 오늘도 멋지게 보내자.
Alanis Morissette - Live at Fuji Rock Festival 2023 *FULL SHOW 4K* 2023-07-29
https://youtu.be/v-T1Z6FG69I?si=q6CyMC8BoSmeUUF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