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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May 22. 2023

당신이 해주지 않더라도

배우 나오


830만 부를 돌파한 엄청난 원작 만화를 드라마로 만든 ‘당신이 해주지 않더라도’는 부부가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생기고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 비밀을 털어놓으면서 남편과 아내가 아닌 사람과 친밀해지는 그런 이야기다. 아이가 없는 5년 결혼 생활에서 점점 섹스가 사라진다. 결혼 생활에서 섹스가 전부는 아니지만 이 일부가 결여되고 나서 점점 망가지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그러다 나와 비슷한 고민의 회사 상사를 만나면서 집 안의 생활에서 못 채운 결핍을 회사에서 조금씩 채워간다. 현실적인 이야기다. 만화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다. 네 주인공이 나오는데 한 명이 나오다.


배우 '나오'는 설국의 드라마 버전의 주연도 꿰차면서 승승장구해서 쉬지 않고 열심히 드라마를 찍고 있다.

https://brunch.co.kr/@drillmasteer/3544

우리에게는, 한국인들에게는 기억에 남는 나오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녀는 2017년도 무명 시절 ‘링 사이드 스토리’라는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을 했다. 영화에서 비중이 너무 없어서 영화 소개란에 얼굴도 올리지 못하고 이름만 올라가 있다.


그 영화가 부국제에 초청이 되었다. 그녀는 부국제에 초대를 받지 못했지만 자신이 나온 영화제가 너무 보고 싶어서, 레드 카펫을 너무 밟고 싶어서 무작정 한국으로 왔다. 아무 준비도 없이 와버렸기에 백화점에 들어가서 원피스를 한 벌 구입하고, 화장품 코너에서 화장을 좀 해 주시면 화장을 한 화장품을 다 산다고 하고 메이크업을 받은 다음 호텔에 와서 자신이 나온 영화의 전단지를 50장 정도 직접 만들어서 영화제 입구에서 일본에서 온 배우인데 들어가게 해 주실래요?라고 했다.


하지만 초대도 받지 않은 자신이 무모했고 영화에 단역 정도로 나온 자신이 레드 카펫을 걸으며 영화제에 들어간다는 것이 자칫 영화에 실례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포기하려는데, 나오의 손을 잡아준 사람이 나타났다.


한 스태프가 당신은 일부러 일본에서 오셨죠? 작품에 나온 배우분이죠? 그러면서 그 스태프의 안내를 따라가니 한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의 옆에서 같이 나란히 레드 카펫을 걸을 수 있게 되었는데 그 사람이 ‘부러진 화살’ ‘블랙머니’를 연출한 정지영 감독이었다.


정지영 감독도 홀로 레드 카펫을 걷게 되었는데 나오에게 같이 걸어가자고 했고 대략 사정을 들은 정지영 감독은 나오에게 미소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라고 하며 에스코트를 해주었다. 그때 웃으며 걷는데 한 여자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 그 아이가 너무나 밝게 웃어 주어서 앞으로 지지 말자,라며 열심히 파이팅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본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오가 이 사연을 이야기를 했고, 거기서 부국제 스태프와 정지영 감독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이 같은 사연은 한국의 블로그를 장식했었다. 그때부터 정말 지명도 같은 건 신경 쓰지 않고 악바리처럼 열심히 해서 지금은 주연을 꿰차고 있다.


무엇보다 한 번 해야겠다고 생각한 일을 무모하게 해 버리는 실천력이 그 바닥에서 저 위로 올라가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 당시 레드 카펫 영상을 보면 나오와 정지영 감독이 나란히 레드 카펫을 걸어가는데 왜 정지영 감독의 얼굴을 모자이크 했을까. 그리 잘 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일본은 잘 모르겠지만 나오의 사연은 한국의 인터넷으로 급속도로 번지면서 무명인 나오에게 모두가 으쌰으쌰 해주고 있었다. 아무튼 실천력, 실행력으로 오늘 하루도 잘 보내기로 하면 잘 보내보자!



원작 만화
백화점에서 원피스 구입 후 셀카


https://youtu.be/5fdiQ8v2HVM

채널W




상반기 재미있는 일본 판타지 드라마 몇 편


Dr. 초콜릿

열 살의 천재 의사 테라시마 유이와 의수를 창작한 의사였던 사타구니 켄타로가 응급 어벤저스를 결성해서 1억 엔의 보수를 받고 비밀 유지와 초콜릿을 받아내는 조건으로 모든 수술을 성공적으로 하는 판타지 이야기다.


유이는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고 2화에서는 유이가 아이패드로 한국 드라마를 본다. 잠깐 나오는 영상 속 남녀는 윤성모와 제왑피의 1호 일본 연습생 미나미 리호가 나온다. 그 장면이 실제 한국 드라마의 장면인지, 아니면 닥터 초콜릿을 위해서 연출한 장면인지는 모르겠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장면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일본 배우를 좋아하고, 일본 가수의 노래를 따라 불렀다면 아마 게시판은 시궁창이 되었을 것이다.


10살의 유이가 수술복을 입고 생명은 하나,라고 외치는 순간 각 분야에서 최고를 달리고 있는 괴짜 의학 전문의들이 수술을 기깔나게 한다. 그 중심에는 외과의 10살 유이가 매스! 하면서 배를 가르고 암 덩어리를 적출해 낸다. 수술 장면이 꽤 리얼하다.


수술할 때에는 전문의처럼 하고 수술이 끝나면 귀여움을 온 얼굴에 장착한 방글방글 10살짜리로 돌아온다. 그리고 점점 빌런들과의 이야기가 커진다.  



unknown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뱀파이어 이야기다. 잡지사 기자로 일하는 야미하라 코코로/타카하타 미츠키는 밤낮이 바뀐 일을 하며 취재를 통해 특종을 만든다. 야미하라는 뱀파이어지만 영원한 삶을 사는 것도 아니고 하늘도 못 난다. 또 십자가를 싫어하긴 하나 녹아내리고 하진 않고 마늘이 들어간 걸 먹으면 토하는 정도다. SPF 500 선크림을 바르면 태양빛에도 괜찮으며 인간의 피를 빨지도 않고 신선한 피를 배달해서 먹는 정도다. 야미하라도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으로 나온다.


그런 뱀파이어 야미하라가 이혼남이자 파출소 순경인 아사다 토라마츠/다나카 케이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라브라브 스토리다. 토라마츠는 1년 만에 코코로에게 진심을 전하고 결혼을 위해 뱀파이어라는 걸 받아들이고 그녀의 부모님을 만나러 간다. 그런데 토라마츠에게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큰 비밀이 있는데 두둥. 비밀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코코로의 엄마로 나오는 아소 쿠미코는 드라마에서 아미로 나온다. BTS의 팬으로 나온다. 뱀파이어라서 그런지 엄마치고는 너무 젊다. 엄마도 밤에만 하는 방송국의 나이트 아나운서다. 닥터 슬럼프 같은 아버지 뱀파이어도 나오는데 패스. 타카하타 미즈키는 이전에 나온 드라마에서처럼 귀엽게 나온다. 뱀파이어답게 열 채면 괴력을 발휘한다.



펜딩 트레인 - 8시 23분, 내일 너와

미드의 라브레아 같은 이야기다. 전철을 타고 평소처럼 갔지만 느닷없이 어느 공간을 지나면서 30년인가 미래로 가버린다. 미래라고 헤도 산속으로 가버려서 여기가 미래인지 분간을 하지 못한다. 이런 이야기에서는 늘 식량부족으로 인해 사람들의 불신과 의심, 믿음 같은 것들이 엇갈리면서 예측 불허의 이야기로 치닫는다. 아직 2회라서 더 두고 보자.


퍼스트 펭귄

퍼스트 펭귄은 작년에 끝났지만 한국에는 요즘 방송하고 있다. 이 드라마가 끝나면 곧바로 맨 위의 ‘당신이 해주지~’가 나오는데 두 드라마 다 ‘나오’가  주인공이다. 퍼스트 펭귄은 판타지에 가깝게 그려지는데 이 드라마는 실화다.


망해가는 어부들과 어업 업종에 뛰어든 싱글맘이 그들의 사장이 되면서 성공한다는 판타지 같은 이야기다. 나오와 함께 츠츠미 신이치가 나오는데 츠츠미가 나오면 영화든 드라마든 거의 판타지에 가깝게 느껴진다.


츠츠미는 울어도 웃기고, 인상 써도 재미있고, 화를 낼 때 포인트가 있는데 그때도 웃기다. 고 감독의 바닷마을에서 너무 정극을 해서 또 웃을 뻔했다. 츠츠미 씨가 슈퍼맨으로 변신하는 드라마도 있다. 역시 웃기다. 이 드라마는 실제의 이야기.


이번 넷플에서 나오는 미드 중에 한국 올로케가 있다. 청춘 로맨스물인데 한국 배우들도 나온다. 오래전에 죽은 히데를 너무 좋아하는 한국인이 히데의 자취를 따라서 가는 이야기는 절대 한국에서 드라마로 나오지 못한다. 그만큼 한국은 벽이 단단하고 아주 높게 세워놓고 있다. 강릉 영화제도 없어졌지? 아무튼 이러다가는 영화인들 다 죽는다고 길거리에 나오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국뽕 좋지, 하지만 취해있으면 망하는 길이라고 생각함. 술만 먹고 취해야지, 요즘은 약에도 취하고. 취하는 게 너무 많은 세상이라 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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