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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생각하지는 말아 주세요. 손님의 여성분을 훔쳐본 건 아니니까요. 저 안에 서 있으면 손님들의 모습을 주시하면서 부족한 점이 없나를 확인해야 합니다”라고 카페의 주인은 마동을 보며 난처한 것을 애써 감추려는 듯 말했다.
“그녀는 회사의 직원입니다. 제가 집이 이 근처라 전달할 것 때문에 이곳으로 온 것입니다.” 마동은 말했다. 마동은 자신이 말해 놓고도 조금은 놀랐다.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해 버리다니. 그런 자신의 분위기를 무마하기 위해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새로운 커피에서는 더 이상 겨울에 잘못 나온 잡초의 맛은 없었다.
“저의 경험상 대부분의 여성들이 이성을 기다릴 때 한 시간이 지나면 편안한 모습에서 벗어납니다. 한 자리에서 긴 시간 동안 지루해하지 않고 기다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여성분은 다르더군요.”
“회사에서 남은 일거리를 저에게 전달해주려고 했어요.” 마동은 자신이 무슨 대답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는개가 나를 기다리면서 그런 마음이었구나, 나를 만나는 것을 그동안 얼마나 기다렸을까.
그녀를 생각하니 마음속의 작은 마음이 또 한 번 움직였다. 마동은 카페주인이 눈치채지 못하게 손을 들어 가슴에 올렸다. 마동은 카페주인에게 마음에 없는 대답을 했고 카페 주인과 이야기를 하면서 마음에 없는 말을 앞으로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들은 이런 남자의 행동을 모르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세련되고 아름다운 여성분께서 두 시간씩이나 기다리는데 그 모습이 자연스러웠습니다. 저 자신도 그런 모습의 여성을 저희 가게에서 목격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라는 말에 마동은 할 수 없이 카페주인의 의식을 읽었다. 그는 정말 말하는 것과 의식이 일치했다.
“네, 맞아요. 회사직원이지만 자연스럽게 세련되고 사랑스럽죠”라며 마동은 는개의 모습을 떠올렸다.
역시……라는 카페 주인의 말이 들렸다.
“기다리고 계시는 모습이 정말 자연스러웠어요. 자연스러움이 묻어났죠. 저의 아내에게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라서”라고 하며 카페의 주인은 크게 웃었다. 카페주인의 웃음은 수면에 떨어진 물감이 번지듯 전염될 것 같았다.
“네, 자연스러운데 세련되기까지 한 여자는 드물죠.”
카페의 주인은 자신도 한 손에 커피 잔을 들고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렇게 비가 연일 쏟아지는 건 근래에 들어서는 처음 봅니다. 커피는 제가 서비스로 드리는 것이니 신경 쓰지 말고 드세요. 그런 멋진 여성분을 두 시간이나 기다리게 하시다니 능력이 좋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네요. 영광입니다”라며 카페의 주인은 웃었다. 마동도 따라서 어색하나마 미소를 살짝 만들었다. 그리고 재빠르게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카페의 주인은 풍채가 좋았다. 그에 어울리지 않게 목소리는 가늘었지만 부드러웠다. 그리고 목소리가 짙으면서도 빡빡하지 않았다. 노래에 어울리는 목소리 같았다. 하얀색 멜빵바지를 입었고 바지 곳곳에 커피 자욱이 총 맞은 것처럼 번져 있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배가 많이 나왔고 정겨운 모습의 배였다. 세상에는 그런 배가 존재한다. 아무리 나온 배라도 정겨운 배가 있는 법이다. 날씬하고 배에 군살이 없지만 정이가지 않는 배도 있다.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분리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지만 정이 가는 배와 정이 가지 않는 배를 가진 사람으로 나뉜다면 정이 가는 배를 가진 사람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놀이기구를 타는 것처럼 즐거운 일이다. 볼록하게 나온 카페 주인의 배는 푸우의 배처럼 친밀감이 들었다.
“능력은 제가 아니라 그녀가 지니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은 인재이니까요. 회사일 때문에 저를 기다린 것이라서 저에겐 여자를 기다리게 할 만한 능력 같은 건 없습니다." 마동은 조용히 말했다. 카페주인은 마동의 말을 흘려듣는 표정이었다.
“그렇습니까? 여성분께서는 손님에게 상당히 호의적이고 마음을 열어두던데 말이죠”라며 카페의 주인은 나쁘지 않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정말 카페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은(손님들의 대화나 동작) 전부 예의주시하고 있구나. 앞으로 카페 안에서 조심해야겠군. 마동은 생각을 했지만.
“아, 다시 말씀드리지만 기분 나쁘게 생각하진 말아 주세요. 두 시간을 손님을 기다리면서 다른 곳에서 온 전화를 받는 목소리와 당신을 대하는 목소리에는 분명 차이가 있었습니다. 눈에 띄는 외모를 지닌 여성이라 여기서는 걱정과 근심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거든요.” 카페 주인은 커피를 소리 나게 한 모금 마셨다. 마동도 아직 뜨거운 커피를 들어서 향을 맡은 다음 한 모금 마셨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