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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수필

무서운 피로와 대면했던 날

푹 잤다

by 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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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계엄 이후, 일상을 보내면서 몸의 저 구석, 어딘가에 심지처럼 단단하게 선인장처럼 피어난 피로를 보이지 않는 손으로 그걸 확인할 수 있다.


만지면 끝이 뾰족해서 까딱 잘못하면 손이 베여서 피가 멈추지 않을지도 모르는 피로. 그런 위험한 존재가 내 안에서 조금씩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불안을 키우고 사람을 믿지 못하게 하는 무서운 피로에 잠식되고 있었다.

내 몸속에도 골목이 있다. 그 골목은 늘 어둠에 휩싸여 있어서 섬뜩하다. 손을 휘휘 저어도 어둠에 손이 잠식될 뿐이다. 골목 어딘가에 발을 내 밀면 발이 쑥 빠져서 어둠의 온도가 순간 냉동고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 섬뜩한 골목을 나는 내부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골목에서 피로는 이끼처럼 축축하게 점점 자라고 있다.


하지만 오늘 이끼와 정면으로 대면할 수 있었다. 이끼는 생각처럼 축축하고 더럽고 무서운 존재가 아니었다. 이끼는 그저 이끼일 뿐이다. 이끼가 아무리 확장하려 해도 사람들이 그걸 막아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오늘. 이재명 지지합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자 https://youtu.be/ZAdi3LIW898?si=k4x0By1aKrV4nU-l

Whitney Hous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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