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야기 29

소설

by 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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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너의 친구 역사는 어린 시절의 동네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동네에서 자란 친구들이 있다. 그 친구들과는 마냥 재미있게 놀았다. 동네 친구들은 중학교 고등학교가 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었다. 고등학교에서 매일 보는 친구들과는 친하게 지냈다. 고등학교 때 친하게 지낸 친구들을 생각하면 너와 취향이 너무 다른데 늘 붙어 다녔다. 어째서 그럴까. 너는 록 음악에 심취했지만 너의 친구들은 그렇게 시끄러운 음악을 전혀 듣지 않았다. 아마도 그건 네가 친구들이 좋아하는 가요를 듣는 것도 밀어내지 않았기 때문일지 모른다. 너는 친구의 어머니를 좋아했다. 촌에서 갓 나온 수더분하고 정감 있는 충청 사투리를 쓰는 어머니였다. 그 친구와는 중학교, 고등학교를 같이 다니며 친분이 두터워졌다. 친구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다른 친구들의 부모님에 비해 나이가 더 드셨다. 내막은 잘 모르지만, 친구의 형들은 떨어져 살고 있고 전부 결혼했고 나이도 많았다. 친구는 형들을 본 적이 없고 형들의 아버지와 친구의 아버지는 달랐다. 친구에게는 누나가 있었고 막 대학생이 되었다. 너는 독서실에 다니며 독서실 카운터를 지키는 대학생 형과 친구 누나의 미팅을 주선했다. 삼 대 삼으로, 시내에 있는 마로니에 카페에서 미팅이 이루어졌다. 그 카페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이 주택으로 지었다가 여관으로 바뀌었다가 87년부터 카페가 되어서 아직 운영하는 곳이었다. 너와 친구는 다른 테이블에서 형들과 누나들이 사준 음료를 마시며 축제의 현장을 지켜보는 재미에 빠졌다. 대학생들이라 그런지 몹시 자연스럽고 자유스러웠다. 너와 친구는 카페를 나와서 놀다가 집으로 갔다. 미팅이 잘 되었는지 그날 저녁 친구의 누나는 너를 불러 저녁을 같이 먹었다. 그때 친구의 어머니는 식사를 차려주었는데 그 어머니만의 특유의 맛을 기억한다. 집마다 개성 있는 반찬과 김치의 맛이 있다. 친구 어머니는 마치 시골에서 갓 올라온 할머니 같은 모습이었다. 김치만 꺼내서 밥을 주었는데도 맛있었다. 너는 한동네에 있는 그 친구의 집에 자주 가지는 못했지만, 동네에서 어머니와 마주치면 씩씩하게 인사를 했다. 인사를 하고 서서 몇 마디 나누면 따스함이 전해졌다. 그랬던 친구의 어머니가 간암이었다. 살아생전 술도 한 잔 못 마시고, 담배도 피워본 적이 없는데 간이 망가졌다. 너는 친구의 어머니가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이 망연자실했다. 다슬기 우린 물을 구입해서 친구에게 건네기도 했다. 그러나 친구 어머니는 고통 끝에 눈을 감으셨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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