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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의 미학 : '고마워'하며 사니 좋은 점

마음이 편해지고, 주위가 행복해집니다

감사하며 사니 좋은 점   

 

전에는 종교 지도자들이 좋은 것에도 감사해야 하지만, 좋지 않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새옹지마’라는 사자성어가 갖는 깊고 깊은 의미를 이해하고, 지금 내가 가진 것에 대하여, 내가 잃은 것에 대하여 감사하는 여유를 갖게 되었습니다.     


'고마워'라고 말하며 사니 좋은 점 :    


1. 마음이 편해집니다. 어렵게 살지만 나 혼자 살지 않고 있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고,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많으니 내가 세상의 저 밑바닥에서 고독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을 갖지 않아서 좋습니다. 세상살이를 독하고, 악착같이 살아야 한다고 하는 데 그렇지 않아도 된다는 여유가 생깁니다.    

 

2. 자신감이 되살아납니다. 세상 사람들이 날 좋아하는 데 내가 날 싫어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내가 싫었던 나의 모습은 점차 사라지고, 사람들 사이에서 내가 긍정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때, 나도 내가 좋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내가 '고마워'라는 말을 할 때마다 그 소리를 듣는 상대방의 얼굴이 환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럼 그 모습을 보며 그 사람이 준 일들이 다시 생각나고, 즐거움을 다시 곱씹게 됩니다.     


3.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많은 잘못은 자기를 과대평가해서, 그래서 자기가 가져야 할 몫을 지나치게 높게 잡아서 생깁니다. 그런데 누구나 살아가면서 받는 도움은 엄청난 게 아닙니다. 주변에 아는 사람을 소개받는다든가, 밥과 술을 사준다든가, 같이 기뻐하고 슬퍼해주는 데 고마워하는 거지요. 물론 금전적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런 일은 매우 드물지요. 그러다 보면 우리는 사소하고 일상적인 일들에 감사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 작은 일들이 소중함을 알게 되고, 내가 세상을 뒤흔들 정도의 영웅은 전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4. 내 인생이 행복해집니다. 긍정주의 심리학자로 유명한 마틴 셀리그만과 그의 동료들이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으로 ‘감사의 편지’를 주기적으로 쓰게 하였다고 합니다. 손 편지는 아니더라도 이메일이나 문자 메세지를 쓰는 과정에서 내가 받은 도움을 다시 되씹는 과정을 겪으며 더 행복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당연시하지 않게 된다고 합니다. 사람은 적응력이 뛰어나 불행이나 행복에 쉽게 적응되어 그 느낌이 오래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긍정적인 일들에 너무 쉽게 적응되다보면 행복감은 금방 사라지게 되지요, 긍정에의 적응은 오히려 지속적인 행복의 적입니다. 그런데 ‘감사’가 그 ‘쾌락 적응’을 저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5. 도움을 준 사람과의 사회적 유대를 깊게 합니다. 도움을 주고 받은 사이는 당연히 유대감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독특하게도 도움을 준 사람이 받은 사람보다 더 깊게 느끼고요. 그 유대감은 서로에 더 잘해주는 선순환의 나선고리를 만들어내지요. 그 선순환이 일어나면 돈독한 유대관계가 나에게 감사할 거리를 주고, 또 그에 따른 감사가 관계를 더욱 강화시켜줍니다. 이러한 관계가 넓혀지고 깊어지면 감사하는 사람이 보다 긍정적이되어, 다른 사람의 호감을 사고 친구를 사귈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그러니 내가 감사하고 싶은 마음을 굳이 억제할 필요가 없습니다. 팍팍하면서 나의 행복과 유대관계를 증진하면 됩니다. '고마워'라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건, 나와 도움을 준 사람 모두에게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고마워'라고 말한 사람과 '고마워'라고 말을 들은 사람의 관계가 더욱 좋아집니다. 그 마음을 표현할 방법은 많습니다. 편지를 써도 되고, 이메일을 써도 되고, 진심이 담긴 껴안음으로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렇게 글로 써서 책을 내고, 나에게 도움을 준 착한 분들에게 전하고자 합니다. 어떻게 보면 나를 위함일 수 있습니다.   

  

6. 잃어버리고 놓친 것들에 대한 감사

이 글을 쓰면서 전 참 많은 것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지고 태어났던 것 중에서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욕심 때문에 스스로 차버리고, 몰라서 놓쳤던 많은 것들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놓쳤기 때문에 지킬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업을 하고 실패를 하였기 때문에 가족을 멀리 보내 기러기 아빠를 하면서 가족의 성공을 뒷받침하지 않아도 되고, 아내와 아이들과 여전히 본의 아니게 함께 할 수 있게 됨을 기꺼이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업가로서 실패하여 집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처지가 되었기에 다른 아빠들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사업을 하다가 집을 날려버렸기에 다시 엄마의 집으로 돌아와서 모시면서 같이 살 수 있게 됨을 감사합니다. 코트라를 그만 두었기에 3-4년마다 해외로 가면서 국내의 가족, 친지, 친구들과 떨어져서 사는 생활을 하지 않아도 되었기에 감사합니다. 공군사관학교를 퇴교 당했기에 더 넓고 다양한 삶을 살 수 있어 즐거웠다고 감사합니다. 이처럼 애초부터 가진 것들을 놓쳤기에 할 수 있는 감사거리가 굉장히 많이 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물건을 사면서도 ‘감사합니다’하니까, ‘돈 내면서 감사하다’고 말한다고 친구가 그러더군요. 전 앞으로도 열심히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할 거에요. 내게 도움을 준 사람들이 나의 ‘감사합니다’ 라는 간단한 한 마디로 인하여 잠시나마 행복해진다면, 그 건 또 나의 행복으로 돌아올 테니까요.


(곧 나올 도움의 미학/도움도 실력이다 의 일부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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