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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의 미학 : 모임에 불러줌을 감사하자

부르면 나갑시다 

모임에 불러줌을 감사하자



요즘 제 철학중의 하나가 누가 부르면 득달같이 나가는 것입니다. 누가 불러준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알기 때문이지요.


저는 코트라를 그만 들게 1995년 4월입니다. 그러니 그만 둔 지 20년이 넘었지요. 그런데도 아직 입사 동기 모임에 나가는 것은 물론이고, 선배들을 잘 압니다. 아, 후배들은 잘 몰라요. 왜냐하면 입사하고 3-4년이면 해외 무역관에 나가야 하니까, 그 들어오고 나가는 주기가 어긋하면 같은 회사에 있으면서 10년 동안도 못 보는 일이 허다하거든요. 그래서 저보다 3년 이후의 후배는 거의 모르지요. 어쨌거나 2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친구들을 만나는 거는 제가 그만두고 잘되거나 못되거나 꾸준히 불러주는 친구가 있기 때문이지요. 만일 그 친구가 없었다면 전 아마 지금 제가 아는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과의 교류가 끊어졌을 겁니다. 내 사업을 시작하면서 처음부터 많이 삐거덕 대었습니다. 자동차 부품으로 호기롭게 시작하였지만 그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몇 년을 헤맸지요. 그러다보니 어디 가기도 싫고, 뭐를 하기도 싫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동안 양말이 잘 되어 그런대로 먹고 사나보다 하였습니다. 그리고 또 양말이 시들해졌습니다. 그러면서 생활이 답답해졌지요. 그럴 때 어떤 동기는 현지의 양말시장 동향을 알려주고, 또 바이어를 소개시켜주려고 했습니다. 때로는 현지에서 누구를 만나려는데 샘플을 보내달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동기들이 모일 때도 여전히 불러줍니다.  제가 동기회에 갈 때는 주로 해외 무역관에 있던 친구가 국내에 출장을 오면 참가하지요. 한두 달에 한 번 정도 동기회를 합니다. 그렇게 동기 모임에서 불러주어 나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코트라 선배들의 소식도 듣고 우연히 만나기도 합니다. 이미 그만 둔지 20년이 지났는데도 가끔은 ‘지금 어느 부서에 있어?’ 라든가, ‘어느 무역관에 있지?’라고 물어보는 선배도 있습니다. 워낙 해외로 국내로 흩어져 자주 못보다 보니 저도 여전히 자신과 국내에서 만나는 시간이 맞지 않아 소식을 못 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묻는 질문이지요. 


‘무역&오퍼상 무작정따라하기’를 2006년에 처음 냈습니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김도연 총무’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BBC (경제경영서 저자 모임)이 있는데 참가했으면 한다고요. 처음에는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아직 내가 책을 냈다는 게 실감나지도 않았고, 또 저자라는 직함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릴만한 사람인지도 걱정되었거든요. 그렇지만 쭈뼛거리면서라도 갔지요. 갔더니 좋더군요. 어느 이태리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며 교류를 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2차를 가서 가볍게 맥주를 나누며 뒤풀이를 했습니다. 처음 갔음에도 별로 낯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이 모임에 꾸준히 나갔습니다. 김도연 총무도 좋았고, 김민주 회장도 좋았고, 사람들이 다 좋았습니다. 이야기하는 것도 편안했고요. 그러면서 ‘경제의 최전선을 가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당시에 가장 이슈가 되는 주제를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보는 관점으로 해석하는 책을 쓰는 데 저도 같이 참가하였습니다. 기분 좋았습니다. 한 권을 내고, 또 금방 새로운 책이 내 이름이 들어간 책이 나오니 저자가 되었다는 게 실감났습니다. 그리고 BBC의 규칙 중의 하나가 5년 이내에 책을 낸 사람을 회원으로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회원에 탈락할 까봐 또 책을 썼습니다. ‘홍사장의 책읽기’였지요. 이 책은 2008년도에 문화관광부에서 올해의 교양도서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기까지 했습니다. 이 모임 덕분에 제가 꾸준히 책을 내는 데 자극을 받았고, 지금 만나는 친구. 선배 중 많은 사람이 책하고 관련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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