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렬 상대는 고만 하자
내가 박지원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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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치 9단이다. 그건 나도 알지만 이 판에 있는 사람들은 다 안다.
그게 남들의 존경을 불러오는 단어는 아니더라도 이 판에서 나를 무시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나를 무서워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윤석렬이 나한테 대들었다.
하기사 갸도 만만치 않은 자리에 있었다. 대들만한다. 그래서 겁을 좀 주었다.
갸하고 나하고 술 많이 먹었다고, 밥도 많이 먹었다고, 그러니 너의 비밀을 내가 다 꽤 알고 있다고 모든 사람에게 말했다. 그런데 짜식이 자기는 나하고 밥먹은 적도 술먹은 적도 없다고 또 대들었다.
오잉~ 우리가 밥도 술도 한 적이 없던가?
설마~ 내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적어도 한두번은 있지 않았겠나? 커피라도.
이제 둘 중의 하나는 거짓말한다고 사람들은 생각할거다.
누가 더 거짓말쟁이라고 믿을까? 정치판 수십년, 복마전 검사 수십년.
둘 다 솔직함을 바탕으로 한 직업을 아니지. 사람들은 누구 말을 더 믿을까?
아~ 요즘들어 말빨 먹히지 않네.
그나저나 이 번 일은 어떻게 해야 하나? 그냥 뭉개? 쉽지 않겠네.
이쪽이 되든, 저쪽이 되든 선거끝나면 또 한 소리 듣겠네.
꼬리가 너무 길었나? 아니면 대상을 잘못 선택했나? 과시욕있는 젊은 것들은 양날의 칼이야.
그런데 이것 저것 많이 나와서 감추기도 어렵고~ 고민되네~
어라~
이재명이 도와주네. 암튼 우리 나라는 번갯불이 콩 구어먹을 나라야.
어제까지만 해도 온통 내 이름이 신문 방송을 도배하더니 오늘은 박지원의 ㅂ자도 보이지 않네. 좋은 건가, 나쁜 건가? 재명아, 고마워. 앞으로는 정말 앞으로 나서지 말고, 이 자리에 있는 동안 숨은 듯이 가만히 있어야지.
그런데 이 자리가 정말 답답한 자리네.
뭐, 성과를 내보여야 다음 선거에서 할 말이 있는데, 내보이면 내보이는대로 또 저쪽이나 이쪽에서 가만히 있으라고할 테이니 나서지도 못하겠네.
지난 번 청추간첩 잡은 것은 내 실적으로 떠들어도 될까? 잡은 거야, 잡힌 거야?
이러나 먼 훗날 ‘박지원 간첩 조작 사건’으로 또 비난받는 것은 아닐까?
왜 잡히려고 했고, 왜 잡은 걸까? 아, 나도 모르겠네.
그래, 이제 내 나이 80인데 뭔 더 바라겠나~
조용히 있자. 이만한 나이에 이런 자리에서 남의 돈쓰며 큰 소리치고 사는 놈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라. 나도 살만큼 살았으니 겁날 거 없다.
윤석렬이 호랑이가 되든 말든, 내가 지 꼬릴 잡았던, 지가 내 꼬릴 잡았던 이제 막판인 나하고 상대하면 뭐하겠나.
에고~ 나도 이제 털빠진 호랭이다. 조용히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