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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역과 술 비즈니스

막걸리를 북한에서 만들면 맛이 더 좋다


남북교역과 술 비즈니스


남북교역이 재개되면 북한 술과 남한 술의 교역도 재개할 것이다. 영화 ‘공작’을 보니 집 안에서 뱀이 담가져 있는 술을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혹시 다른 동물이 담겨져 있는 술도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북한 술은 남한 술보다는 독하다. 북한에도 소주가 있는데, 북한 소주는 여전히 25-28도를 유지한다. 남한은 17-19도이다. 그래서 북한 소주의 두껑은 아직도 빨갛다. 북한도 남북경협으로 경제가 발전하면 소주의 도수가 낮아지고, 레몬. 오렌지 등의 향을 첨가할 지도 모르겠다.


남북한이 민족내부 거래니까 소주도 역시 관세가 면제될 수도 있다. 일단 북한 소주가 남한으로 오는 것도 관세가 감면될 지가 궁금하다. 어느 나라든지 술은 일반적인 음료나 음식과는 다른 차원에서 관리된다. 일단 건강한 국민생활과는 거리가 있는 품목이라서 그런가보다. 보통의 경우 술은 수입관세가 낮아도 50%는 된다. 거기다 또 그만큼의 국내 소비세를 물게 되어있다. 그래서 술이나 담배는 생산비보다 세금이 훨씬 더 가격에서 비중을 차지한다. 만일 수입관세를 물지 않고 북한 술을 들여온다면 운송비를 제하고도 남한 술보다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겠다. 북한의 고급주가 남한으로 오면 맛과 향, 그리고 품질에 따라 지금의 중국의 비싼 배갈들보다 더 인기를 끌 수 있다. 중국 술은 맛도 맛이지만, 비싼 술이라는 데 방점이 두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북한 싸고 맛있는 술로 남한 마케팅의 초점이 되면 더 경쟁력이 있을 수 있겠다. 특히 북한의 담근 술들은 남한 사람들의 낭만적 향수를 자극할 수도 있게다. 영변 약산 진달래로 담근 술, 묘향산 약초로 담근 술, 금강산 약초주 등등. 몸에도 남한의 약주보다 더 좋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남한 술을 북한으로 가져가면 어떤 술이 좋을까? 일단 소주는 북한으로 가야한다. 남한에서 가장 일반적인 술이니까. 어쩌면 남한 소주는 엄청난 대량 생산으로 가격 경쟁력도 있을 수있다. 남한 술이 북한으로 반입되면 관세를 매길 수도 있다. 그럼 가격이 많이 높아져야겠지만, 만일 관세 감면의 혜택을 받고, 북한 소주와 같은 정도의 세금만 낸다면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는 게 가능하겠다. 북한에서 장수막걸리와 같은 전국구 막걸리를 생산하는 것도 좋겠다. 북한의 샘물들은 워낙 미네랄이 풍부하고 맛이 좋기로 이미 중국, 일본에도 소문날 정도이다. 술 맛의 반은 물 맛이라는데, 북한산 샘물을 이용한 술 생산도 고려해볼 만하다. 그래서 그런지 대동강 맥주가 맛있다는 소문이 이미 남한에 쫙 퍼졌다. 칭다오, 아사히맥주는 저리 가란다.


그리고 또 조심해야 할 것은 북한의 가짜 술이 나도는 것이다. 중국의 술은 애초부터 못믿을 술이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북한 술, 그 중에서 인삼주와 같은 담근 술들은 인삼이 아예 병속에 들어있으니 덜하겠지만, 맑은 액체만 들어있는 백로술같은 것들은 가짜가 나돌 가능성도 높다. 원래 우리 민족은 심성이 곱기로 하늘이 내려주었다고는 하지만, 사회주의적 마인드와 배고픎이 풀어질 때까지는 ‘양심’만을 믿어서는 안된다. 양심은 넉넉한 뱃살에서 오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북한 사람들은 남한 사람들보다 술을 적게 마신다고 한다. 술 값이 없어서. 술 집이 없어서. 추운 나라 사람들이 그렇듯이 마시면 독하게 많이 마신다. 남북교역으로 북한 주민들도 잘 살게 되면 러시아나 핀란드처럼 알콜 중독자들도 많이 생길 것이다. 수 십년동안 못했던 ‘부어라, 마셔라, 이태백이 별거냐? 술 한잔이면 나도 시 한 수~’할 날이 온다. 알콜 중독자에 대한 대책도 세워야 한다.


나도 슬슬 술 만드는 법을 배워 볼까나~
북한 사람들하고 술 장사하려면 지금의 주량을 확 늘려놔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9월에 있을 남북정상 회담에서 어떤 술이 나올 지를 눈여겨 보았다가, 독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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