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술을 선택했고, 잠을 미뤘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건강의 정의는 단순하다.
하루를 수면까지 온전히 가져가는 것.
그 하루의 목표는 오직 하나다.
잠을 잘 자기 위해 하루를 사는 것.
수면은 하루의 끝이 아니다.
하루 전체의 결과물이다.
아침에 무엇을 먹었는지,
낮에 얼마나 긴장했는지,
저녁에 어떤 선택을 했는지,
모든 것은 밤의 질로 수렴한다.
그리고 그 수면의 질이
다음 날의 정신 상태와 신체 컨디션을 결정한다.
이 루프가 반복된다.
잘 잔 하루 > 안정된 정신 > 절제된 선택 > 다시 좋은 수면.
이 단순한 구조가 쌓이면
정신적인 쾌락과 신체적인 건강이 동시에 따라온다.
나는 이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았다.
과거의 나는
하루를 수면으로 완성시키지 않았다.
대신 술을 선택했고, 잠을 미뤘다.
술은 하루를 정리해주지 않는다.
하루를 끊어낸다.
잠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회복은 일어나지 않는다.
몸은 쉬지 못하고,
뇌는 다음 날까지 불안정한 상태로 끌려간다.
나는 이걸 수없이 반복했다.
피곤한 하루 > 술 > 얕은 잠 > 더 피곤한 아침 > 또 술.
그때의 나는
이게 건강을 갉아먹는다는 사실을 몰랐다기보다
보지 않으려 했다.
술은 그 순간의 감정을 지워준다.
하지만 그 대가로
다음 날의 정신력을 가져간다.
수면의 질이 무너지면
자기 조절 능력이 무너진다.
집중력, 판단력, 감정 조절이 함께 흔들린다.
그 상태에서 다시 하루를 산다.
불안하고, 예민하고, 쉽게 무너진다.
그리고 다시 술을 선택한다.
나는 이 구조 안에서
‘쾌락을 누리고 있다’고 착각했다.
사실은 회복할 기회를 계속 뒤로 미루고 있었을 뿐인데.
지금 와서 돌아보면
술에 젖어 있던 삶은
즐거움이 아니라 회피의 연속이었다.
후회는 단순하다.
술을 마신 날들이 아니라,
잠을 미뤘던 날들에 대한 후회다.
이제 나는 하루를 이렇게 정의한다.
오늘 하루를
내일의 나에게 넘겨줄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
술은 그걸 방해했고,
잠은 그걸 완성한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쾌락을 목표로 살지 않는다.
수면을 목표로 산다.
잘 자는 하루들이 쌓이면
정신은 자연스럽게 안정되고,
몸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리고 인생의 성공이라는 건
결국 이 반복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의 문제라는 걸
이제는 안다.
그걸 알기까지
나는 너무 많은 밤을 미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