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의 적은 마음의 소리
왕 F 4살 아들과 살면 생기는 일(1)
그날도 너와 난 어린이집을 마치고 아파트 단지 내 카페에 갔지.
8월의 무더위는 동네 개구쟁이들을 모두 카페에 불러모았어.
작은 볼풍장과 방방이를 날아다니는 아이들 속에 우린 친한 친구를 발견했지.
엄마들 나이도 동갑, 아이들 나이도 동갑
그렇게 운명처럼 아이와 엄마들 모두가 친해졌달까.
친구와 이별에 슬퍼하며 너는 아랫입술이 툭 튀어나온 채 집에 돌아왔어.
너와 난 저녁으로 불고기를 먹었어.
"근데, 레몬이 엄마 살 빼서 예뻐졌더라.
엄마도 살 뺄까?"
무심코 던진 나의 말에 너는 내 심장을 100 bpm으로 올려놨지.
"엄마 지금도 예쁜데"
"음? 뭐라고?"
"엄마 살 안 빼도 돼 지금도 예뻐"
왕방울 눈망울로 나를 바라보더니
불고기를 우물대며 돌직구를 날리는 너.
이게 내가 낳은 아들이 맞나,
어디서 배워본 적도 없는 백 점짜리 멘트를 이렇게 칠 줄 아나,
아 이게 바로 진짜 마음의 소리라는 거구나.
다이어트 적은 진짜 마음의 소리구나.
아, 진짜.
나 다이어트 의욕 완전 상실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