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의 대화>

미워하는 마음

by 카르멘


오늘부터 새해 결심으로 <아들과의 대화>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작년부터 아들과의 대화를 기록해보고 싶다, 대화에서 배운 교훈을 남겨두고 싶다 생각만 했는데

'생각해야 행동한다'가 아니라 '행동해야 생각한다'는 이동귀 연세대 교수님의 말을 듣고

이마(전두엽)를 탁! 치며 바로 오늘 행동 개시합니다.


참고로 아들은 올해 오리지널 코리안 에이지?로 5살(21년생)이 됐습니다.



1월 14일 화요일의 아침.


아들 : 어린이집에 지안이가 안 오면 좋겠어!

엄마 : 왜?

아들 : 지안이 싫어. 자꾸 듣기 싫은 말 해. 기분이 안 좋아져.

엄마 : 뭐라고 하는데?

아들 : 타요타요타요타요~ 계속 말하잖아. 한 번만 하면 좋겠는데.

엄마 : 그렇구나, 그럼 "한 번만 말해"라고 해봐.

아들 : 말했는데도 그래!

엄마 : 근데 그건 지안이 마음이잖아.

아들 : 싫어. 미워.

엄마 : 그럼 미워해. 그건 준이 마음이지.

근데 지안이 미워하면 준이 마음이 불편하잖아.

지안이는 지안이, 준이는 준이야.

아들 : 근데 자꾸 선생님이 좋아하라고 해. 싫은데 자꾸자꾸.

엄마 : 그래? 선생님은 서로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어서 그러신가 봐.

준이 마음대로 해. 근데 누구를 미워하면 계속 내 마음이 불편해져.

지안이보다 준이 마음이 중요하잖아.

아들 : 그래도 미워.

엄마 : 그래? 그럼 미워해도 돼.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


5살짜리 아들만의 이야기가 아니진 않나요?

15살, 25살 , 35살, 심지어 45살에도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은 불쑥 들 수 있지요.

그건 우리 마음이니까 자유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은 우리 마음에 독이 됩니다.

그 사람이 존재하는 한, 그것도 내가 미워할 만큼 아주 가까이 존재하는 한 말이죠.

그건 그 사람 존재의 문제이니 우리가 어찌할 수 없어요. 월권이죠.


하지만 내 마음은 내 가장 가까이에 있어요.

그리고 유일하게 내가 바꿀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죠.


저도 오늘 불쑥, 회사에서 누군가에 대한 원망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1시간 정도는 그 미움이 제 마음의 주인이었어요.

일이 손에 안 잡히고, 아침에 먹었던 긍정적인 마음은 온데간데 없어졌습니다.

부정의 힘이 우리를 잠식하는 건 순식간입니다.

긍정은 비교적 천천히 우리 몸에 퍼지는데 ,

부정은 혈관에 바로 주입하는 정맥주사 같달까요?


그러다 이내 쓸데없는 방향이 아닌 쓸모 있는 방향으로 제 마음의 좌표를 바꾸려 합니다.

내 마음은 본래 나를 향해 있었는데, 미움이라는 감정 때문에 180도 정반대의 남을 향하고 있더라고요.


쉽진 않겠죠. 당장에는 쓸데없는 방향으로 자꾸 회귀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아, 또! 또!' 하고 마음의 방향을 다시 바꿔주는 거죠.

바꾸고, 바꾸고, 바꾸다 보면 그래도 1도, 2도, 3도씩 제방향으로 돌아오지 않겠어요?


내 마음이 편한 쪽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그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 쪽 말고요.


그래도 미움을 풀 수 없다면, 당분간 그렇게 둬도 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알게 되겠죠.


미워해서 뭐 하나?

그 사람이 뭐라고?

내 마음의 중심이 왜 그 사람이 되어야 해?

쓸데없다!

방향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