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버킷
출근길 듣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한마디.
"마흔 전에 아프리카 여행을 가려고요"
오.
아프리카!
기린과 사자, 얼룩말들이 사람보다 많은 대륙.
마흔 전, 아프리카, 여행이라.
부럽다.
하지만, 당장 나보고 아프리카를 가라고 한들 갈수 있을까?
나도 마흔 전인데 .
내가 마흔 전 해야 겠다고 가슴에 품고 있던 건 무얼까.
마음 편한 연애, 결혼, 아마도 출산.
그리고 목표하진 않았으나 마흔 전 사회적 성과로 과장을 달았고.
아, 요가지도자 자격증.
'마흔'을 목표한 건 아니지만 버킷 중 하나였고, 이뤘고.
가끔 요가수업도 했고, 즐거웠으니 만족!
작년 회사 복직 이후엔,
회사앞에 있는 필라테스 학원의 수업을
주2회 반드시 사수할 것! 이 목표.
현재 폭우에도 지키려고 노력중.
그리고.
39살에 생긴 갑작스러운 목표.
브런치 작가되기!
38살쯤부터 몇차례 문을 두드렸으나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그래도 마흔 전에 한번은 이뤄내야지! 하는 오기로
39살 3월 이뤘다.
지금은, 브런치북을 발간해서 진짜 '출판작가'가 40대에 되면 좋겠다는 막연한 꿈까지 품고있는 중.
이글을 쓰는 오늘은 8월 31일.
처서가 지나니 아침저녁 부는 시원한 바람에, 나도 모르게 살짝 들뜨는 중.
제일 좋아하는 계절 가을이 오고 있다.
짧아서 더 애틋한 가을.
아무튼 내일이면 9월인데.
올해가 4개월 남은 상황에서 또 내가 꿈꿀 수 있는 건 뭘까.
우선 소소하게는 단풍이 물들면
서울 성곽길을 다시 걸어보고 싶다. 친한 친구와 함께.
연애의 희로애락을 공유했던 친구와
말도 안되는 노래까지 불러가며 마라톤 거리만큼 꽤 긴 길을 걸었다.
아무생각도, 시간적 제약도 없이 걸었던 그때가.
참 좋았다.
그리고 좀 더 크게는 만 40전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도 있다.
왠지 올해 안은 불가능할 것 같아서.
신혼여행으로 가려고 했지만 코로나가 터져서 못갔던 곳.
이탈리아.
토스카나와 시칠리아를 꼭 가보고 싶다.
혼자든, 둘이든, 셋이든.
생각해보니 이탈리아 적금을 들어야겠다.
언제든 꼭 마음먹으면 갈 수있도록.
쓰다보니 궁금하다.
나와 비슷한 상황, 혹은 다른 상황의 39살 누군가는.
마흔 전 이루고 싶은게 있을까?
해보고 싶은 건 뭘까?
혹은 이뤄내야만 하는 건 뭘까?
내가 무언가 놓치고 있는게 있을까?
이글을 읽는 누군가, 39살이 아니더라도,
마흔전 버킷이 있다면 댓글로라도 좀 알려주시길.
그냥 한번 써보는 것만으로도 그꿈에 한걸음 다가가는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