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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셉킴박사 Mar 11. 2020

임신한 '직장인' 아내의 허리디스크 지켜주는 자세

과학적 근거로 아내의 임신을 돕는 남편


허리 아픈 '직장인' 아내를 지켜보는 남편



출근길 현관 앞에서 신발을 신기 위해 살짝 숙이다가 '아야'. 아내의 신음소리에 남편은 놀랩니다. 임신한 아내가 문득 '나 결혼 전 허리 디스크 때문에 고생한 적 있는데'라고 잊고 있던 과거 스토리를 꺼내놓기라도 하면 남편의 고민이 더 깊어집니다. 그런 아내에게 미안하기도 안쓰럽기도 한 남편은 반차를 내어 병원으로 향합니다.   


산부인과에서는 산전 허리 통증은 임신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이라고 위로해줍니다. 산전 운동 추천받아 열심히 따라 하지만 왜 내 아내는 더 아파하는지. 정형외과에서도 산모가 '출현'하여 아픈 허리를 잡고 대기하고 있으면, 왠지 모두의 구경거리가 된 듯합니다. 약을 먹을 수도, 주사를 맞을 수도 없고. 온전히 통증을 견뎌내야 하는 상황에 임신과 출산이 설렘보다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집으로 돌아온 아내는 푹신한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이 더 아프다고 합니다. 오히려 서있는 것이 편하다고.


내 아내의 허리를 지켜주기 위해 남편이 해 줄 수 있는 것은 없을까요?



임신한 '직장인' 아내가 아픈 이유



나켐슨 박사 (Dr. Nachemson)는 척추 디스크에 부과되는 힘을 30년 넘도록 연구해온 세계적 권위자입니다. 그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나의 아내가 하루 종일 직장에서 어떤 자세로 있는지 상상해 봅시다. 올곧게 서있는 자세에서 척추 디스크에 부과되는 힘을 [100]이라고 기준을 잡았습니다.


[인용] Spine: January-February 1981 - Volume 6 - Issue 1 - p 93-97


* [회사 의자에 앉아 있는 아내]의 허리 척추 디스크 부담은 서있을 때 보다 오히려 + 40% (140) 나 가중될 수 있습니다.


* [의자에 앉아 컴퓨터 작업 위해 숙이는 아내]의 척추 디스크 압력은 무려 +85% (185)나 증가합니다.


* [업무 보다가 허리를 살짝 굽히는 아내]의 척추 디스크에도 그 압력이 +50% (150)나 부과됩니다.


* [업무 보다가 잠깐 숙인상태에서 작은 물건 옮기는 아내]의 척추 디스크 부담은 +120% (220)까지 치솟습니다.


실제 임산부의 경우, 위의 결과보다 훨씬 더 척추 부담 (압력)이 높을 것입니다. 태아의 무게는 허리 척추에 힘을 과중시켜 디스크에 부담을 높입니다. 거기다 태아의 부피 (커진 산모 배)는 산모의 주변 근막과 근육까지 긴장을 유도해 통각 신경을 쉽게 자극시킵니다. 임신 중 분비량이 차츰 증가되는 릴렉신 호르몬도 척추와 디스크를 감싸고 있는 인대를 느슨하게 합니다. 결국, 불안정한 척추가 어긋나지 않도록 깊은 속근육은 더 굳어지게 됩니다. 어쩌죠? 피할 수 없는 몸의 변화. 방법이 있습니다. 임신이 오히려 허리 디스크 완치에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허리디스크 완치, 임신이라 가능하기도



런던의 흐린 오후. 눈물을 글썽이던 프랑스 산모가 기억에 납니다. 자연주의 출산을 간절히 원했던 예비엄마는 7개월 차에 접어들자 요추 4-5번 디스크가 다시 말썽을 일으킨 상태였습니다. 찌릿한 허리. 가끔씩 저려오고 자주 붓는 다리. 배에 힘을 주기가 부담이 되는 상태. 아기는 건강하지만 제왕절개를 추천받은 상태. 35주까지는 출근해야만 하는 상황.


이 산모의 허리 디스크는 왜 오랫동안 압력을 받아온 것일까? 왜 수분이 많이 빠지고 유약 해진 것일까? '디스크 돌출'이라는 증상의 근원적 원인은 어디에 숨어있을까? 과거 MRI와 X-ray 광선이 찾아주지 못한 원인과의 숨바꼭질. 약으로도 주사로도 수술로도 덮어놓을 수 없었던 이유를 찾아 나서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금융업 종사였던 산모는 하루 최소 5시간은 앉아있었습니다. 수분이 약 70%를 차지하는 디스크는 지속적인 압력에 취약합니. 수분이 빠져나갑니다. 몸을 움직이고 규칙적인 몸의 반동이 있으면 디스크는 유연하게 무게를 거뜬히 견뎌낼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수분을 재흡수하여 일정량의 수분을 유지합니다. 그러나 미동도 없이 컴퓨터에 몰두한 체 20분만 지나도 디스크 내 수분은 조금씩 빠르게 빠져나오게 됩니다.


업무 몰입을 통한 교감신경의 항진은 디스크 주변 근육을 경직시켜 수분 탈출을 가속화시킵니다. 동시에 주변 혈관도 축소되어 디스크로 신선한 영양공급이 줄어들고 디스크 내부 불순물 농도도 짙어집니다. 이렇게 업무 관련으로 신경 쓰다 보면 통각 신호도 무뎌져서 아픈 줄도 잘 모릅니다. 이렇게 허리와 디스크는 조용히 무너져 왔던 것입니다. 임신 중 키가 줄어드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당장 산모는 자주 일어날 것을 주문받았습니다. 회사에서 30분마다 알람을 맞추어 일어나 몸을 잠깐이라도 움직였습니다. 단지 이 작은 변화 만으로도 몸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꼈습니다. 체액의 흐름이 정체되지 않아 오히려 피곤함도 줄어들었습니다.


무거운 서류를 들어야 할 때는 배에 살짝 힘을 주고 허리 대신 무릎을 좀 더 굽혀 조심히 몸을 다루었습니다. 척추 사이 줄어든 공간은 치료 (오스테오파시 의학)를 통해 점차 넓혀졌습니다. 만성으로 강직된 근육과 경화된 인대는 디스크를 압박합니디. 산모는 임신을 하지 않았다면 상당한 치료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을 케이스였으나 오히려 임신으로 인한 인대의 부드러움을 이용해 더욱 수월하게 척추의 압박을 줄여 나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무엇보다 남편이 적극적 도움이 가장 컸습니다. 아내의 자세에 신경 쓰고 아내의 몸과 마음을 되돌려 놓는 것이 핵심이었다. 산모는 디스크 통증 '증상'을 막연히 무서워하지 않고, 원인을 '앎'으로 증상을 주체적으로 '제어'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드라마 같지만, 이후 디스크 증상은 자연스럽게 완전히 사라졌고, 편안하고 행복하게 자연출산을 했습니다. 잘 준비하는 출산은 몸의 회복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디스크 문제도. 이런 사례는 지금껏 평범할 정도로 많았습니다.





아내의 자세를 살피고 응원해 줍시다


내 아내의 허리 디스크 지켜주기


[인용] Spine: January-February 1981 - Volume 6 - Issue 1 - p 93-97

위 연구처럼,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받쳐주는 자세 (노란색 표시)가 허리 부담을 줄여주는 것을 기억합시다.


퇴근한 아내를 쉬게 해 줄 때 소파에 앉게 하는 것보다 이 누운 자세를 만들어 줍니다. 지친 아내의 다리를 의자나 쿠션 혹은 남편의 무릎이나 어깨 위에 올려  양손으로 피로가 누적된 아내의 종아리를 쓰다듬어 줍시다. 한결 편안해진 아내는 이완의 호흡을 길게 들이 마실 겁니다. '아~좋다'


연구에 보면,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들 때 허리 디스크 압력이 +50% (150)와 상체를 들어 올릴 때는 압력이 +110% (210)까지 가중됩니다. 아내의 평소 산전 운동을 지켜보며 허리에 부담이 될만한 동작이 보인다면 "여보, 무작정 따라 하지 말고 당신 몸에 맞게끔 강도와 조율해보자.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공중으로 들어 올리는 동작이 있던데 허리에 부담을 주니까 조금 줄이거나 이동작은 패스하자 "라고 조언해줌으로 아내의 산전 운동 동작 일부가 허리에 무리가 되지 않는지 살펴봐줍니다.



 아내가 회사에서 편안하게 자주 일어나는 방법을 함께 의논해봅니다. 남편은 절대 야단치듯 나무라듯 조언을 주듯 해서는 안 됩니다. 얼마나 아내가 힘들지 공감해주고 씩씩하게 잘해주어 고맙다고 해주어야 합니다.


몸에 대한 자신감이 중요합니다. 디스크로 영양분과 수분이 잘 공급되면 충분히 재생이 가능합니다. 디스크에서 빠져나오는 불순물 배출도 디스크 건강의 핵심입니다. 이 기능을 혈관과 림프관이 하게 됩니다. 이들은 허리 근육을 관통하여 지나고 척추뼈에 밀착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산모든 허리에 손을 얹고 일어서 서든 앉아서든 자주 (최소 30분 간격)  원을 그리듯 허리를 돌려주면 이들의 순환이 상당히 향상됩니다. 디스크 예방과 재활까지 가능합니다. 간단해 보여도 실천이 꽤 어렵습니다. 남편이 직장에 있는 아내에게 자주 메시지를 보내며 응원을 보내줍니다.






긴 내용 간단히 정리하면, 앉는 것이 서있는 것보다 허리에 압력을 더 가중시킨다는 것입니다. 임신한 직장인 아내가 자주 일어서도록 응원해 주어야 합니다. 일상생활 속 습관적 규칙적 몸의 움직임이 건강한 허리 디스크의 핵심. 남편의 관심과 보살핌이 아내의 디스크를 지켜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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