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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준원 Sep 28. 2020

내가 싫으면 남도 싫다

소셜 무브먼트 프로젝트 티저

살면서 일찍이 혹은 자주 심지어는 매일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에게 놀라고 불쾌감을 느끼신 적이 있나요?

가까이 다가온 상대가 도리어 놀라고 불쾌해할까 봐 애써 태연한 척하며 가만히 참은 적이 있나요?

가까이 다가온 그 사람 때문에 놀라고 불쾌감을 느낀 자신을 오히려 책망하신 적이 있나요?

당신은 정말 유별나고 예민한 사람인 것일까요?


타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가 상대가 놀라고 불쾌해하며 물러서는 일을 당하신 적이 있나요?

그가 불쾌해한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애써 무시하고 오히려 더 다가간 적이 있나요?

가까이 다가갔을 때 놀라고 불쾌해하는 사람 때문에 도리어 놀라고 불쾌한 적이 있나요?

상대는 정말 유별나고 예민한 사람일까요?


우리는 누구나 두 경우를 모두 경험해 보았을 것입니다. 그것도 반복적으로 말이지요. 누군가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면 그 사람이 낯선 사람이라면 말할 것도 없겠지만, 잘 아는 사람이라도 상관없이 놀라고, 불쾌하고, 족쇄가 채워진 듯 몸을 움직이지 못하겠는 괴로운 기분에 갇히기 마련입니다. 당신이 그런 방식으로 타인에게 다가갔다면 상대가 낯선 사람이라면 말할 것도 없겠지만, 잘 아는 사람이라도 상관없이 그 사람은 놀라고, 불쾌하고, 족쇄가 채워진 듯 몸을 움직이지 못하겠는 괴로운 기분에 갇히기 마련입니다. 


공자는 己所不欲勿施於人(기소불욕 물시어인)이라고 하였는데, 해석하면 내가 당하기를 원치 않는 행동을 다른 사람에게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사람들은 불합리하게도 자신이 당할 때는 불쾌해하면서도 자신이 타인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고서는 이리저리 합리화를 잘하는 편입니다. 군자는 타인에게 자주 부당한 대접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행동은 남에게 부당한 것이 되지 않도록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이겠지요. 그러니 다른 사람 탓하지 말고 나부터 타인의 공간을 존중하고 만나는 모든 사람과 신체적 거리를 유지해야 해야겠습니다. 



사람에게 몸보다 큰 침대가 필요한 것은 뒤척이지 않고 가만히 잠을 잘 때도 신체 주변에 그 정도의 공간을 비워두어야 마음이 안정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신체 주변을 비워두어야 정상적인 심리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루 중 언제라도 타인이 자신의 신체 가까이 접근하는 것은 그 사람이 자신이 누워있는 침대에 들어오는 일과 같습니다. 서로 몸이 닿지 않는다고 침대를 나누어 쓰시겠습니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신체보다 넓은 공간을 점유하고 비워두어야 할 필요와 권리가 있습니다. 이것을 인격공간이라, 그 권리를 인격공간권이라 부르기로 합니다. 이것을 인격공간이라 하는 이유는 비워진 그 공간 안에서 사람은 자유롭게 사고하고 움직이고 타인으로부터의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자신의 인격을 스스로 지켜낼 여지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자신의 의사에 반해 타인이 이 공간을 침범하고 머무른다면 그동안은 자신의 의사표현과 행동을 스스로 결정할 평화로운 심리가 깨어져 버리고, 자신의 인격을 스스로 구사할 권리가 유린된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남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상대의 인권을 유린하는 사람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여 그 사람의 인권을 보호하는 사람 중에서 당신은 어느 쪽을 택하시겠습니까? 신체적 거리 유지는 이웃의 인권을 보호해 주는 사랑의 실천입니다. 이렇게 쉽고 간단한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을 일찍이 들어 본 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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