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15일, 3일째입니다. 오늘은 한결 좋습니다. 핸드마이크가 준비되었기 때문입니다.
새벽 2시,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신논현역 1번 출구 옆에 서명테이블을 설치합니다. 오늘은 뭔가 특별한게 또 있습니다. 바로 근처 식당 주인께서, 좋은 일 하느라 고생한다고 뜨거운 생강차를 큰 온수통 가득 2통이나 담아줬기 때문입니다. 이 핸드마이크 역시, 그 분의 정성으로 생겨난 겁니다. 아...정말 우리는 왜 이리도 인복이 많은 걸까요?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요? 그 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터무니 없는 현실: 권익운동에 나서게 만듭니다.
이젠 정말 모든게 준비 끝입니다. 열심히 호소하고, 열심히 서명 받으면 될 일입니다.
핸드마이크를 잡으니, 문득 옛날 생각이 납니다. 아...몇십년이 지났건만, 다시 이 짓^^을 해야 하다니...
정말 조용히 잘 살려했건만.... 팔자일까요?
이 대리판의 터무니 없고 무도한 현실이 많은 사람들을 대리 권익 운동에 나서게 만듭니다. 권익 운동이라는게 특별한게 아니고, 우리 삶의 잘못을 헤쳐나가려 하는 작은 몸부림에서 부터 시작되는가 봅니다.
식당 주인 아주머니, 특별히 좋은 걸로 사 주신거 같습니다. 조금만 말을 해도 주변이 쩌렁쩌렁 울립니다. 신납니다.
"기사들이 뜯긴 벌금, 똥콜 되어 돌아옵니다. 똥콜되어 기사들 목을 더욱 조입니다..."
좋습니다. 떠들만 합니다.
" 밤길을 헉헉대며 걷고 뛰며 어렵게 살아가는 우리들이지만, 정당한 노동으로 정당하게 버는 자부심은 가지고 삽니다....세상의 양심과 상식에 호소 합니다. 벌금 갈취 행위는 불법적인 강도짓입니다..."
빙 둘러선 기사님들, 간간히 옳소 하는 말과 박수 소리도 들립니다. 이것이 정녕 핸드마이크 덕분입니다.
핸드마이크의 힘, 썩은 미소의 힘 ^^
찌렁찌렁 울리는 마이크 소리는 많은 기사들에게 울림을 주나 봅니다. 많은 분들이 서명하십니다.
하지만 역작용도 있습니다. 한참 떠들고 있건만, 경찰들이 나타납니다. 자꾸 내 손을 붙잡고 말립니다. 민원이 들어왔다나 뭐라나. 우려했던 일이 벌어집니다. 하지만 주저 할 수는 없습니다. 경찰이 아니라 누가 나타난다 해도, 우리들의 정당한 목소리에 힘이 빠지면 안됩니다.
타협을 합니다. 살짝 눈웃음으로 대신하고 고개를 끄덕여 줍니다. 썩은 미소입니다. ^^
그 썩은 웃음, 경찰 나으리도 알아본 듯, 사라져 주십니다.
조금 후에는 셔틀사람들이 다가 옵니다. 시끄러워서 영업에 방해 된다고 항의 합니다. 역시 썩은 미소가 통합니다. ㅋㅋ
이 모든게 성능 좋은 핸드마이크 덕분입니다.
대비를 하긴 해야 할 겁니다. 썩은 미소로 통하지 않을 짓들도 벌어질 수 있는 거니까요.
또 다른 일등 공신: 뜨거운 생강차
날씨가 추워졌습니다. 하지만 어느 기사님이 강제로 떠넘겨 주시는 성금에, 이쁜 미소로 건네주는 여인의 몇만원에, 우리 동료들 추운줄도 모르고 열심 입니다. 주변의 붕어빵 아줌마, 트럭장사 아저씨, 구두판매 사장님, 우리가 건네는 뜨거운 생강차 한잔에 미운 마음이 풀어지나 봅니다. 그간 우리들 때문에 시끄럽고 성가신 일 많았을텐데요.
그 큰 생강차 한통이 금방 사라집니다. 급히 식당으로 달려가 한통을 더 구해 옵니다. 오늘 우리 활동의 일등 공신은 핸드마이크와 생강차입니다.
업자에게 뜯긴 벌금, 똥콜 되어 돌아온다
대리업자들은 기사장사에 열중입니다. 20퍼센트나 되는 콜비로도 안되는 건지, 기사들을 잔뜩 모아 보험료 갈취니, 벌금 갈취니, 그게 본업인 사장님도 있답니다. 그 돈이 대단하답니다. 하긴 기사 100명이면 한달 거의 6-7백만원은 거뜬히 삥 뜯을 수 있는 거니까요. 기사수가 많을수록, 대리회사 사장님, 돈을 버는 구조입니다.
결국 업자들은 많은 기사들을 모으기 위해, 차수를 유지해야 하고, 이를 위해 천상 똥콜로라도 많은 오더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로 인한 손실은 든든한 보험금 갈취와 벌금 갈취로 대신할 수 있는거니까요.
벌금 갈취, 기사가 뜯기는 벌금 액수도 문제지만, 결국 똥콜과 불법적인 강도짓의 원흉이 됩니다. 업자들에게 뜯긴 벌금, 똥콜로 돌아와 우리 기사들의 목줄을 더욱 조여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정말로 벌금 갈취를 막아내야만 하는 절박한 이유입니다.
다시 한번 외쳐 봅니다.
"대리기사 벌금 갈취 즉시 중지 하라!!"
즐거운 뒷풀이
새벽 4시 넘어 뒷풀이 시간입니다. 현장에서 애써주신 기사분들이 여럿 참석하십니다. 아...현실은 정말 역동적입니다. 어떤 분은 목에 푯말을 걸고 역주변을 돌아다니며 일일히 서명을 받겠다고 제안을 하고 다짐을 하십니다. 어떤 분은 인터넷 활동을 책임지겠다는 다짐을 하십니다.
아..이러다 정말 큰일 나겠습니다. 까딱하면 참가자가 넘쳐나, 그 수를 세우느라 밤을 새워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까딱하면 우리는 1주일이 아니라 한달, 일년간을 활동하며 매달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아주아주 행복한 미소를 가득 머금고 말입니다.
이날 자리에서, 1주일간의 서명 활동이 끝난 후 모임의 성격과 구성에 대해 논의하기로 하였습니다. 수요일 밤, 목요일 새벽의 서명 활동을 기약하며 정리합니다.
1. 기간: ~ 2.18일(토) 새벽 4시까지
2. 장소: 강남 신논현역 2번 출구 옆
3. 시간: 매일 2시_4시(시간 변동 가능합니다.)
많은 참여와 격려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