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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용 Feb 12. 2017

[협동조합 자료1]대리운전 협동조합

1. 대리운전시장과 협동조합

[협동조합 자료 1.] 대리운전협동조합 - 근로대중의 새로운 지평



 ( 자료의 차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면관계상, 그리고 시일이 많이 경과하여 불적절한 부분은 수정/삭제하고 일부 자료만 올립니다. )


    1. 대리운전시장과 협동조합

    2. 협동조합운동의 성공을 위한 담론

    3. 올해는 협동조합의 해, 대리운전협동조합의 의미

    4. 협동조합법 소개, 법 제정의 의미

    5. 대리운전협동조합 결성과 발전의 구체적 방도

    6. 협동조합운동 관련 자료들-프레시안 기사 등

     * 전국대리운전협동조합 연합회, 그 출발을 위한 구체적 고려사항(토론자료)



 제가 대리판에 입문한지도 '꽤' 됩니다. 보험료 횡령, 벌금제도, 락제도, 상황실의 일방적이고 무도한 풍토 등을 보면서, 그리고 한심한 수입과 고된 노동을 겪으면서 실망과 절망에 빠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편 다른 희망을 발견하곤 다시 몸을 추스립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대리판이, 힘 없는 기사들이 힘을 합쳐 협동조합운동을 할 수 있는 적합한 현장이 될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협동조합이란 본래, <경제적으로 어렵고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사람들이 뜻을 같이하고 힘을 한데 모아 스스로 자신들의 처지를 개선하고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든 경제조직>이며 <조직이 자발적이고, 운영이 민주적이며, 사업활동이 자조적이고, 경영이 자율적>입니다. 경제활동의 목적이 조합의 이윤 추구에 있지 않고 조합원에게 봉사하는 데 있다는 점에서 주식회사와도 구별됩니다.


협동조합을 노동조합과 비교했을 때는 둘이 모두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과 권익 옹호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자체적으로 자본을 마련하여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사업활동을 벌이고 있는 데 반하여, 노동조합은 단순히 임금투쟁이나 노동조건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둘의 차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협동조합은 비단 조합원에 대한 봉사 이외에도 정부의 손이 미처 미치지 못하는 분야에서 시장경제의 상도덕 재건(商道德再建)과 경제질서 회복에 이바지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발전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그렇다면 이러한 협동조합의 정신과 실체가 우리 대리판에서 가능하고, 가장 적합한 조직운동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봅니다.




1. 대리운전시장과 협동조합


1) IT 등 기술의 발전은 대리판의 새로운 시스템을 요구합니다.


 흔히 'IT강국 대한민국' 이라고 합니다. 우리 대리판의 시스템 역시, 하는 일이 단순 무식하고, 몸으로 때우기 일쑤의 고된 일이지만, 그 운영 체계는 어떤 다른 분야의 그것 못지 않은 첨단의 IT 시스템이 도입된 것입니다. 


술취한 손이 상황실에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면, 상황녀는 컴퓨터의 프로그램에 오더 내용을 입력하고, 대리기사는 피뎅이에 로지니 아이콘이니 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오더 콜, 가상전화번호를 통해 손과 연락을 취한 후 업무를 수행합니다. 위성에서 쏘아대는 GPS를 통해 손과 기사의 위치가 추척되고 거리가 측정되어, 자동배차니 하는 수단으로 오더가 완성됩니다. 대리기사는 운행을 완료한 후, 피뎅이의 프로그램을 통해 완료버튼을 누르고, 자동으로 자신의 가상계좌에서 미리 입금된 충전금이 회사의 계좌로 이체됩니다.


이 과정들은 첨단의 스마트폰, 각종 컴퓨터 솔루션, 인공위성이라는 최첨단 시스템과 기기가 동원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앞으로 이 대리판 시스템의 발전상은 어떠할까요?


그 해답은 이미 나대리니, zcall이니, callmu니, m2msys니 하는 스마트폰을 통한 고객-기사 직거래시스템에 있습니다. 로지니 아이콘이니, 현재의 오더 프로그램들은 손과 기사를 이어주는 중간 상황실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이미 발달한 IT 수준은 그런 '원시적'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아도 될 만큼 발달했습니다. 


즉 술취한 손은 자신의 스마트폰의 어플을 열어 자신의 조건과 주문에 맞는 기사를 직접 선택하고 기사와 일대일 문자, 혹은 통화를 통해 만나서 자신의 차를 타고 무사히 도착지에 도착하는 것입니다. 기사는 어플을 통해 자신의 위치와 업무수행 조건(예컨데, 강남에서 영등포까지는 얼마에 운행할 수 있다는 등의 희망사항.)을 미리 등록해 놓고, 자신을 선택한 손과 직접 만나 운행을 수행합니다. 

이 과정 어디에도 상황실, 상황녀가 끼어들 여지는 없습니다.



스마트대리운전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 모 회사의 시스템 설명도입니다.


                                                    어느 스마트어플의 초기화면입니다.(고객용)



이것이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지금 우리 기사들이 고통 받고 있는 전화방의 횡포, 소속회사의 강도짓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불필요한 중간관리와 중간 착취구조에서 해방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당한 락제도와 불필요한 벌금문제가 끼어들 여지가 없습니다.(이는 물론 운영상의 조작도 가능할 겁니다.)


이것은 물론 가능성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별도의 세례가 주어져야 합니다. 사실 이러한 어플들은 새로운게 아닙니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논의를 해온 사람들, 업체들도 있었고(이 이야기는 나중 다시 합니다.), 1577과 같은 대형 대리회사들 역시 이 시스템을 보유하면서 여러 모색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1577같은 대리판의 메이저업체는 이를 전면 도입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로지, 아이콘, 콜마너등 대리판의 메이저 프로그램사들 역시 마찬가지겠지요. 이러한 대형업체들은 그들의 기득권을 활용, 누구보다도 먼저 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인데, 왜 그들은 첨단과학기술이 가지는 선점효과를 무시한 채, 이 시스템 도입을 주저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지금의 대리시스템에서는 그의 도입을 전면 거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만약 기사-고객 직통시스템을 도입한다면, 그 많은 상황실은 다 문 닫아야 될 것입니다. 상황실을 통해 기사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업체들 역시 문을 닫거나 대폭 축소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한 그래가지고는 기사통제를 통해 이득을 극대화하는 현 시스템이 돌아갈 수 없는 것입니다. 아니 대리판 전체가 운영이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둘째, 대리기사에 대한 관리와 감독을 위한 중간단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이외에도 현재 대리오더 주문방식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취객등이 어플을 작동하여 주문하는 방식이 아직은 익숙하지도, 편리하지도 않기에 보급에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지금의 대리판 운영체제 하에서는 발달된 시스템의 도입에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현 썩은 대리판체제가 기술의 발달. 보다 합리적이고 적절한 제도의 도입을 가로막는 족쇄가 되고 있는 꼴이죠. 


2) 근로대중의 확장된 지평입니다.


  기사카페에 가 보면 흔히 이런 글들이 쓰여져 있습니다. "...까짓거 우리 기사들도 돈을 모아 대리회사 하나 차리자. 서로 운행하면서 오더도 만들어 보고..."


그렇습니다. 우리가 로지사니, 아이콘이니, 양아방이니...이런 업체들의 불량하고 무도한 횡포에 시달리고 맞서 싸우고, 차라리 그러지 말고 기사들이 힘을 모아 십시일반, 기사 중심의 대리업체를 차리자는 '소박한' 꿈입니다.  우리 기사들은 복잡한 이론 이전에 이미 알아차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 대리시장, 기사들이 힘을 모으면 굳이 불량업체들의 횡포와 착취에 시달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대체로 전국에 대리업체는 9천개니, 1만개니 합니다. 그 정확한 숫자는 어느 누구도 모르지만, 현존 업체 중 일정 규모 이상의 업체들은 극소수라는 것은 압니다. 실제로 기사수 100명 이상의 대리업체들이 과연 몇개나 될까요?  1인 사장, 지사창 사장, 소수의 영세한 업체 운영자 등이 절대 다수입니다.  이미 이 대리시장은 극소수의 업체를 제외하곤 사용자와 운행기사의 경계가 허물어진 지 오래입니다. 법적 구속도 없고, 특별한 기술이나 큰 자본 없이도 웬만한 경험과 인맥만 있으면 쉽게 업체를 차리고, 그러다 망하고, 이런 일들이 수없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보험료 갈취 문제를 항의하려고 앞장 서는 권익운동가들이 소속사로부터 업무정지 당하는 횡포를 보곤 합니다. 그 회사의 부당함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하지만 알고보니 그 권익운동가의 소속회사는 서너명 직원의 영세업체, 그 사장도 밤이면 몸소 운행을 뛰는 사장겸 대리기사입니다.  그 사장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연락이 오고, 보험브로커로부터 항의가 들어오는 등, 일개 영세업체로서 감당하기 힘든 겁부터 나기에 이름만 걸쳐놓고, 기껏해야 한달 몇만원 수입밖에 올려주지 못하는 이 권익운동가를 잘라버린 겁니다.   그래도 부당한 횡포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하지만 그 회사에 대해서 아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소속회사 사무실이 어디 있는지조차 모릅니다.  전화와 팩스로만 운전면허증 등 몇개 자료를 확인하고 전송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가의 횡포'에 맞서는 '노동 계급의 가열찬 투쟁'이 얼마나 가능한 일일까요?

1577-1577, 이런 대형 업체 소속의 기사들은 굳건한 노동조합을 세워서 자본가에 맞서는 노동운동을 좀더 알차게 진행할 수 있을까요?


노동운동과 협동조합운동은 상호 대립적 관계가 아닙니다. 오히려 노동조합이야말로, 기사권익운동의 확장된 지평으로 협동조합운동을 활용하는 지혜를 가져나가야 합니다.  개개 지부단위의 한계를 뛰어넘어 예컨데, 민노총이건 한국노총이건, 연맹차원에서 대리운전협동조합운동을 자신들 사업의 일환으로 삼아 대중운동의 지평을 넓혀나가고 노동운동을 한단계 풍부하게 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3) 개인연합


개인연합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기사가 자기 주변의 지인들을 자기 고객으로 끌어들여, 자신의 대표번호를 상황실이나 업체 사무실에 물려놓고 지인들의 오더를 받아 그 중간 수수료를 먹는 방도입니다. 과정에서 상황 업무를 대행해주는 전화방에 수수료 5% 정도를 지불하고 나머지 15%의 콜비를 먹는 방식이지요. 혹은 독자적으로 로지사 등에 등록하여 자신이나 마누라 등이 상황실 업무까지 보면서 작은, 혹은 이동식 상황실을 꾸려나가는 방식입니다. 


기존의 썩은 사회 구조 속에는 스스로가 자신을 부정하는 사회 변혁의 새로운 씨앗이 담겨있다 합니다. 

각종 부조리와 불합리, 비열한 강탈구조로 썩을대로 썩은 이 대리판에서, 우리가 꿈꾸는 대리기사협동조합의 원시적인 형태가 개인연합이라는 모습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즉, 힘 약한 기사들이 주변의 관계를 이용하여 기사이자 영업주체로 활동을 하고 독자적 솔루션(프로그램)을 통해 협동조합 체계를 갖춰 공생의 사회운동을 펼쳐가는 것, 이것이 대리기사협동조합의 본 모습인 것입니다.

하지만 유사해보이는 개인연합과 대리기사협동조합, 진정한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요



                                                                   (2편으로 이어집니다.^^)



2012. 11



*출처:대리기사 싱싱뉴스 31호 http://cafe.daum.net/wedrivers/6s0h/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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