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삭스는 가즈아!를 외치는데 왜 불안할까

2026년 ‘불장’ 한국에 땔감을 더 얹어주는 골드만 삭스

by kay

https://youtu.be/dU1evShSgbo

골드만 삭스의 에나 하토리씨는 한국 주식(특히 코스피200)을 '세계 최고 성과급 시장'이라며, 2026년에도 상승 여지가 있다고 말한다.


핵심 논리는 간단하다. (1) 이미 많이 올랐지만 (2) 바뀌는 구조가 있고 (3) 아직 ‘리레이팅’ 여지가 남았다는 것.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아, 골드만 삭스의 의견이 그러시다니, 안심하고 더 사면 되겠네”로 해석하면 크게 후회할 거라고 판단한다.


국장 투자해 본 사람이라면 잘 알테고, 겪어본 사람도 많을거다. 국내 증시는 ‘논리’가 이길 때도 있지만, ‘열기’가 논리를 짓밟는 속도가 더 빠를 때도 많았다. 사실, 아아아주 많았다.


(1) 골드만이 말하는 “상승의 이유”

1) 2025년에 코스피200이 +95%였다. 주도는 AI/반도체/방산

코스피200이 2025년에 약 95% 상승했고, 랠리가 AI·반도체 중심으로 ‘집중’됐다는 취지로 한 발언이다.

여기까지는 사실관계 자체가 핵심이 아니라, “이 정도 올랐는데도 더 간다”는 말의 전제가 되는데, 이게 좀 애매하다.


국장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맞아. 올랐지.” 그런데 바로 다음 문장이 따라붙는다.

“그래서? 그게 ‘안전’해? ‘과속’ 아니야?”


한국 시장에서 ‘집중 랠리’는 늘 양면이다. 선두 업종이 끌고 가면 지수는 예쁘게 나오는데, 그 순간 시장은 아주 얇고, ‘한 번 꺾이면 엄청 빨리’ 꺾인다.


2) 코리아 밸류업: 지배구조/주주환원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게 골드만삭스의 주장의 핵심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한국 정부 및 정치권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없애겠다며, 기업들에 주주친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상법 개정 등 소수주주 보호·이사회 의무 확대 같은 움직임에 관한 기사는 Reuters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국장 투자자의 입장으로는, 밸류업이 '방향성'인 건 인정한다. 그런데 슬슬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래서 그게 ‘진짜 강제력’ 있긴 하나?”


밸류업은 전에도 ‘구호’로는 있었고, 시장이 원하는 건 구호가 아니라 숫자(배당성향, 자사주 소각, 지배구조 변화, 자본배치)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늘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에 시장은 먼저 달려가서 먼저 다친다는 게 문제지. 밸류업이 충분히 엄격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잖아.


3) 배당 세제: 배당소득 과세를 낮춰 배당을 유도한다

배당 과세 완화는 실제로 진행 및 합의 보도가 있다. 기사에서 배당소득 과세 최고세율을 30%로 낮추는 합의를 보도했고, 이후 세부 설계(분리과세 등)도 이어서 보도되었다.


그러니까, 배당세제는 호재 맞는데, 나는 여기서 신난다기 보다는 의심이 먼저 들었다.


우선 이게 대체로 조건부 호재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배당이 늘어도 기업이 그들만을 위한 그들의 방식으로 주주를 대하면(언제나 그렇듯이), 가령 자사주를 ‘보유’만 하고 ‘소각’은 안 하고, 지배구조를 그대로 둔다던가..많이 듣던 얘기 아닌가?


시장이 기대하는 리레이팅은 반쪽짜리일 수 밖에 없다. 즉, 배당세제는 “불쏘시개”일 수는 있어도, 뭔가 확실한 결과를 유도한다는 판단은 유보해야 한다고 본다.


4) 여전한 저평가, PBR 1배 미만 기업 비중이 한국은 유난히 높다

일본거래소그룹(JPX) 자료는 PBR<1 비중을 일본(TOPIX500) 43%, 미국(S&P500) 5%, 유럽(STOXX600) 24%로 비교한다. 골드만 삭스에서도 [한국 기업의 상당수가 P/B 1 미만]이라는 말에 힘을 준다.


이거야 말로 국장 투자자들이 한 두번 속아본 게 아니지 않는가. 사실 안 속아본 투자자가 있을지 의문일 정도로. '아직 싸다' 말은 쉽지. '어째서 아직까지 싼 것이냐'는 질문에 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저PBR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장이 수십 년 동안 학습한 ‘구조적 할인’의 가격표라고도 볼 수 있다. 밸류업이 이 할인표를 진짜 떼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그 관건을 두고 시장이 '확인'이 아니라 '선반영'을 먼저 해버리는 순간, 많은 투자자가 불행해지고, 한강은 따뜻해진다.


5) Dry powder: 외국인·국내 모두 아직 포지션이 가볍다

골드만 삭스는 영상에서 'foreign,domestic ownership is light ... dry powder'라는 말까지 쓴다.

즉 “아직 안 탄 돈이 많아서 더 들어올 수 있다”는 얘긴데, 과연 그럴까? 난 오히려 불안한데?


(2) 내가 보는 2026년 초 한국 시장: dry powder는 개뿔, 화약고다. 그것도 조만간 터질 것 같은


골드만 삭스는 '아직 안 들어온 돈'을 이야기하는데, 국내 증시에는 이미 돈이 충분하게 많이 들어와 있고, 그 중 일부는 빚이다. 이게 바로 나의 불안의 근원이자 핵심이다.


1) 투자자 예탁금: '대기자금'이 90조가 뉘집 애 이름도 아니고...

금융투자협회 집계 기준으로 2026년 1월 초 '투자자 예탁금이 90조원을 처음 돌파(92조8537억원)'했다는 보도가 있다. 예탁금은 말 그대로 '증권사 계좌에 앉아 있는 대기자금'인데, 이게 이렇게 뛰는 건 보통 시장 열기가 지나치게 과열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https://www.chosun.com/economy/money/2026/01/12/2YPDH6PYLFD4ZMUS6XE2U6EE6A/?

근데 골드만 삭스는 이 현상을 '오, 들어올 돈이 있네.'로 보는것 같다.


아녀, 그게 아니란 말이여! '이미 대기실 꽉 차버렸는데, 이런 경우 보통 문제는 출구도 같이 꽉 막힌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2) 신용융자: 빚투가 '역대 최대'

2026년 1월 초 신용융자 잔액이 27조7963억원으로 역대 최대라는 보도도 있었다. 이건 '추매 여력'이 아니라, 하락장에서 반대매매 뻥뻥 터질거라는 예고탄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https://www.mk.co.kr/news/economy/11931451?utm


국장에서 레버리지는 언제나 [상승장에선 엔진, 하락장에선 곡소리]로 작용했다.


3) 증권사들이 대출을 잠그는 장면이 나왔다

일부 증권사들이 '신용공여 한도에 도달'했다며 증권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뇌에 힘 딱 주고 정신차려야 한다.


골드만 삭스는 'dry powder'를 말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우리 한도 찼다. (우리도 살아야겠으니) 잠깐 멈춘다'라는 말로 봐야한다.


4) 은행 대기자금이 빠져나가는 속도

5대 은행 요구불예금이 일주일 만에 약 28조원 가까이 감소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2K7598OVTF?


뭐 설마 전부 100% 주식으로 갔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위험자산으로의 머니무브가 강하다는 신호로는 읽을 수 밖에 없다.


이걸 긍정 마인드로 '오, 기쁘다 유동성 오셨네' 할게 아니고, “엑시트 기회는 줄어드는데 뭔 사람들이 단체로 뛰어들고 있네'라고 위기감을 느끼는게 정상 아닐까?


(4) 그럼 골드만이 틀렸다는거냐? 아니, 그건 아니지.


국내 정책 방향이 주주친화로 움직이는 건 사실이고, 배당세제도 손을 대고, 저평가 영역(PBR 구조)은 숫자로도 설명된다. 다만, 골드만 삭스는 한국 시장 특유의 '열기, 레버리지, 군중심리' 를 너무 띄엄띄엄 본다는게 문제다.


내가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골드만 시나리오가 성립할 수 있는 조건은

ⓐ 밸류업이 '선언'이 아니라 '기업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 배당세제가 '기사'가 아니라 '세후 수익률'로 드러나야 한다.

ⓒ 외인과 기관 자금이 레버리지와 무관하게 꾸준히 받쳐준다.


하지만, 예탁금이 불어나고, 신용융자가 불어나고, 증권사가 대출을 잠그고, 은행 대기자금이 빠지는 속도가 빠르면 '더 들어올 돈'이 아니라 [한 번에 빠져나갈 수 있는 돈]이 된다는 사실이다.


국내 증시는 언제나 이런 패턴의 반복이었다. 상승장의 연료는 '낙관'이지만, 기폭제는 천재지변을 제외하고 거의 언제나 레버리지였다.


(5) '상승'으로만 볼 게 아니라 '그 상승의 대가'를 보아야 한다.

골드만 삭스는 motive도 있고, means도 있다. 그러니 더 갈 수 있다고 해맑게 얘기하는데, '동기와 수단'이 있어도, 시장이 먼저 미쳐버리면, 동기와 수단은 ‘정상적인 상승’이 아니라 ‘변동성’으로 공격당할 것이다.


2026년에 코스피가 더 오를 가능성을 부정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가능하다'와 '지금 이 가격에, 이 열기에서, 이 레버리지로'라는 관점에서 낙관하는 것을 경계하는 것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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