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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Dec 16. 2016

Eachine QX, 미니 레이싱드론의 왕좌를 노린다.

좀 더 다이나믹한 미니레이싱드론을 즐기고 싶다면?

이젠 단풍도 거의 떨어져 가고 있습니다. 이빨이 찬바람에 딱딱 부딪치는 계절, 하얀 눈 위를 매끄럽게 나는 아름다운 드론을 상상해 봅니다. 그리고 추위에 부들부들 떨고 있는 자신이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추운 겨울에도 즐길 수 있는 드론입니다. 지난 주 겨울 비행 대안으로 소개드린 미니 레이싱 드론,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미니 레이싱 드론 1편 : TINY WHOOP


1편에 소개해드린 Tiny Whoop은 처음 드론을 접하는 분들에게 적합한 기체 입니다. 하지만 이미 레이싱 드론을 가지고 있거나 레이싱 드론 입문을 각오하고 계신 분들에게는 조종기가 맞지 않아 원하지 않는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좀 더 강한 출력과 아크로바틱 비행을 원하신다면 Tiny Whoop은 조금 불만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좀더 다이나믹한 비행이 가능하고
쓰던 조종기로도 날릴 수 있는 다른 제품은 없는 걸까요? 


오늘 소개해 드릴 Eachine QX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X90 사진=http://www.eachine.com



Eachine의 QX 시리즈, 짝퉁에서 오리지널로


Eachine의 미니 레이싱 드론을 살펴보기 앞서 Eachine에 대해 알아봅시다. 중국의 Eachine은 포화 되가는 완구형 드론 시장에서 배면 비행이 가능한 H8 라는 미니 드론으로 주목 받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95급 크기에 DC 모터를 사용한 드론이었는데 순간적으로 프로펠러를 반대 방향으로 회전시켜 거꾸로 뒤집힌 상태로 비행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버튼을 누르면 뒤집힌 상태로 비행이 가능한데 버튼 하나로 동작하는 완구형 드론의 플립(Flip) 묘기처럼 재미있기는 하지만 배면 비행을 연습한다든지 3D 비행을 배운다든지 하는 기체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지금도 완구형 드론으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미니드론 H8은 어떤 드론일까요?

Eachine의 H8. 사진=http://www.eachine.com

Eachine이 레이싱 드론계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던 것은 Racer 250을 출시하면서 부터 입니다. 이름처럼 250급 레이싱 드론이었는데 이 제품이 큰 인기를 얻은 것은 조종기와 FPV 카메라에 FPV 모니터까지 세트로 360불의 가격으로 모두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성능이나 견고함은 잘 모르겠고 조립에 대한 고민 없이 저렴하게 레이싱 드론에 입문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크게 주목을 받았습니다. Eachine은 Racer 250의 성공으로 220급, 180급의 RTF 제품을 계속해서 출시하여 입문자를 끝없이 유혹하고 있습니다. 레이싱 드론에 입문하고 나면 대부분 새로 구입하게 되어 이중 지출이 발생한다 해도 말입니다.


 Racer 250 세트, 이것을 사면 레이싱 드론 입문의 고민이 절반 이하로 줄어듭니다. 사진= http://www.eachine.com/


Eachine은 그렇게 Eachine 만의 색깔을 가진 제품을 출시하는 재미있는 회사였는데 Tiny Whoop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고 관련 부품이 품귀 현상이 나기 시작한 시기에 맞춰 Eachine E010이라는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이 제품이 인덕트릭스의 짝퉁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E010 제품과 함께 Tiny Whoop를 만드는데 필요한 부품들을 출시하기 시작합니다. 인덕트릭스와 호환되는 프로펠러부터 FPV 카메라 모듈, 교체용 모터까지 말입니다.

인덕트릭스와 E010


그러나 내가 아무리 송중기의 미소를 따라한들 송중기의 화사함은 따를 수 없듯 E010의 FC는 인덕트릭스의 그것을 따를 수 없는 것입니다. 인덕트릭스는 중량과 출력을 고려한 FC 뿐만 아니라 그 FC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FPV 모듈을 올리고도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Eachine이 품질 좋은 부품과 높은 성능의 FC를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는 미니 레이싱의 그것에 미치지는 못했던 것이죠.



왜 미니 레이싱 드론은 높은 성능의 FC가 필요한 걸까?


여기서 잠깐, 미니 레이싱 드론에서 FC 성능이 유독 중요한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드론의 제어는 온수 맞추기와 비슷합니다. 샤워를 위해 온수 밸브를 조절합니다. 처음부터 원하는 온도가 딱 맞으면 좋겠지만 갑자기 뜨거운 물이 왈칵 쏟아지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피부가 뜨거운 물을 감지하고 "앗 뜨거워"를 소리침과 동시에 찬물로 돌립니다. 자주 샤워를 즐기는 분들은 이 시점에서 최적의 온도를 조절하지만 위생이 인생에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닌 분은 미지근하거나 냉수로 샤워를 합니다. 


샤워 한번 하자고 벌어진 이 일련의 과정은 드론에서도 똑같이 일어납니다.


최적의 모터 속도를 맞추기 위해 조종기가 신호를 보내면 FC는 그 속도를 맞추기 위해 더 많은 신호를 모터로 보냅니다. 이때 최적의 신호 제어가 되지 않으면 목표한 속도를 금방 넘어서 버릴 것입니다. 


그것도 4개 모터에서 한꺼번에 말이죠. 만약 드론의 FC가 온수 밸브처럼 뜨거운 물을 한 번에 맞추지 못하고 찬물과 뜨거운 물을 번갈아 맞추면 부들부들 떠는 드론이 됩니다. 한 번에 잘 맞추기 위해 밸브를 천천히 조절한다면 흐느적거리는 드론이 되고 맙니다. 이 빠르고 정밀한 제어를 위해 레이싱 드론은 PID 제어라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화면은 Betaflight의 PID 제어 설정 화면입니다.


PID 제어는 크기가 작은 드론일수록 더 어려워집니다. 왜냐하면 프로펠러가 같은 거리를 움직인다고 하면 작은 드론일수록 더 많이 기울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아래에서 위로 초속 10mm의 상승 기류가 오른쪽 모터에만 분다고 하면 250급 (모터와 대각선 모터 중심 간의 거리가 250mm인 드론) 레이싱 드론은 1초 후에 약 6.5도가 기울어지지만 100급의 미니 레이싱 드론이 이런 바람에 15.8도나 기울어집니다.

10mm/s의 상승 기류가 드론에 미치는 영향


일반적인 드론에서 이런 기울어짐은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체에 달린 FPV 카메라만으로 비행을 하는 레이싱 드론에서는 고글에 보이는 화면의 차이는 "앗 뜨거워" 하고 마는 수준이 아닌 게 됩니다. 냉수 밸브를 살짝만 조절했을 뿐인데 얼음물이 나오는 것과 같은 기분이죠.

10mm/s 상승 기류가 FPV 화면에 미치는 영향


이렇게 미니 드론은 빠르고 정확한 FC가 필요한데 Tiny Whoop의 기본이 되는 호라이즌하비의 인덕트릭스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이런 FC를 가지고 있었던 거죠.



온수 맞추기 고수 미니 레이싱 드론, QX90


Eachine은 안타깝게도 FC의 성능을 최적으로 끌어올릴 소프트웨어를 갖추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달리해 보면 레이싱 드론 애호가들은 만들어진 시스템보다 자신이 만드는 드론을 더 선호한다는 것은 Racer 시리즈를 출시했던 Eachine 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Eachine은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PID 제어 설정을 소비자의 몫으로 넘기기로 합니다. 삼겹살집 주방장은 고기만 썰고 손님이 알아서 조리해 먹는 것처럼 말입니다. 여기에 때맞춰 대중화가 시작한 초소형 F3 FC는 소프트웨어의 약점을 커버할 수 있을 만큼 강력했습니다. Eachine의 Tiny Whoop 따라 하기를 하면서 준비했던 부품들은 이제 미니 레이싱 드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SPRACING F3 Evo BRUSH 사진=http://www.banggood.com/

(http://seriouslypro.com/ 제품으로 알고 있는데 홈페이지에는 이 FC가 소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중국에서 독자적으로 만든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F3 Evo FC 구매링크


시장 타이밍 또한 좋았습니다. 이미 레이싱 드론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조종기나 FPV 고글을 가지고 있으니까 가지고 있는 장비에 연결만 하면 되는 BNF (Bind and Fly, 조종기와 연결만 하면 바로 비행이 가능한 제품) 미니 드론을 사람들은 원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아직 공백 상태에 가까웠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Eachine은 마침내 F3 Evo FC를 두뇌로한
QX 시리즈를 출시합니다.


Tiny Whoop와 QX90 비교


QX시리즈 중 처음으로 출시된 QX90의 카메라는 25mW 출력을 가진 Tiny Whoop의 FX979와 유사한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크기는 Tiny Whoop보다 약간 더 크지만  비행성능을 좌우하는 모터와 배터리는 국민 드론 Syma X5와 동일합니다. Tiny Whoop이 초소형 드론을 위해 최적의 출력과 중량을 고심했다면 QX90은 이미 대중화된 완구용 드론 부품을 고성능 F3 FC로 제어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앞서 길게 설명한 것처럼 뜨거운 물과 찬물이 멋대로 쏟아져도 하루에도 몇 번씩 목욕을 즐기는 온수 맞추기 고수의 목욕물 같은 드론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QX Serise

Eachine은 QX90을 중심으로 5mm 씩 크기를 달리한 후속 제품을 쉬지 않고 출시하고 있습니다. 다채로운 크기의 QX 제품들을 보면 Eachine의 미니 레이싱 드론 시장에 대한 야심이 느껴집니다. 다만 그 야심이란 게 어쩐지 구색 맞추기 같은 느낌입니다. 시리즈 모두 부품들은 똑같고 기체 크기만 다릅니다. 오오 대륙의 실수인가 감탄했다가, 오오 역시 물량 공세인가 한 번 더 감탄합니다.


Eachine QX 90 구매링크

Eachine QX 80 구매링크

Eachine QX95 구매링크

Eachine QX100 구매링크


Eachine QX은 BNF 제품으로 레이싱 드론을 즐기던 분은 기체만 구입하면 바로 즐길 수 있습니다. BNF 제품이기 때문에 처음 레이싱 드론을 접하는 분들에게는 대단히 불친절합니다. 별도의 조종기가 필요하고 FPV 고글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고글 가격을 생각하면 Tiny Whoop나 QX90이나 차이가 없지만 Tiny Whoop는 조종기가 포함된 제품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QX90이 초기 비용이 더 듭니다. 하지만 이미 레이싱 드론에게 지갑을 맡기신 분은 조종기에 대한 이중 지출을 방지할 수 있으니까 QX90을 입문 기체로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QX90은 국내 레이싱 드론 시장에서 가장 대중적인 조종기인 Taranis 모델의 ACCST 방식과 DSM2 방식을 사용합니다. 다른 조종기를 사용하시는 분은 ACCST 방식이나 DSM2을 지원하는 TX 모듈 (조종기의 라디오 전파를 보내는 장치)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ACCST 방식 중에서도 D8 Mode가 지원되는지 확인하세요.

FrSky의 XJT ACCST 모듈, 저 좁쌀 크기의 스위치를 위로 올리면 D8, 아래로 내리면 D16 Mode가 되는 제품입니다.



QX90, 설정부터 비행까지


1 단계. 바인딩 (Binding) : 수신기에 있는 버튼을 누른 상태로 배터리를 연결합니다. 그럼 드론은 조종기를 찾게 됩니다. 이제 조종기도 바인딩 상태로 만들면 둘은 서로를 이해하는 관계로 발전합니다. Taranis 조종기는 [Model Setup]에서 [Receiver]에 [Bind]를 선택하면 됩니다. 서로 끈끈한 관계가 되면 기체에 LED가 꺼집니다. 이제 기체와 조종기를 끄세요.

바인딩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한손으로 배터리를 연결하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2 단계. CleanFlight 설정 : 레이싱 드론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는 Cleanflight와 현자 BorisB가 그것을 개선한 Betaflight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QX90은 Cleanflight가 설치되어 있으니까 Cleanflight Configurator을 Chrome 웹 스토어에서 다운받아 설치하고 QX90과 컴퓨터를 연결하는 STM32 Virtual COM Port Driver 라는 것도 설치합니다. (Cleanflight를 동작시키면 첫 화면에 링크가 있습니다) 이제 USB로 연결하면 Cleanflight에 드론이 나오고 QX90을 흔들면 모니터에도 같이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제 QX90의 영혼을 마음대로 주무를 준비가 된 것입니다. Betafllight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조금 더 복잡한 절차가 필요합니다.

USB 연결과 Cleanflight


3 단계. QX90 설정 : 기본적인 것은 설정되어 있지만 기본적인 동작을 위해 아래 항목을 확인하세요.

리시버가 잘 설정되었는지 확인하고

이제 조종기랑 잘 연결되었는지 확인을 하고

조종기의 스위치에 어떤 기능을 넣을지 설정합니다. 저는 1번 스위치를 아밍(시동키), 2번 스위치를 비행 모드 선택으로 설정했습니다.


모든 설정이 끝나면 이제 안전한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 아밍 스위치를 켜고 방끝에서 방끝까지 비행을 시작하면 됩니다. 꼭 필요한 부분만 설명했지만 Cleanflight의 광범위한 기능을 모두 이해하면 레이싱 드론 설정의 거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좋겠지만 지면 관계상 (제가 다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고백하면 너무 슬픈 일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인터넷 검색을 추천 드립니다. 여기까지 정독하셨다면 당신은 이미 레이싱드론 카페 한두 곳의 회원 가입을 하셨을 겁니다.

이것은 Tiny Whoop가 아닙니다. Eachine Turbine QX70


Eachine Turbine QX70 구매링크


Eachine은 성공적인 미니 레이싱 드론의 출시했지만 아직도 Tiny Whoop의 아성을 무너트릴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덕트릭스 FPV와 같은 노란색으로 말이죠. 디자인은 Tiny Whoop와 다소 비슷해 보이기는 합니다. 어쨌든 짧은 기간에 엄청나게 많은 제품군을 탄생시킨 Eachine. 똑같아 보여도 상관없다는 중국적인 사고방식은 과연 Eachine이 또 하나의 대륙의 실수가 될지 아니면, 대륙의 신화가 될지 지켜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습니다.


지난 시간은 간단한 조립만으로 레이싱을 즐길 수 있는 Tiny Whoop에 대해 살펴보고 이번 시간은 미니 레이싱 드론 시장에 새로운 도전장을 던진 Eachine과 QX 미니 레이싱 드론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나 이 제품 외에도 그라우프너의 알파110 등 수 많은 미니 레이싱 드론이 우리 내 살림살이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 험난한 미니 레이싱 드론 격동의 시기를 내가 가진 완구형 드론으로 어떻게 극복할 수 없을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3편. 내 미니드론을 미니 '레이싱' 드론으로 먼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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