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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Jan 24. 2017

샤오미의 두 번째 드론, Yi ERIDA

세상에서 가장 빠른 촬영용 드론


자전거에서 침대 매트리스까지 파는 샤오미에서 Mi드론을 출시했을 때, 그러면 그렇지 드론은 왜 안 만들겠어, 했었습니다.


샤오미 드론 미드론, ‘만물상’의 새로운 도전


Mi드론도 초기 모터 문제로 리콜 사고도 있던데다가, 이미 촬영용 드론은 DJIParrot 같은 괴수들의 싸움판 이었으니 우리는 별다른 소식도 듣지 못했죠. 샤오미도 드론을 만드는구나 정도 관심을 끌었을 뿐 국내에서도 그다지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샤오미에서 두 번째 드론을 CES 2017에서 소개한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CES 2017 드론 BEST 5


Yi ERIDA 드론, 에리다? 어디서 듣던 이름인데? 사진=www.yitechnology.com


드론치고는 참 예쁜 이름을 가졌구나 싶은 ERIDA는 지난 2015년 6월 인디고고에 소개되었던 바로 그 촬영용 드론입니다. 드론스타팅에서도 소개를 했지만 이후 ERIDA는 아쉽게도 목표 금액에 41% 밖에 채우지 못하고 펀딩이 실패하고 맙니다.


에리다, 촬영용 드론이 대세!


그렇습니다. Atlas Dynamics의 ERIDA는 그 이후 고프로 카메라를 버리고 샤오미의 Yi 카메라를 달고 돌아온 것입니다. 그래서 드론스타팅, 오늘은 Atlas ERIDA가 아닌 Yi ERIDA를 살펴봅니다.



무엇이 ERIDA를 주목하게 하는가? 트라이콥터?


Altas ERIDA가 촬영용 드론 시장에 도전했을 때도 이미 이 시장은 전국시대를 마무리 하고 DJI같은 강자 독식의 세계가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때입니다. 촬영용 드론의 형태도 이미 거의 표준이 되어가고 있었지요. 누구도 프로펠러 4개의 3축 짐벌이라는 표준에 저항하지 못했습니다. 


ERIDA는 여기에 트라이콥터 (Tricopter) 구조를 가지고
정면으로 도전하게 됩니다.


Y자 모양의 트라이콥터 ERIDA. 사진=www.yitechnology.com


사실 촬영용 드론은 프로펠러가 4개인 쿼드콥터보다 트라이콥터가 유리합니다. 전면에 프로펠러 2개를 피해 카메라를 설치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트라이콥터는 기체 가운데 카메라를 놓아도 다리와 다리 사이의 각도를 쿼드콥터보다 더 넓게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드론이 대중에게 소개되기 이전에는 촬영용 드론을 개발할 때 가장 우선했던 형상이었습니다.


쿼드콥터와 트라이콥터의 카메라 화면 각도


카메라를 가리는 문제 때문에 DJI의 인스파이어 같은 전문 촬영 드론은 이륙 후에 팔을 위로 들어 올려 프로펠러와 모터를 카메라 앞에서 치우기까지 한거죠.


팔까지 올려야 하나 싶은 DJI의 인스파이어. 그래도 아니 그래서 더 멋진... 사진=www.dji.com


트라이콥터 디자인은 또 다른 특징은 빠른 요우(Yaw) 회전입니다. 쿼드콥터는 4개의 프로펠러를 동일한 속도로 회전 시켜 자세를 고정하고 시계방향으로 회전하고 싶으면 반시계방향의 프로펠러를 강하게 돌리고,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할 때는 시계방향의 프로펠러를 강하게 돌립니다. 이 때 발생한 반발력으로 기체를 회전 시키는 것이죠.


쿼드콥터의 요우(Yaw) 회전


하지만 트라이콥터는 꼬리에 프로펠러를 좌우로 돌리는 구조입니다. 프로펠러 회전의 반발력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방향 회전에 프로펠러의 힘을 온전히 사용합니다. 그래서 헬기와 동일한 회전 속도를 가집니다.


트라이콥터의 요우(Yaw) 회전



무엇이 ERIDA를 주목하게 하는가? 풀 카본 바디?


ERIDA가 매력적인 이유는 카본 바디입니다. 검게 반짝이는 격자무늬의 카본은 철보다 5배나 강하지만 무게는 5배나 가볍습니다. 카본 바디는 그 가볍고 단단한 특징 때문에 레이싱 드론만의 전유물처럼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좀처럼 촬영용 드론에는 적용되지 못했죠. 이유는 언제나 그렇듯 가격 때문입니다. 레이싱 드론의 카본 프레임 가격은 그렇게 까지 비싸지 않던데 하시겠지만 카본 바디를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면 이해가 됩니다.


ERIDA의 카본 바디를 만드는 과정. https://www.youtube.com/watch?v=5KZsWcS8OKo 캡처


카본은 원래 카본 원사를 다발로 실을 만들어 그 실을 옷감처럼 짜서 만듭니다. 카본 재질을 설명할 때 3K 카본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카본 원사 3000개를 한 다발의 엮어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보는 카본 판의 격자무늬는 3000개의 카본 원사입니다. 실크를 섬세하게 직조한 고급 정장의 감동에 비할 것이 아니죠. 


그 카본 원단을 에폭시 접착제를 먹여서 층층이 쌓아서 굳혀서 판을 만드는데 이 판을 가공하면 레이싱 드론의 몸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대량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가격을 낮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카본 판이 아니라 굴곡이 있는 바디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원형을 만들고 그 위에 직조한 카본을 한장 한장 올려 굳혀 만듭니다. 사진=https://www.indiegogo.com/projects/atlas-erida#/updates


원형 틀 위에 직조한 카본을 올리고 에폭시 접착제를 바른 후 그 위에 다시 카본을 올립니다. 이렇게 원하는 두께가 될 때까지 반복하는데 에폭시 접착제가 단단해 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기계로 대량 생산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자연히 가격이 드론 선택에 중요 인자가 되어버린 촬영 드론 시장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럭셔리한 소재가 되어버린 거죠. 


ERIDA는 거의 모든 부분이 카본으로 되어 있습니다!!! 


카본으로 만들어진 자전거 가격을 검색해 보시면 제 흥분을 이해하실 거예요.


디자인은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 데도 반짝이는 카본에 이의가 있는 사람 몇이나 될까요? 사진=www.yitechnology.com



CES 2017에 다시 등장한 ERIDA, 무엇이 달라졌나?


ERIDA는 그 외에도 별도의 조종기 없이 스마트 폰 앱으로 모든 기능을 제어하거나 거의 대부분의 액션카메라를 지원하는 카메라 짐벌 등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2015년에는 말이죠. 그 후 수많은 드론이 세상에 나오면서 이런 기능은 이제 평범한 기능이 되어 버렸습니다.


ERIDA는 인디고고에서 펀딩에 실패한 후, 샤오미 (정확히는 Yi 액션카메라를 출시한 샤오미의 자회사 샤오이)의 투자로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예전의 ERIDA로 다른 드론과 경쟁하기는 이제 세상의 드론들이 너무 많이 변해 버렸습니다. 지금의 ERIDA는 그때의 ERIDA가 아닙니다. CES에 돌아온 ERIDA를 살펴보면 그 동안 Atlas Dynamics와 샤오이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무게를 포기하는 대신 모터와 배터리를 강화시켰습니다. 40분 비행을 위해 배터리는 6700mhA의 4s 가 사용됩니다. 4s 배터리는 레이싱 드론에 주로 사용되는 것을 생각하면 118 km/h의 속도가 이해가 됩니다. 덕분 늘어난 체중은 900kv 모터가 감당합니다. 최고 속도 15000RPM의 회전력이 12인치 카본 프로펠러로 전달됩니다. 초기의 ERIDA가 스포츠카 였다면 지금의 ERIDA는 슈퍼카를 연상 시킵니다.


인스파이어2의 최대 속도는 94km/h입니다.


CES에 시연된 ERIDA는 홍보 영상처럼 직선 레이저는 아닙니다. 사진= https://www.youtube.com/watch?v=5KZsWcS8OKo


CES에서 시연된 ERIDA의 레이저를 이용한 고도 유지 장치는 소개 영상과는 달리 레이저 포인터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안전그물로 준비된 좁은 시연 장소에서 상당히 안정적인 호버링을 보여줍니다. 장애물 회피 기능 등은 아쉽게도 빠져있지만 추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조종은 스마트폰으로 모두 제어한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만으로는 100m 이상의 거리를 조종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초기 ERIDA는 장거리 모듈을 이용해서 1.5 km 까지 조종 거리를 늘릴 수 있었지만 새 ERIDA는 3.5 km 까지 늘어났습니다. 조종기에 대한 부분도 ERIDA 홈페이지와 Yi 홈페이지가 다소 차이가 있는데 DJI 매빅처럼 스마트 폰을 연결하는 별도의 조종기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DJI 매빅 프로는 어떤 드론일까요?



고프로의 KARMA와 샤오이의 ERIDA


재미있게도 ERIDA는 고프로의 KARMA와 대단히 비슷합니다. KARMA가 고프로의 새 액션카메라를 위한 추가 기능으로 드론을 선택한 것처럼 샤오이는 새 Yi 액션카메라를 위해 ERIDA를 선택한 모양새 입니다. KARMA가 접히는 팔로 백팩에 넣을 수 있는 구조였는데 ERIDA 역시 접히는 구조로 전용 백팩을 가지고 있습니다.


ERIDA와 KARMA의 백팩. 사진=http://www.eridacopter.com/, https://ko.shop.gopro.com/APAC/karma


고프로 카르마(KARMA)는 어떤 드론일까요?

고프로 카르마(KARMA) 리콜!


KARMA가 고프로 히어로 5의 기능을 완성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드론이었지만 아쉽게도 KARMA의 스펙은 매력이 떨어졌습니다. Yi ERIDA는 카메라와 드론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합니다. 새로 소개된 Yi 액션 카메라는 4K의 화질을 60프레임으로 2시간이나 촬영이 가능하고 100Mbps의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빅은 60Mbps 입니다) 카메라 가격은 불과 300불대로 예상하고 있는데 말이죠. 이 뛰어난 액션 카메라를 받쳐줄 드론으로 샤오이는 자체 개발 보다는 슈퍼카 같은 드론과 손을 잡은 것이죠.


그러나 KARMA와 매빅의 경쟁에서 휴대성을 강조한 매빅이 우위를 차지했던 것을 보면 ERIDA는 유혈 낭자한 촬영 드론 시장에서 어떤 위치를 자지하게 될까요. 그리고 촬영용 드론이 120km/h의 속도를 가지는 것이 소비자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설지 CES에서 소개된 정보만으로는 아직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가격 역시 샤오미라는 이름이 가진 저가 고급 가전의 신화가 ERIDA에서도 확인이 될까요? 이번 CES에 가격이 공개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CES에서 샤오이 관계자의 말을 빌면 대략 1000불 정도로 예상된다는군요. 스펙으로 보면 아쉽지 않은 가격이지만 내 통장 잔고를 보면 아쉬운 ERADA의 가격은 출시 예정인 3월에 알게 될 듯합니다. 조금 더 기다려 보겠습니다. ERIDA의 상자는 아직 완전히 열린 것은 아니니까요.


작성자 : 민연기 / 드론스타팅 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 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드론스타팅!

www.dronestar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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