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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Sep 12. 2017

99.99불 FPV 고글? EV100

언제나 파격을 몰고 오는 Eachine의 FPV 고글 신제품

레저용 드론과 레이싱 드론 유저를 구분하는 결정적인 차이는 FPV (First Person View) 모니터를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에 있습니다.

   

그래서 DJI도 스포츠 모드와 DJI 고글을 연이어 소개했습니다. 사진=dji.com

  

FPV 모니터는 드론이 바라보는 풍경을 파일럿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FPV 모니터 없는 레이싱 드론은 리모컨 없는 4K 풀 HD 평면 커브드 TV 같이 슬픈 모습을 자아냅니다.

  

게다가 드론 레이싱은 이제 스포츠니까 이런 스포티한 걸 머리에 써 줘야 합니다. 사진=youtube.com

   

그러나 가성비로 평가받기를 거부하는 듯 한 고가의 FPV 고글은 나의 속 깊은 고민인 지갑의 사정을 알 길이 없으니, 아쉬운데로 박스형 FPV 고글로 입문하기도 합니다.

  

고글형 FPV 모니터보다 훠얼씬 저렴하지만, 체감은 그렇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사진=hobbyking.com

   

그래도 여전히 고가에 부담을 지우기 위해 좀 더 저렴하게 FPV를 경험할 대안도 고민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역시 있어 보임은 야외 스포츠에 중요한 인자입니다.


내 드론의 느릿함은 바로 없어 보이는 FPV 모니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가지는 순간, 지갑을 지키던 최후의 보루인 카드 명세서의 봉인마저도 해제됩니다.


이렇게 FPV 고글과 지갑이 줄다리기 이어가던 어느 날, 모두의 위시리스트인 FPV 고글이 저렴하게 출시된다는 소문이 들립니다.

   

이 FPV 고글이 99.99불이라구? 사진=eachine.com

    

설마 99.99불에 주문하면 물안경이 오는 건 아닌가 의심의 눈으로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그런 불상사는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이 저렴한 FPV 고글을 출시한 회사가 드론스타팅에서 여러 번 소개했던 Eachine 사 였으니까요.





FPV 고글의 가격 경쟁이 시작되다.


FPV 고글은 여러 가지 기능과 편의성 때문에 레이싱 드론 입문에서 가장 큰 지출의 유혹을 받는 제품이지만, 최근 박스형 FPV 고글도 영상 녹화기능과 고해상도를 지원해 고급형 FPV 고글에 크게 뒤지지 않는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FPV 고글 가격에 거품이 끼어있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있었죠.


그 와중에 Aomway가 비교적 저렴한 FPV 고글을 출시했고, 이제 합리적인 가격의 FPV 고글의 시장이 열리는 듯 보였습니다.

   

Aomway의 FPV 고글은 고급 드론에 못지않는 성능에 합리적인 가격 334불로 등장합니다.

    

이에 질세라 FPV고글의 맹주, Fatshark 사도 350불의 Attitude V4를 출시하기도 합니다.

  

해상도가 Aomway의 고글보다 약간 부족하지만 Fatshark 답지 않게 32채널 수신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진=fatshark.com

   

더 저렴한 FPV 고글을 찾는다면 기존의 구형 모델에다가 할인에 또 할인을 더해 200불대 가격으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 시작하려는 초심자에게는 아무도 추천하지 않는 구형 모델에는 선뜻 손이 가지 않습니다.


결국 FPV 고글을 만나려면 최소한 350불 정도는 마련해야 했습니다. 350불은 이미 관세 범위 저 너머입니다. 


거기에 환율까지 고려하면 46만원 정도의 각오가 필요합니다.


FPV 고글이 이렇게 비싼 이유는 단순히 고가의 시장 정책 때문만은 아닙니다.


FPV 고글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 원가가 워낙 높다는 것도 작용합니다.

   

Fatshark이 사용한다는 Kopin 사의 디스플레이, 비쌉니다. 사진=rcgroups.com

   

그래서 보통 300불대에 형성되어 있는 FPV 고글이라는 고급진 시장에서 Eachine 사의 EV100의 99.99불은 눈을 의심스럽게 합니다.


공식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원래 가격, 349.99불이 더 설득력 있는 가격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성실한 납세자도 관세 없이 미소짓게 만드는 가격 99.99불은 대단히 큰 매력입니다. 사진=banggood.com

 



   

EV100 꼼꼼히 살펴보자


EV100은 아직 필드 테스트(Field Test,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일부 소비자를 통해 평가하는 과정)조차 진행되지 않은 듯합니다.


때문에 99.99불의 정체를 살피기 위해서는 Eachine 사가 제공하는 스펙에만 의존해 평가해 봐야 할 듯합니다.

  

  

해상도는 고가 고글에 크기 뒤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FOV가 28도로 화면 크기는 다른 제품에 비하면 아쉽습니다.

   

안경 착용자를 위한 렌즈를 넣을 자리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진=eachine.com

   

다른 고글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디스플레이를 전후로 이동시킬 수 있는 Focal length adjusting 기능입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별도의 렌즈를 넣지 않아도 자신의 시력에 고글을 맞출 수 있습니다.

   

   

EV100 또한 최근 출시되는 FPV 고글처럼 수신기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상 수신을 위한 안테나는 2개를 사용하지만 강도가 더 높은 신호를 선택하는 다이버시티 기능이 없는 점은 아쉽습니다.


99불의 가격대로 도전하기에는 조금은 무리였나 봅니다.


Fatshark의 고글처럼 수신기를 별도로 부착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내장형 수신기라 업그레이드도 쉽지 않을 듯 합니다.


수신기로 들어오는 신호는 하나지만 분기된 안테나는 더 강한 신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안테나 중 하나는 패치형을 사용하면 좋을 듯 합니다.


그 외에도 독특한 부분이 있습니다. EV100은 수신 주파수가 5.3GHz부터 시작됩니다. 덕분에 일반적인 수신기 보다 더 넓은 주파수 대역을 수신합니다.


국내 드론 레이싱 대회에서 사용되는 Race Band가 5.6GHz부터인 것을 보면 말이죠.

   

더 낮은 주파수를 사용해서 최대 8명까지 동시에 비행할 수 있습니다.

   

EV100은 레이싱 모드라는 독특한 수신 채널 묶음을 가지 있습니다.


각각의 모드마다 4명, 6명, 8명까지 동시에 비행이 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Race Band가 신호 간섭을 피하기 위해 1, 3, 6, 7번 이렇게 4채널 밖에 사용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재미있습니다.


물론 5.6GHz 이하의 주파수 사용이 금지된 나라도 있지만, 국내는 문제가 없으니 이 기능에 큰 매력이 느껴집니다.


이런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는 영상송신기가 따로 필요하다는 소소한 문제는 잠시 넘어갑시다.

  

습기 방지 팬. 사진=eachine.com

  

FPV 렌즈에 생기는 안습으로 비행을 중단해 본 일이 있으신 분은 반길만한, 습기 방지 팬도 99.99불답지 않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FatsharkAttitude V4도 가지지 못한 HDMI 영상 입력부가 눈에 띕니다.


Eachine 사는 덕분에 EV100으로 영화도 볼 수 있다고 자랑합니다.

   

EV100으로 영화까지 볼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지만, HDMI 영상을 사용하는 DJI 드론이랑 연결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사진=eachine.com

   

비행 영상을 저장하는 DVR 같은 사치스런 장치는 없지만, 외장 제품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99불에서는 이 정도 기능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습니다. 고글 전용 배터리 한 개 정도는 끼워 주기도 하구요.


잔량을 확인하는 인디케이터가 달린 2s 1,000mAh 배터리가 따라갑니다. 사진=eachine.com





99.99불 이상의 가치?


갖출 건 다 갖춘 이 제품은 지금 71%라는 유래 없는 할인이 적용된 가격, 99.99불에 예약 중입니다.


구매 사이트에서는 9월 10일까지 할인을 적용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EV100은 10일 이후에도 Eachine의 다른 제품처럼 계속 99불을 유지할까요? 아니면 정말 10일 이후 부터 다시 원래 가격인 349.99불의 가격으로 돌아갈까요?


원래 가격인 349.99불은 과연 300불대에 판매되고 있는 다른 고글들과 비교해 봅시다.

   





드론계의 Xiaomi, Eachine


작은 화면 크기와 다이버시티가 지원되지 않고 DVR이 없는 점으로 보면, EV100의 350불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 단점을 상쇄하는 착한 가격 99불은 대단히 매력 있습니다.


사양만으로 판단하면 특별 세일 기간이라는 9월 10일 이후, 가격을 올리겠지만 349.99까지 오르지는 않을 듯합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99.99불로 이 제품을 구입하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99.99불은 정말 파격적으로 싸니까요.


최근 소셜 펀딩은 계속되는 제품 개발 실패로 통 신기한 제품을 찾기 어려워졌고, 새로운 드론은 나올 때마다 DJI 드론과 비교 당하니 재미있는 소식이 드물어졌습니다.

  

처음부터 DJI 드론을 노리고 나온 드론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드론과 관련되어 있다면 어떤 아이디어도 일단 제품으로 만들고 보는 Eachine은 재미있습니다.


Eachine은 여전히 완구용 작은 드론도 만들고 있지만, Eachine은 이미 FPV 모니터와 박스형 FPV 고글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셀카 드론도 만들고, 앵그리 버드를 연상시키는 실내용 레이싱 드론도, 우산처럼 접히는 셀카 드론과 조종기에 쏙 들어가는 드론도 만들었습니다. 사진=eachine.com

      

심지어 FPV 장치를 가진 RC 비행기에서, FPV 자동차까지 출시했습니다. 사진=eachine.com

   

그리고 이번에는 FPV 고글까지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모터에서 배터리까지 판매하던 Eachine은 마치 연관 없는 제품을 잘도 만드는 대륙 가전의 명가, 샤오미(Xiaomi)를 보는 듯 합니다.

   

그 샤오미도 드론을 만듭니다.

   

그래서 이번에 공개 된 EV100 다음에 Eachine이 어떤 새로운 제품을 가지고 나타날지 우리의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아마 FPV 기능을 가진 RC 배나 잠수함이 되지 않을까요? Eachine의 넓어져만 가는 제품 범위를 보면 말이죠.


어쨌든 EV100의 가격이 오르기 전에 어서 예약을 해야 겠습니다. 아직 출시 전이라 어떤 문제점이 있을지는 조금 염려되긴 하지만요.


그래도 EV100 덕분에 다른 FPV 고글도 좀 더 저렴해지지 않을까요?

  


WRITER 민연기/드론스타팅 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드론스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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