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반응 속도, 샤오미 미니 드론 MITU
이제 샤오미는 명실상부한 드론 회사입니다.
대륙의 실수라는 소문과 함께 뭘 만드는 회사인지 정체성을 짐작하기 어려운 회사 샤오미는 어느덧 드론에 까지 샤오미의 상표를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샤오미는 자신이 직접 만들기보다 중국 내 다양한 제품을 모아 자신의 브랜드와 함께 영역을 넓히는 기업입니다.
물론 샤오미는 스마트폰을 주력으로 하지만, 직접 생산하지 않은 물건을 판매하는 이마트의 ‘노브랜드’ 같은 제품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에서 활용할 다양한 액세서리가 필요했겠지만
그래도 샤오미는 계속해서 자신의 브랜드 영역을 점차 키우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러니 드론도 예외는 아니죠. 항상 그렇듯 뜬금없이
장난감인 듯 하지만 예사롭지 않은 드론을 소개하기도 했으니까요.
수선스러운 조리 과정 없이 향긋하게 차려지는 라면처럼 샤오미 제품은 항상 우리 곁에 훅 들어와 지갑을 비워가곤 합니다.
샤오미가 최근 출시한 미니 드론 미투는 어떤 제품일까요? 과연 물 조절과 끓는 시간이 잘 맞은 맛있는 라면 같은 드론인지, 아나드론스타팅에서 직접 비행해 봅니다.
샤오미는 제품의 첫인상인 포장에서 지금까지 일본의 ‘무지’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고수했지만 드디어 자신만의 디자인을 가지기로 했나 봅니다.
한글은 고사하고 영어 한 줄 없는 포장은 뚜껑 포장이 미투 드론의 모터 샤프트를 고정하는 샤오미의 기존 포장과 비슷합니다.
설명서에서조차 단 한 줄의 영어도 허락하지 않는 것 까지도 말이죠.
어디나 들어있어 이제는 처치 곤란인 USB 케이블이 또 들어있지만, 별도의 충전기가 필요하지 않아 구성이 간소합니다.
프로펠러 가드는 모터 둘레를 끼워 고정합니다. 딸깍 소리가 나도록 양 옆을 눌러줍니다.
가벼운 비행 중에 어딘가 걸리는 껄끄러운 소리가 들린다면 프로펠러와 가드가 부딪혀 나는 소리입니다.
전용 앱 ‘MiDroneMini’은 중국어와 영어 버전이 있습니다. 둘 다 똑같은 앱이지만, 둘 다 똑같이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앱 이름에 ‘미투’가 언급되지 않아 이후로 같은 앱을 사용하는 드론을 계속해서 만나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듭니다.
그때도 한국어를 지원할지 기다릴 수 없으니 이제 중국어와 영어 둘 중에 한 가지를 공부해야 하나 압박이 느껴지더라도 설치하고 로그인까지 진행합니다.
스마트폰과 연결한 후 바로 이륙 버튼이 활성화 되지 않는다고 당황하지 말고 잠시 기다립시다.
센서들이 정신을 차릴 약간의 시간이 흐르면 2가지 이륙 버튼이 준비되니까요.
비행을 시작한 미투 드론의 실시간 화면은 완구형 드론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간 지연 현상(Latency)이 없습니다.
미투 드론으로 멀리까지 날아보기는 무리지만 처음에는 일정 고도 밖에 날지 못합니다. 더 높이 비행하고 싶으면
마음껏 날아야 할 드론에 무엇을 위한 고도 설정인가 싶지만, 이 기능은 실내 비행에서 유용합니다.
미투 드론은 다른 드론처럼 기본적인 비행 모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드론이 어느 방향을 바라봐도 조종기 스틱 방향으로 조종하는 헤드리스 모드(Headless Mode), 스마트폰 자이로 센서로 드론을 조종하는 G-센서 모드(G-sensor Mode) 그리고 다른 미투 드론을 격추할 수 있는 모드까지 준비되어 있습니다.
즐거운 비행을 마친 미투은 별로 특이할 것이 없이 평범한 드론입니다. 안정적인 호버링에 빠르고 정직한 반응을 보여줍니다.
뭐 없구나 싶다가 문득 깨닫습니다. 지금까지 전용 조종기가 아닌 스마트폰 가상 조이스틱으로 조종하고 있었다는 사실을요.
스마트폰 화면으로 조종하는 드론은 어딘가 느리고 정확하지 않은 반응으로 결국 전용 조종기 구매로 내몰리기 마련이지만, 미투 드론은 스마트폰으로 조종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해줍니다.
미투 드론 역시 블루투스를 사용한 전용 조종기가 있지만 필요할까 싶을 정도입니다.
미투는 기본기에 충실한 드론입니다. 1셀 배터리를 사용하는 평범한 다른 드론과 비교하면 더 빠르게 반응하고 비행합니다.
브러시 모터를 사용하지만 안정적인 호버링을 위해서 기압 센서, 초음파 센서 그리고 시각 센서를 사용합니다.
센서를 이용한 호버링 성능은 방향이 흔들려도 처음 자리을 찾아 움직이는데 집 떠난 비둘기가 생각날 만큼 재미있습니다.
몇 번이고 일부러 위치를 바꿔도 돌아오는 미투 드론의 속이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중국의 근원을 알 수 없는 저렴하고 긴 배송시간을 생각하며, 정상적인 AS 따위 포기하고 열어보기로 합니다.
상하로 나뉜 본체는 한 개의 전자 기판으로 되어 있습니다. 작은 드론을 위한 빈틈없는 설계가 돋보입니다.
위로는 촬영용 카메라, 제어 프로세서와 적외선 센서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아래로는 안정적인 호버링을 위한 시각 센서와 초음파 센서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모터는 커넥터 없이 납땜으로 연결됩니다. 수명에 한계가 있는 브러시 모터를 교환하려면 개복 수술이 필요하겠군요.
이 이상 수술을 계속한다면 미투 드론은 다시는 호버링을 할 수 없을 듯합니다. 서둘러 나사를 찾았습니다.
DJI 텔로와 달리 내부에 넉넉한 저장 공간(3GB)을 가진 미투 드론은 사진과 동영상을 스마트폰이 아닌 본체에 확실하게 담습니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영상 전송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도 드론은 모든 상황을 확실히 저장하고 있죠.
물론 미투 드론의 불필요한 움직임까지 영상에 고스란히 저장되는 점은 영상 처리 프로세서가 실시간으로 흔들림을 보정하는 텔로에 비해 아쉽습니다.
하지만 더 넓은 광각 화면으로 빠짐없이 영상을 저장하는 미투는 일단 몽땅 저장해 나중에 천천히 편집할 수 있는 편을 선택한 듯합니다.
기대했던 코딩기능도 아쉽지만 아직 만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보여준 비행 성능이라면 조만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흔들리는 화면이 고스란히 담기는 미투 드론은 촬영의 즐거움은 떨어지지만 비행 자체는 최고라는 평가입니다.
스마트폰 가상 조이스틱만으로도 어떤 실물 조종기 못지 않은 성능을 보여주니까요.
비행이 재미있다보니 7분 여의 비행이 더 짧게 느껴지는 것도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비행이 즐거운 미투 드론은 출시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액세서리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론 관련 업체도 일정 판매량 이상을 예상하고 있는 듯합니다.
세상에 드론은 많습니다. 더 빠른 드론, 더 조종이 쉬운 드론, 더 멋진 영상을 담는 드론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첫 드론은 어떤 드론이었나요?
드론의 많은 매력 중에 어떤 점이 지금껏 당신이 드론을 좋아하게 만들고 있나요?
첫 드론의 즐거움이 생각한 대로 움직이는 비행이었다면 샤오미의 미투 드론은 바로 그런 드론 아닐까요?
어느덧 항공 촬영으로 비행이 주는 순수한 즐거움을 잊으셨다면 미투 드론과 함께 처음 만났던 즐거움을 상기시키는 것이 어떨까요?
누군가 첫 드론 소개를 부탁한다면 확실하게 나는 것이 즐거운 드론으로 말이죠.
그런데 미투 드론의 이 적외선 전투 비행 기능은 2대가 아니면 쓸모가 없습니다. 혹시 이 적외선을 활용한 가전제품 원격 제어 기능이 생기지 않을까요?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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