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715명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임철호 원장을 만나다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대명사로 통하는 KARI는 내년에 설립 30년을 맞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30년 전 항공우주강국을 향한 꿈을 품고 정초를 다졌고, 시련 속에 성장을 지속했으며,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대한민국 항공우주기술의 오늘과 내일을 밝히고 있다. KARI는 '열정과 도전'으로 그들의 역사를 개척했다. 지난 30년 동안 항공•우주발사체•인공위성 분야에서 외로운 연구를 계속하며, 우주의 혹독한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힘을 길렀다. 지나간 경험의 축적과 다가올 미래의 확고함 앞에서, KARI는 오늘의 위상과 이름값을 더욱 드높이기 위해 수많은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하늘과 우주를 향한 열정과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의 세계를 미래의 세계로 연결하고, 열정과 도전을 멈추지 않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의 임철호 원장을 만나 항공우주산업과 그 과학기술, 즉 최첨단 기술 산업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기술에 대해 들었다. 놀랍고, 새로우며, 경이로운 이야기가 그치지 않았다.
Q. 먼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주십시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989년 10월 10일 설립된 국가 항공우주 전문연구기관입니다. "항공우주 과학기술 영역의 새로운 탐구, 기술선도, 개발 및 보급을 통해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과 국민생활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이러한 설립 목적이야말로 우리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충실하면서도 압축적인 내용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아나드론 매거진을 처음 만난 날이니 다소 전문적인 내용이 되더라도, 가능하면 조금 더 구체적인 소개를 드리는 편이 좋겠습니다. KARI는 △항공기, 인공위성, 발사체의 종합 시스템 및 연구개발, △국가 항공우주 정책 수립 지원, △시험평가 시설 공동 활용 및 성과 확산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주요 사업으로는 △무인이동체 및 재난안전무인기, △개인용항공기, △다목적실용위성 및 정지궤도복합위성, △한국형발사체, 달 탐사 등의 연구개발 사업이 있습니다.
설립 이래 30년이 안된 역사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세계 수준의 항공우주 과학기술을 개발해 왔으며 국가 경쟁력 제고와 국민생활의 질 향상에 기여해 왔습니다. △항공분야에서는 국산 헬리콥터 주요 부품 개발과 세계 최초의 수직 이착륙 및 고속비행이 가능한 틸트로터 무인기 개발, 고고도 전기 동력 무인기 등을 개발했습니다. △위성분야에서는 세계 수준의 고해상도 지구관측위성인 아리랑위성 1, 2, 3, 3A, 5호와 기상 및 해양관측이 가능한 천리안위성 1호를 개발, 운용하고 있으며, 현재 아리랑위성 6, 7호기 및 천리안위성 2A, 2B호를 개발 중입니다. △우주발사체 분야에서는 나로우주센터 건설과 국내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 개발과 발사에 성공하고 현재 한국형발사체-2를 개발하는 등 국가 항공우주 과학기술 발전을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Q. 우주와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는 국내 다른 기관들과 항공우주연구원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KARI는 우주에서 활용될 수 있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기관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우주로 나아갈 수 있는 발사체나 우주 공간에서 지구와 우주를 관측하거나 통신을 지원하는 인공위성, 우주 공간을 이동할 수 있는 우주선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중에서 우주와 관련된 연구를 하는 다른 기관으로는 한국천문연구원(KASI)이 있으며 이 기관은 순수 천문학과 우주과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구에서 활용하던 기술들을 우주에 접목해 보려는 시도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이 달 기지를 건설하는 기술을 연구한다거나,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이 달이나 타 행성의 자원을 채취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민간 산업체에서는 인공위성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세트렉아이와 같은 회사가 있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대기업과 여러 중소기업들이 우주 분야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Q. 지난 7월 5일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발사체 시험발사체의 종합연소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어떤 의의를 지니는 시험이었습니까?
실제 시험발사체 비행에 앞서 반드시 해야 하는 중요한 실험이 바로 추진기관의 종합연소시험입니다. 지난 5월과 6월에 이어 지난 7월 5일에는 시험발사체 인증모델에 대한 추진기관 종합연소시험을 진행했습니다. 이 시험은 연료통과 산소통, 그리고 엔진으로 구성된 실제 발사할 로켓과 동일한 모델을 지상 시험 장치에 고정시킨 상태로 엔진의 연소성능 및 발사체 방향제어 장치를 작동해 보는 시험으로 추진제 탱크, 각종 밸브류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152초 동안 연소해 엔진 성능이 설계치와 같은 결과를 얻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이 시험은 발사 환경과 동일한 절차로 수행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세 차례 종합연소시험 중 마지막으로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개발 절차였습니다.
Q. 올해 예정된 시험발사체 발사와 한국형발사체 개발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십시오.
한국형발사체는 국내 독자 기술 개발로 1.5톤급의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km의 저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3단형 발사체입니다. 1단에 75톤급 엔진 4기, 2단에 75톤급 엔진 1기, 3단에 7톤급 엔진 1기가 구성된 액체엔진 로켓입니다. 이와 달리 시험발사체는 한국형발사체에 사용될 기본형 75톤급 액체엔진 1기에 대해 실제 비행을 통해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1단형 발사체로 실제 위성을 발사하는 발사체가 아닙니다.
외국에서도 엔진시험은 지상 환경과 지상에서 고공의 조건을 갖춘 환경에서 지속적인 연소시험을 통해 엔진의 성능과 신뢰도를 확인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독자 개발한 기본형 75톤급 엔진을 실제 비행 환경에서 점검한다는 차원에서 시험발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서 그 동안 지상에서도 성능을 확인했지만 75톤급 액체엔진에 대한 비행성능은 물론 추진제 탱크, 비행자세제어 등의 기술도 비행을 통해서 점검할 계획입니다. 올해 1단형 시험발사체 비행에 성공하면 우리나라가 설계하고 제작, 시험한 발사체 관련 기술의 적정성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한국형발사체 개발에 애로를 초래할 수 있는 큰 기술적 난관들도 상당부분 해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1단형 시험발사체 발사 이후에는 2021년에 한국형발사체에 대한 3단형 시험발사체 발사가 2회 예정되어 있습니다.
Q. '정지궤도복합위성 2A호'가 올해 말 11~12월 발사 일정에 맞춰 순조롭게 개발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천리안 2A호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천리안위성 2A호는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위성으로 앞으로 기상관측과 우주기상 관측 임무를 수행할 예정으로 2010년 발사해 현재 기상관측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천리안위성 1호의 임무를 승계하는 위성입니다. 천리안위성 1호는 해외와 공동으로 개발했지만 천리안 2A호는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정지궤도위성이며, 천리안위성 1호보다 공간해상도와 관측 횟수는 4배 이상, 관측채널은 3배 이상 향상되고, 기상영상 산출물도 16종에서 52종으로 증가해 기상관측 능력이 크게 향상될 예정입니다. 특히 위험 기상상황의 감시·예보 능력이 한층 강화되어 국민의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을 지원하게 될 것이며, 우주 기상을 관측하는 장비도 탑재되어 우주 환경 변화를 감시하고 지구 자기 폭풍 발생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내년 말에 발사하는 천리안위성 2B호는 해양 감시와 대기환경 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국내 최초로 대기환경을 관측할 수 있는 환경탑재체(GEMS)가 탑재되어 국내는 물론 한반도 주변국에서 발생, 유입되는 미세먼지나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 사회문제가 된 대기 오염에 대한 발 빠른 대처와 원인규명, 해결 방법을 찾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한반도 주변 해양 감시기능도 향상되어, 적조 및 냉수대, 어장환경 등 세밀한 연안 해양 재해에 조기 대응하고 해양 영토의 효과적인 관리를 지원하게 될 것입니다.
Q. 차세대중형위성 사업 등 여러 사업을 통해 KARI가 민간으로 위성 개발 기술을 이전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민간으로의 위성 개발 기술 이전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요?
그 동안 위성개발은 정부 수요에 의해, KARI 주도로 진행되어 왔으며 위성본체 제작이나 위성 운영 등의 부분은 민간 기업이 담당해 왔습니다. KARI의 위성 개발 기술은 세계 수준에 도달했으며, 이에 따라 본격적으로 민간에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차세대중형위성 사업은 공공기관의 수요에 따라서 KARI가 확보한 위성개발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고 앞으로 민간이 위성개발을 주도하도록 한다는 정부 계획에 의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다목적실용위성 3A호의 본체 개발 등에 산업체가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를 기업 중심으로 조성하고 일자리 창출과 국가 경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Q. 우리 위성 기술 수준이 세계적으로 상당한 수준에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매우 빠르게 발전해 온 것 같은데 그동안 이룬 성과와 발전 과정을 간략히 설명해 주십시오.
우리나라는 인공위성 분야에서 단 기간 내에 세계 7위권의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999년에 국내의 실용급 위성수요 충족을 위해 국내 최초로 실용위성인 다목적실용위성 1호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발사했습니다.
2006년에 국내 주도로 1m급 고해상도 지구관측위성인 다목적실용위성 2호, 2012년에 해상도 70cm급 광학관측위성 다목적실용위성 3호, 2013년에 레이더관측 위성인 다목적실용위성 5호, 2015년에 해상도 55cm급 광학관측과 적외선 관측이 가능한 다목적실용위성 3A호도 성공적으로 개발해 세계적인 관측 능력을 확보했습니다. 또한 2010년에 기상·해양 관측과 통신 중계를 수행하는 국내 최초의 정지궤도위성인 천리안위성1호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세계에서 7번째로 독자적인 기상위성 운용국이 되었습니다.
현재 천리안위성 1호기보다 기상관측능력이 향상된 천리안위성 2A호와 미세먼지 등 환경관측과 해양감시 등이 가능한 천리안 2B호 위성을 올해와 내년 발사할 예정이며, 다목적실용위성 6호와 7호, 그리고 국내 위성 산업 저변 확대와 해외 수출을 목표로 한 차세대중형위성 2기도 개발 중입니다.
Q. 우주 개발 분야에서는 국제 협력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우리나라도 미국과 우주협력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는데요. 미국과는 어떤 협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미국과의 달 탐사 협력은 KARI가 제작할 예정인 달 궤도선에 미국의 달 관측 장비를 탑재해 그 결과물로 공동 달 과학 연구를 수행하고, NASA는 원거리 우주통신 기술과 통신 인프라를 지원하는 것으로 상호간에 윈·윈하는 협력 모델입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서 달 탐사 사업을 수행하는 동시에 KARI는 미국으로부터 항행 및 심우주통신 등 달 탐사에 필요한 기술을 직간접적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 입장에서도 NASA 사업만으로는 자국의 달 과학자들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탐사선에 탑재체를 실어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한국의 우주탐사 활동 참여를 잠재적 파트너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유인 달 탐사 활동 재개를 선언하고 국제우주정거장(ISS) 후속으로 달 궤도 우주정거장(Gateway)을 구축하려 하고 있으며, 이 사업에 새로운 국가들이 참여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과의 달 탐사 협력은 달 궤도 우주정거장 사업을 포함해 향후 미국 주도의 우주탐사 다자협력 사업에 우리나라가 참여하는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
Q. 항공우주연구원은 국내 항공우주 중소기업 지원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요?
그 동안 KARI가 축적한 연구 성과와 핵심기술을 국내 중소기업에 이전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술 이전 후에도 이전한 기술이 기업에서 잘 상용화 될 수 있도록 근접 기술 지원과 함께 중소기업의 사업성분석, 해외진출 등 컨설팅 지원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겪는 기술적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KARI의 고경력 우수연구자로 구성된 기술자문단을 활용해 기업현장을 방문하고 1:1 멘토링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기료 등 최소한의 실비만으로 우리 연구원의 거대하고 필수적인 항공우주 시험 장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인력의 전문성과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설계, 시험 등의 과정에서 기업체 인력과 KARI가 공동 작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도의 지식과 기술을 갖고 있는 인력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에는 직접 우리 연구원을 파견해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KARI는 중소기업의 허브 역할도 수행하고 있는데, 항공우주 산업체들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수시로 간담회를 개최하고 항공우주연구원(KARI) 중소기업 지원 홈페이지를 통해 KARI가 보유한 우수기술, 시장 및 정책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Q. KARI에는 다양한 항공우주 연구개발 시설이 구축되어 있습니다. 소개해 주십시오.
KARI의 시설은 지역적으로 크게 대전과 전남 고흥, 제주, 남태평양의 팔라우 등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대전에는 연구소 본원이 위치해 있으며, 핵심 시설로는 인공위성을 조립, 시험하는 우주시험실과 위성을 운용, 관제하는 위성운용 시설, 항공 및 우주 추진기관의 부품 단위를 시험할 수 있는 시설, 항공기 구조시험 설비 및 풍동시험설비 등 항공, 위성 및 발사체 연구를 위한 시설들이 있습니다.
△전남 고흥읍의 간척지에는 비행시험 전문기반시설인 항공센터가 있는데 헬리콥터의 로터 시험용 휠타워, 항공기 착륙장치 시험시설, 항공기 비행시험을 위한 중형 및 소형 격납고 그리고 활주로 등이 갖추어져 있어서 각종 유·무인 항공기 지상 및 비행시험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연간 30여개 공공기관 및 민간 기업에서 연인원 1만여 명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에는 나로우주센터가 있으며 이 센터에서는 우주발사체의 개발과 발사 운용을 하는 시설로 발사체연구동, 발사통제동, 발사체조립시설, 발사대, 기상관측소, 추적레이더와 같은 시설과 로켓 개발용 엔진 시험을 할 수 있는 각종 시험설비가 갖추어져 있습니다.
△제주도에는 우주발사체 발사 시 발사체를 추적하는 레이다 등의 설비를 가지고 있으며, 필리핀 인근의 팔라우에는 이와 유사한 장비를 설치 중에 있습니다.
아울러 위성을 관제하기 위해 △남극의 세종기지, △남태평양 미크로네시아연방의 축(Chuuk)섬에 무인기지국을, △북극의 노르웨이와 △독일에 영상수신시스템을 각각 설치, 운용하고 있습니다.
Q. KARI가 학생, 일반을 위해 개최하고 있는 과학캠프에 대해서 안내해 주십시오.
KARI는 청소년 및 일반국민들을 대상으로 항공우주에 대한 관심 제고와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다양한 교육활동을 수행 중입니다. 평상시에도 다양한 대상들을 위해 과학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방학 등에는 과학캠프 등 여러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초등학생과 그 가족 대상의 가족과학캠프, △중고등학생 진로캠프, △대학생 비전캠프, △융합과학 교원직무연수가 대표적인 것들로 인기가 많고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청소년 진로 탐색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청소년의 진로에 대한 고민 해결과 정부의 자유학기제 정책과 관련해 중고등 대상의 과학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학생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으로는 글로벌 항공우주 인재로 로 성장 지원하도록 NASA 인턴십 프로그램, 국제우주교육위원회에서 개최하는 교류협력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부터는 여성 공대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 운영하면서, 일선 학교 교사, 청소년단체, 지자체들에게 첨단 과학 트랜드와 항공우주 과학교육콘텐츠를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Q. 항공우주 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또 현재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로 평가 받고 있는지요?
항공우주 기술은 대표적인 민·군 겸용 기술로 국가의 성장과 안전, 미래를 지키는 전략 분야로, 세계 각국은 항공우주 기술의 확산과 이전을 강력히 통제·보호하는 한편, 기술과 시장 선도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산업적으로는 부가가치가 높고 타 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핵심 산업으로,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실패 위험이 크지만 기술 개발과 시장 진출에 성공하면 경제 발전을 견인하고 국가 위상을 강화하는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입니다.
세계 항공우주 산업 규모는 매년 성장해 왔으며, 무인기 활용 급증과 우주 개발 수요 증가로 앞으로도 지속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늦게 시작했지만 기계, 전자 등 높은 항공우주 주변 기술 수준에 힘입어 빠른 시간 내에 상당한 기술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항공 분야에서는 헬리콥터 핵심 구성품, 세계 두 번째인 틸트로터 기술 등 고정익·회전익 항공기 개발과 무인기 핵심 기술을 축적했으며, 위성 분야에서는 저궤도 및 정지궤도 위성을 개발, 운용 중이며 세계 7위권 정도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발사체 분야는 과학로켓과 나로호 개발을 통해 기술 기반을 축적하고 현재 독자적으로 한국형발사체-2를 개발하고 있으며, 한국형발사체-2가 개발되면 자주적인 우주수송 수단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Q. KARI는 드론 뿐 아니라 육•해•공 무인이동체 연구개발도 진행 중입니다. 해당 사업에 대해 알려 주십시오.
무인이동체는 스스로 외부환경을 인식·판단하고 원격조종이나 자율 이동하면서 작동하는 육상, 해상, 공중의 모든 이동수단으로, 드론 뿐 아니라 무인항공기, 자율주행차, 무인선박, 무인잠수정 등을 통칭하는 것입니다. 무인이동체에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BD) 등과 같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이 필요해 '제4차 산업혁명의 기술 집약체'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KARI는 그 동안 중대형 무인항공기를 주로 연구개발해 왔으나 앞으로 이와 병행해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무인이동체 핵심기술 연구에 국내 연구자들이 활발히 나설 수 있도록 사업단을 구성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선 탐지·인식, 동력원, 통신·네트워크, 자율지능 등 무인이동체에 공통적으로 필요한 기술이나 자율 협력 임무 수행을 위한 원천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소형무인기의 성능을 향상하기 위한 기술, 저고도의 새로운 하늘 길을 내는 '저고도 무인비행장치 교통관리체계'도 연구개발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국내 중소 드론 기업들에게는 소형무인기 제작의 기반이 되는 안전성향상, 어려운 상황에서의 운용, 최적통합설계, 고성능 프로펠러 설계 기술 등을 보급할 계획입니다. 국내 드론 산업 육성을 위해 중소기업이 정부나 공공기관이 필요한 드론을 맞춤형으로 개발하고, 그 성능이 입증되면 정부와 공공기관이 바로 구매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공공혁신조달 연계 사업도 함께 진행 중입니다.
Q. 정부는 국내 드론 분야의 경쟁력을 세계 7위권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 드론 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한국 제품이 없습니다. 평가와 체감이 다른 것 같은데, 실제로 국산 드론이 세계 시장에서 더 큰 경쟁력을 갖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세계 7위 수준으로 설명되는 우리나라 드론 경쟁력은 사실 군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한 고기능 중대형 무인항공기 기술력을 기반으로 평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 대다수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소형무인기의 경우, 중국 등 해외 기업의 제품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고, 국내 소형 드론 개발 업체는 영세한 소규모 기업이 대부분으로 기술 및 전문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때문에 국내의 소형무인기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정부의 체계적인 무인기 분야 기술개발 및 실증 사업 지원, 국가출연기관이나 대기업의 기술 이전 등 다양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한 드론 시장은 기존의 소형 무인기를 활용한 취미/촬영 위주에서 공공/산업, 재난/치안, 정밀농업 등의 활용을 위한 상업용 고기능 중대형 드론시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세계 최고 수준의 IT 기술과 군용 무인기 개발을 통해 확보된 기술을 접목해 글로벌 시장에서 상업용 고기능 무인기의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도전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Q. KARI에서 스마트무인기(틸트로터)를 세계 두 번째로 개발했습니다. 틸트로터의 상용화 추진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틸트로터 유인기인 MV-22 오스프리는 미국 해병대에서 수백 대가 운영 중이나, 틸트로터 무인기는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 실제 임무에 투입된 바가 없기 때문에 고객들은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황을 극복하기 위해 KARI에서는 틸트로터형 스마트 무인항공기 연구개발 종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보완연구와 시연 비행 등을 통해 다양한 경로로의 상용화 추진을 도모해 왔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이동하고 있는 대형 함상에서 이착륙을 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시범비행을 했습니다. 그 동안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가 가시화되고 있으며, 특히 대상 고객들은 틸트로터가 가진 수직이착륙 및 고속비행 성능을 확인하고, 타 고정익기나 회전익기 무인기에 비해 뛰어난 차별성을 인지하고 다양한 목적으로의 활용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앞으로 틸트로터 무인기 실용화를 위한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될 것이고, 스마트무인기의 실용화 및 시장진출은 세계 최초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Q. 지난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인텔의 드론쇼가 화제를 모았습니다. KARI도 이미 드론 군집비행 기술을 갖고 있었는데, 당시 국내 기술로 시연이 이루어지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했습니다. KARI가 확보하고 있는 군집비행 기술 수준은 어떠하며, 향후 어떠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지요.
KARI는 2013년부터 실외 군집 비행 기술을 연구해 군집 비행에 필요한 비행 제어, 통신, 정밀 위치 추정 등 핵심 요소 기술들을 개발했습니다. 이러한 연구개발을 통해 평창 올림픽에서 시연된 해외 기업 인텔사의 드론 군집 비행 기술과 유사한 수준을 확보하고 있으며, 2018년 7월에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드론 30대로 구성한 군집 비행을 시연했습니다. 드론 군집 비행 기술은 평창에서의 드론 쇼처럼 문화 산업과 융합해 새로운 IT 콘텐츠 시장을 개척하는데도 사용될 수 있으나, 많은 수의 무인 비행체를 동시에 운용하는 것은 활용 방법이 다양합니다. 특히 다수의 무인 비행체가 서로 협업할 수 있어 아주 넓은 지역을 정찰하거나 특정 지역에서 정밀한 관측 활동을 수행할 수 있으므로 국민 안전을 유지하는데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KARI는 재난치안용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사업인지 알고 싶습니다.
재난치안용 무인기 개발 사업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재난•치안현장에서 현장정보를 신속하게 수집하고 초동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공용 소형무인기 통합시스템을 2020년까지 개발하는 사업입니다. 소요부처인 소방청, 해양경찰청, 경찰청과 개발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다부처 사업으로 KARI 외에도 총 28개의 국내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재난 및 치안임무에 특화된 소형 무인기와 임무장비, 지상장비, 통신 및 운용관리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개발할 예정입니다. KARI는 2020년까지 재난치안 현장용 소형 무인기 통합해결방안(Total Solution)을 개발하고, 성능평가 및 재난치안 현장 운용 시험을 통해 시스템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Q. KARI 11대 원장으로서 임기 내에 꼭 이루고 싶은 바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3년 임기 중에 올해 시험발사체와 천리안 2A호를 시작으로 내년 차세대중형위성 1호 및 천리안 2B호, 그리고 그 다음 해인 2020년 차세대 중형위성 2호 및 달 궤도선까지 국가적으로 중요한 우주분야 이벤트가 있습니다. 원장 임기 중에 연구원들과 함께 무인항공기 및 개인용항공기, 다목적위성 6 및 7호, 그리고 위에 기술한 발사예정 비행체 개발 등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원장에 취임하면서 약속한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KARI의 비전을 제시하고, 사업·위험 관리 시스템을 선진화하며, 국제협력 및 국제공동연구를 확대하고 연구원을 개방적이고 소통하는 기관으로 만드는 업무를 중점적으로 수행할 예정입니다.
특히 앞으로 위성이나 발사체 등은 기업 주관으로 서서히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연구개발 방향을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해 미래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앞으로 KARI가 국가적으로 필요한 항공우주 기술들을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항공우주 분야 산업체들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며, 국민들에게는 하늘과 우주를 통해 꿈과 희망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Q. 아나드론은 교보문고 잡지부문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드론전문 월간지로서 꾸준히 성장하며 구독자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나드론 독자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드론이 급격하게 대중화 되면서 이에 대한 전문 지식과 활용을 공유하기 위한 매체 수요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나드론과 같은 전문 잡지의 등장은 마니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드론은 물론 무인항공기를 더욱 대중화하고 관련 산업을 활성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내실 있고 유익한 정보를 부탁드리며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앞날을 기대하겠습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은 1989년 10월, 대덕연구단지 안에서 한국기계연구원 부설기관으로 출발했다. 설립 당시 주요 선진국들은 항공선진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미국, 러시아를 필두로 유럽 국가들과 일본은 최신 첨단기술을 적용한 특수목적 항공기의 개발을 추진했다. 이러한 개발은 각국의 대규모 국가연구소와 민간 주도 생산체제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이들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출발이 늦었던 대만, 중국, 스페인 등도 국가 주도하에 항공기 개발을 목표로 공격적인 투자를 펼쳤다. 선진국의 이러한 경쟁은 항공뿐만 아니라 우주분야에서도 치열했다. 미국은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우주개발 비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우주왕복선을 계획했으며, 러시아는 우주개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미르우주정거장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유럽, 일본, 중국 등도 로켓을 이용한 인공위성 개발에 그 속도를 더해 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뒤늦게나마 우리 정부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설립을 추진한 것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항공우주분야의 기술발전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항공우주분야를 내일의 주력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장기적인 포석이었다. 설립 초기 연구원은 불과 30여 명에 불과했다. 급선무는 우수한 연구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한 우수한 과학기술자들을 영입하는 동시에 항공우주과학기술 개발에 필수 연구시설인 풍동과 우주환경시험시설을 구축하기 위한 예산 확보에 착수했다. 현재 KARI의 연구직원은 715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서울대 항공공학과 학사와 석사를 졸업하고, 프랑스 국립항공우주대 항공우주공학 전문석사와 프랑스 뽈사바띠에대 기계공학 박사를 졸업했다. 국제항공연구포럼(IFAR) 한국대표, 한국항공우주학회 24대 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한공우주연구원(KARI) 11대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2018년 1월 취임해 3년 임기 중 작은 위성까지 포함해 12번의 발사가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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