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모형항공협회 권용상 지부장을 만나다.
1961년 지금은 사라진 나라 소련에서 처음으로 우주비행에 성공합니다.
한국모형항공협회(KAMA)는 사람이 타지 않는 모형 항공기를 보급하고 교육하는 곳입니다. 우리나라 모형항공 역사가 그렇게 길었나 싶게 1961년에 조직되었으니 57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죠. 라디오 전파를 이용한 무인항공기라면 이제는 드론이 먼저 떠오를 만큼 한국모형항공협회는 많은 드론 행사를 주체하고 있죠. 드론도 전파를 이용해 하늘을 비행하는 만큼 한국모형항공협회는 드론 보급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레저용 촬영 드론은 하늘을 날고 싶은 마음과 연습과 몇 달을 아껴온 돈이면 누구든 도전할 수 있지만 레이싱 드론은 한 가지가 더 필요합니다.
다 만들어져 있고 조종기까지 준비된 레이싱 드론은 거의 드물죠.
레이싱 드론은 격렬한 비행만큼 격렬하게 추락하기 일쑤여서 직접 드론을 만들지 않으면 수리하지 못합니다. 직접 만들기에는 상당한 지식이 필요하죠. 하지만 정보는 많아도 모두 정리된 곳은 지금도 찾기 어렵습니다. 한국모형항공협회의 강동구 지회장 권용상님을 처음 알게 된 때는 ‘FPV 레이싱 드론 바이블’이란 책을 통해서 입니다. 이 책은 레이싱 드론을 시작하는 사람이 꼭 알아야할 정보만 모아놓은 책입니다. 레이싱 드론에 도전하고 싶은 누구라도 쉽게 정보를 구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레이싱 드론을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권용상님이 ‘FPV 레이싱 드론 바이블’을 쓰게 된 계기랍니다.
오늘 드론스타팅은 드론이 아니라 드론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봅니다. 한국모형항공협회 권용상 지부장님 입니다.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FPV 레이싱 드론 교관으로 서울드론공원에서 무료 드론 교육을 하고 있거든요. 게다가 가을은 드론의 계절이잖아요. 최근 다양한 드론행사에 참가하고 있어요. 특히 레이싱 드론 대회 심판으로 바쁜 날들이었어요. 성결대학교 융합학부에서 드론을 교육하고 있기도 하구요.
2015년 iMBC 드론레이싱네셔널즈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어요. 그 뒤로 드론 레이싱 팀을 운영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드론을 날리는 일보다 드론을 가르치는 일에 시간을 더 쓰고 있습니다. 덕분에 좀처럼 비행을 즐길 시간이 없네요. 그래도 언제나 비행은 설레죠. 심판으로 경기를 지켜 보면 숨었던 선수의 피가 뜨거워지다가도 상위권의 어린 선수들의 역량을 보면 피가 식어려요. 국내 상위권 선수의 기량은 이미 세계적이니까요. 올해만 11경기에 심판으로 참가했습니다.
RC는 전파를 이용해서 조종하는 기술을 의미해요. 전파로 무인기를 조종한다는 점에서 드론도 RC에 하나죠. 그래서 한국모형항공협회가 관리와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드론은 무인항공기((UAV, Unmanned Aerial Vehicle)를 의미하잖아요. 전파를 이용한 모형항공보다 더 포괄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해요. 최근 드론은 라디오 전파를 넘어 5G 통신 기술이나 유선까지 응용하고 있으니까요. RC는 무선으로 조종하는데 그치지만 드론은 더 넓은 범위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레이싱 드론 경기는 다른 모형항공기 대회에 비해 상금이 크죠.
사실 저는 RC 헬기나 RC 비행기는 건너뛰고 드론부터 시작했어요. 지금의 아내와 연애시절 일본에 한 하비샵에서 였어요. 드론은 아니고 여유롭게 트랙을 달리는 RC 자동차가 드론을 만날 운명의 시작이었죠. RC 자동차는 어린 시절 꿈이었으니까요. 교쇼사에 미니지 였을거에요.
아뇨. 미니지는 이름처럼 크기는 작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았어요. 그보다는 레이싱을 즐길만한 서킷도 드물고요. 어떤 RC 자동차를 선택할까 고민하다가 선택한 것이 시마 X5C 드론 이였습니다.
머리 위로 하늘은 끝없이 펼쳐져 있으니까 서킷은 필요 없겠다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하늘도 항공법으로 관리 받는 곳이더라구요.
하늘이 모두에게 공평하려면 규칙이 필요합니다. 드론은 항공법을 따라야 합니다.
마침 집에서 가까운 지금의 한강 드론 공원에서 시마 X5C를 날려보고 드론에 매력에 푹빠지게 되었죠. 그런데 한강의 매서운 바람은 시마 X5C에게는 역부족이더군요. 야속한 한강 바람을 원망하면서 드론에 대한 정보를 찾다가 지하주차장을 맹렬히 달리는 레이싱 드론 동영상을 만났죠.
쉽지 않았어요. 레이싱 드론도 안전하게 날릴 장소는 없었어요. 영상처럼 지하주차장은 커녕 그냥 날릴만한 곳은 거의 찾을 수 없었거든요. 게다가 레이싱 드론은 직접 만들어야 하는데 가르쳐 주는 곳도 없구요. 당시 우리나라 RC 샵 조차도 레이싱 드론을 취급하는 곳은 거의 없었거든요. 어떤 게 필요한지 모르는 상태에서 직구밖에는 답이 없었죠. 그렇게 처음 만났던 레이싱 드론이 RCX-250 입니다. 기체만 23만원 정도 했던거 같아요.
하지만 레이싱 드론은 드론만 있다고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드론을 배울 수 있는 곳으로 매스컴에 몇 번 소개되었던 신정비행클럽을 찾게 되었어요.
독립적으로 드론을 공부해서 날리는 분 (독립군 이라고 불렀죠.)도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레이싱 드론을 즐기는 분들은 그곳에 많이 계셨어요. 만드는 것부터 조종하는 것까지 모두 배울 수 있는 곳은 여기다 싶었죠..
당시에는 한강 드론 공원이 생기기 전이라 이름도 ‘광나루 비행장’이었습니다. 한국모형항공협회 관리 아래 RC비행기나 RC헬기를 연습하는 곳이었죠. 촬영용 드론을 날리는 분들도 있었지만 레이싱 드론은 아무도 날리지 않았습니다. 날리지 못했다는 게 더 맞을꺼에요. RC 헬기는 낮은 고도에서 비행을 하니까 빠른 속도로 낮게 나는 레이싱 드론은 위험해 보였을꺼에요. 아니나 다를까 한분이 비행을 막으시더라구요. 다짜고짜 하지말라고만 이야기하지 말고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싸웠죠.
낮은 고도로 빠르게 비행하는 레이싱 드론은 확실히 위험해요. 광나루 비행장은 일반 시민도 이용하는 공원이니까요. 한국모형항공협회가 광나루 비행장을 관리했던 이유도 안전 때문이죠. 모형항공기에 대한 이해가 가장 높은 조직이니까요.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당돌한 도전이었는데 협회에서도 드론이라는 새로운 비행체에 관심이 있었던 거 같아요. 레이싱 드론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모아 지회를 조직해서 관리해 보는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당시 ‘레이싱드론코리아’라는 네이버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 ‘레이싱드론코리아 강동구 지회’가 탄생했죠. 그때부터 매일 새벽에 한강 드론공원으로 출근했어요. 한국에도 멋진 레이싱 드론 서킷이 있다고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그때는 마땅한 게이트도 없어서 텐트를 개조해서 만들기도 했어요.
광나루 비행장은 한국모형협회가 안전을 관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드론 레이싱 존도 레이싱드론코리아가 교육과 안전을 관리하게 되었죠. 처음에는 비행할 장소만 있고 지금처럼 안전망도 없었어요. 드론 레이싱 존 뒤로는 자전거 길도 있고 공원도 있는데 말이죠. 마침 매스컴에서 레이싱 드론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취재를 하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드론이 위험하다는 뉴스도 심심치 않게 들리던 때라 안전한 드론 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안전 팬스가 꼭 필요하다고 한강 드론 공원측에 강하게 요청을 했죠.
한강 드론 공원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레이싱 드론은 속도가 빨라 위험하고 한정된 영상 주파수를 나눠 쓰기 때문에 교육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영상 주파수가 4개뿐인데 만약 주변에서 같은 채널을 사용한다면 FPV 영상을 사용할 수 없어요. 눈을 감고 비행하는 위험한 상황이 되죠. 드론 레이싱은 규칙과 관리가 없으면 위험한 스포츠입니다. 그래도 카페에서 기본 규칙을 숙지하고 참가 신청하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어요. 레이싱드론코리아를 시작했던 이유가 힘들게 배운 레이싱 드론을 다른 사람도 쉽게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서 였어요.
서로 소식을 나누는 페이스북은 반복되는 질문에 답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카페로 자리를 옮겨서 정보를 정리하기 시작했죠. 2016년에는 네이버 대표 카페가 되기도 했습니다.
레이싱드론코리아를 시작할 때 꼭 이루고 싶었던 게 있었어요. 네이버 대표 카페로 키워보는 거였는데 이뤘어요. 어렵게 배운 레이싱 드론을 다른 사람은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레이싱 드론 입문서 ‘FPV 레이싱 드론 바이블’을 쓰게 되었구요. 레이싱 드론 선수로 욕심도 있지만 심판이 선수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하기는 어렵잖아요. 지금은 새로운 목표가 있어요. 레이싱 대회에서 항상 정확하고 공정한 심판이 되고 싶어요. 레이싱 대회 출전을 준비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거든요.
레이싱드론코리아 강동구 지회 권용상님의 이야기는 늦은 시간까지 레이싱 드론의 비행만큼 흥미진진했습니다. 그의 경험이 우리나라 레이싱 드론의 역사와 함께 흐르고 있었으니까요. 다음에 한강 드론 공원에서 다시 인사드리겠다고 일어나는 자리에서 그는 밝은 미소로 배웅했습니다. 드론으로 행복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행복한 미소가 푸른 하늘을 비행 즐거움을 상기시켰습니다.
어서 들어가서 드론 배터리를 충전해야 겠습니다.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