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나드론스타팅 Dec 31. 2018

없으면 만들면 되는 3D 프린팅 드론

드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3D 프린팅

아직 2차와 3차 어디쯤 있는 듯 한데 어떠다 벌써 4차 산업 혁명의 시대입니다. 누구는 3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이라고 하고 더러는 곧 4차 산업혁명이 시작할거라고 합니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새로운 혁명과 함께

  

불과 몇 년 전까지 신문에나 겨우 이름을 볼 수 있던 드론이 지금은 연보다 많아졌습니다. 사진=http://robotglobe.org

   

심지어 새로운 혁명을 알리던 신문조차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대신 전에 없던 새로운 단어들이 등장했는데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디바이스, 전기 자동차들입니다. 혁명은 이런 신제품과 함께 다가옵니다. 신문물들은 처음에는 그저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게 뭐지 잠깐 검색했을 뿐인데 그분과 함께 우리곁으로 바짝 다가옵니다.

  

그분은 모두 다 아는 그분입니다. 사진=http://egloos.zum.com

  

4차 산업 혁명이라는 이름의 새 전자 제품 소비 촉진 운동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까지 동원하여 전략적으로 우리의 지갑에 접근합니다. 이쯤 되면 그 아무리 물질 문명에 의연해도 유혹을 견디기 힘듭니다. 요즘은 힘을 잃은 듯 하지만 한 때 맹위를 떨치던 암호화 화폐까지 동원되어 이 신문물을 살 수 있으니 말이죠.

  

신기술을 담은 신제품은 새로운 가격표를 들고 등장합니다. 사진=https://www.apple.com

  

신문물이 매일 같이 소개되는 4차 산업 혁명의 시대, 어지간히 촉촉한 지갑도 감당하기 힘듭니다.

  

드론도 마찬가지 입니다. 조금만 싫증을 느낄 만하면 신제품이 훅 들어옵니다. 새로운 가격표를 들고 말이죠. 사진=https://store.dji.com

  

어떤 빵빵한 지갑도 신제품에 욕구를 모두 채우기란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없어서 속상하면 직접 만들면 됩니다. 그런 건 모터와 프로펠러만 있으면 뭐든 하늘로 띄울 수 있는 금손이나 가능한 일 아니냐구요? 걱정 마세요. 지금은 4차 산업 혁명의 시대라니까요.

  

3D 프린터는 무엇이든 만들 수 있습니다. 사진=https://en.wikipedia.org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다가온 신문물들도 처음에는 3D 프린터로 만들어집니다. 드론도 예외는 아닙니다.

  

  



드론을 위한 3D 프린터


3D 프린팅 기술은 오래된 기술입니다. 30년 전에 이미 한 층씩 쌓아 올리는 적층조형 기술이 완성되었습니다. 하지만 3D 프린터가 대중에 관심을 끌기 시작한 일은 불과 몇 년 전입니다. 이렇게 늦게야 알려지게된 이유는 야속한 3D 프린팅 기술의 특허가 만료되서 이제는 한번 사볼만한 가격의 3D 프린터가 출시되었기 때문이죠. 어디에나 연결된 인터넷도 3D 프린터에 대중화에 한 몫 합니다. 3D 프린터로 출력할 3D 도면은 이메일 처럼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라면 어디든 전송할 수 있으니까요.

  

3D 프린터는 자기 자신도 복제할 수 있습니다. 사진=https://reprap.org

  

소프트웨어의 발전으로 손쉽게 3D 도면을 그리게 된 것도 3D 프린터 대중화의 힘을 실어줍니다. 이전에 3D 도면을 그리려면 2D 도면을 먼저 이해해야 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뤄야 했습니다. 3D 도면을 그리는 3D 캐드 프로그램은 전문대학이나 전문 학원에서나 배울 수 있는 고급 기술이었죠.

  

지금은 인터넷을 사용할 줄 아는 초딩도 3D 도면을 그릴 수 있습니다.

  

3D 프린터도 여러 종류입니다. 빛을 받으면 딱딱하게 경화하는 특성을 가진 플라스틱을 이용한 SLA (Stereo Lithography Apparatus, 광경화성 수지 조형) 방식의 3D 프린터와 원료를 분말로 만들어 고출력 레이저로 녹여 붙이는 SLS (Selective Laser Siter, 선택 레이저 소결) 방식 3D 프린터가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대중적인 3D 프린터는 플라스틱을 녹여 가는 실을 만들어 바닥에서 한 층씩 그려 굳히는 FFF (Fused Filament Fabrication, 열가소성 수지 압출 적층) 방식이죠.

  

싸니까요. 사진=https://www.banggood.com

  

10만원 중반대 부터 시작하는 FFF 방식의 3D 프린터는 재료인 플라스틱 필라멘트도 비싸지 않습니다. 사용할 수 있는 재료도 고무처럼 무른 재질에서 딱딱한 재질까지 다양합니다. 휘청이지 않아야 하는 드론의 몸체나 진동을 흡수할 부품까지 FFF 방식의 3D 프린터는 드론을 만들기에 적당합니다. 물론 가격이 저렴한 만큼 FFF 방식의 3D 프린터로 드론을 한대 만들려면 영겁의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플라스틱을 녹여 조금씩 쌓아 올리는 데 금방 끝날 리 없죠.

  

그러나 아무리 만드는 속도가 느려도 영겁의 배송기간을 자랑하는 중국발 택배보다는 훠얼씬 더 빠릅니다.

  

  



레이싱 드론을 위한 3D 프린터추락 따위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소심하게 꼬리를 내어주는 도마뱀처럼 레이싱 드론은 조금만 착륙이 과감해도 팔다리를 내어 주곤합니다. 노련한 레이싱 드론 파일럿은 쉽게 부서지는 부품을 알기에 미리 스페어 파트를 잔뜩 준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부품이 어떻게 부서질지 모르는 레이싱 드론에게 3D 프린터에 알맞습니다. 지금은 국내에서 다양한 부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인터넷을 통해 해외 구매 외에는 부품을 구할 길이 없던 레이싱 드론 초기에는 배송을 마냥 기다리기보다 차라리 3D 프린터로 만드는 편이 빠릅니다.

  

모터를 보호하는 보호 장치부터 액션카메라를 고정하는 부품, 에어로 다이나믹한 캐노피 등 3D 프린터는 레이싱 드론에 필요한 모든 부품을 만듭니다.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부품들은 안 그래도 잘 날아다니는 레이싱 드론에 날개를 달아주었죠. 부서지면 3D 프린터로 새로 만들면 된다는 생각이 비행에 안정감을 주거든요.

  

심지어 프로펠러도 3D 프린터로 만들 수 있습니다.

  

워낙 새로운 제품이 경쟁적으로 출시되는 레이싱 드론 시장은 3D 프린터로 생산한 제품을 출시합니다. 본격적인 제품을 만드는 기술인 금형 틀에 플라스틱을 찍는 생산 방식은 제작 기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듭니다. 소량으로 유행의 속도를 이끌기엔 3D 프린터로 냉큼 만드는 편이 빠릅니다.

  

3D 프린터로 출력한 부품을 팔기도 하지만 신제품 드론에 일부 부품은 3D 프린터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초기 레이싱 드론 ‘까치 250’은 전자 부품과 모터를 제외한 프레임 전부가 3D 프린터로 생산되었습니다.

  

3D 프린터는 제작 공정의 한계가 없기 때문에 독특한 기능을 추가하기 쉽습니다. ‘까치 250’은 지금도 흔하지 않은 카메라 틸트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까치250 매뉴얼

  

그러나 레이싱 드론이 속도를 위해 경량화에 몰두하면서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부품들은 점차 인기를 잃어갔습니다. 같은 출력이라면 조금이라도 가벼운 편이 더 유리하니까요. 하지만 최근 출력이 전에 없이 강력해졌습니다. 가볍기 만한 것이 좋은 비행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공감을 얻으면서 3D 프린터로 만든 다양한 부품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고출력을 자랑하는 X 클래스의 드론, 코너링에 추가 양력을 얻기 위해 3D 프린터로 만든 대형 지느러미를 달고 있습니다. 사진=https://www.youtube.com

  

  



없으면 만드는 드론들


레이싱 드론이야 대부분 부품을 따로 구입해서 직접 만드는 금손들의 영역이니 처음부터 3D 프린터와 친했고 크기는 작지만 만만치 않은 속도를 자랑하는 마이크로 드론도 구조로 보면 레이싱 드론에 가깝습니다. 마이크로 드론을 3D 프린터로 만드는 일은 간단합니다.

  

마이크로 드론이라면 느려터진 FFF 3D 프린터라도 금방입니다. 사진=https://www.youtube.com

  

기왕 3D 프린터가 뭐든 만들 수 있다면 돈이 없어서 넘보지 못하는 드론을 만들어 봅시다. DJI의 매빅에 도전합니다.

  

다리를 접는 것이 자랑인 매빅이니 만큼 부품이 많이 필요합니다. 사진=https://www.youtube.com

  

하지만 완성된 드론은 영락없는 매빅입니다. 사진=https://www.youtube.com

  

다리도 접힙니다. 물론 3축 짐벌 달린 카메라도 없고 잘 살펴보면 짝퉁 매빅같지만 매빅을 구매하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있다면 그때까지 매빅에 대한 갈망을 조금은 잠재울 수 있습니다. 뭐 높이 날리면 (잘 안보여서) 영락없는 매빅이니까요.


기왕 만들기로 한 드론 고작 매빅이라니 더한 드론도 도전해 봅시다.

  

이번엔 인스파이어 입니다. 사진=https://www.youtube.com

  

일단 비행에 들어가면 다리가 카메라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위로 올라가는 것은 인스파이어의 시그니처입니다. 직접 만드는 인스파이어지만 고성능 짐벌 카메라는 포기하더라도 이 움직이는 다리는 꼭 넣어야 합니다.

  

물론 크기와 복잡함을 구현할 수많은 부품이 필요합니다. 언제 다 출력할지 엉겁의 시간을 인고해야 합니다. 사진=https://www.youtube.com

  

인스파이어까지 만들 수 있다면 이제 불가능한 드론은 없습니다. 다른 드론 디자인을 흉내 내는 것을 넘어 나만의 드론에 도전할 차례입니다.

  

강도를 높인 원형 구조의 팔과 FPV 카메라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구조를 가진 레이싱 드론과. 사진=https://www.youtube.com

  

한 층씩 만들어 생긴 등고선을 매우고 다듬어 어떤 드론보다 아름다운 드론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사진=https://www.thingiverse.com

  

3D 프린터가 도와주면 그보다 더한 상상력도 현실이 됩니다.

  

이 유선형의 드론은 3D 프린터로 만들고 표면을 카본파이버로 덮어 만들었습니다. 사진=https://www.youtube.com

  

아무도 도전하지 않은 모양의 드론으로 미지의 영역에 도전할 수도 있습니다. 사진=https://www.youtube.com

  

  



3D 프린터를 위한 드론 설계도는 어디에


무엇이든 만드는 3D 프린터에게 드론 만들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드론의 3D 도면을 그려야합니다. 어떻게 그리냐구요? 관련 공부를 할 수 있는 대학에 입학하면 배울수 있지만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공부는 인터넷을 통해서 충분합니다.

  

유튜브를 2배속으로 시청하면 지식도 2배속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망각도 2배로 빨라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사진=https://www.youtube.com

  

언제 3D 도면 그리는 법을 배우냐고요? 팅기버스 (thingiverse.com) 사이트에 방문하세요. 엄청난 양의 드론 아이디어가 담겨있습니다.

  

다운로드는 무료입니다. 회원 가입조차 묻지 않습니다. 사진=https://www.thingiverse.com

  

3D 도면만 있다고 3D 프린터가 바로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이 도면을 3D 프린터용 파일로 변환하는 슬라이서(Slicer)라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뭘 또 배워야하나 좌절하지 마세요. 사용이 어렵지 않은데다 우리에겐 유튜브의 2배속 재생기술이 있습니다.


지금의 3D 프린터로 만들 수 있는 드론은 고작 몸체 정도 입니다. 비행 컨트롤러 (FC, Flight Controller)나 전자 변속기 (ESC, Electronic Speed Controller), 모터는 따로 준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전자부품까지 만드는 3D 프린터도 조만간 등장하지 않을까요?

  

3D 프린터가 아니라 CNC (computer numerical control) 기계의 가까운 이 기계는 전자 기판을 표면에 인쇄합니다.

  

  



3D 프린터를 단 드론


3D 프린터로 만들어진 드론이 아니라 3D 프린터를 달고 다니는 드론도 있습니다. 하늘을 나는 3D 프린터입니다.

  

DJI Matrice 600입니다. 아래 3D 프린터가 달려 있습니다. 사진=https://www.youtube.com

  

영국 리드 대학팀 (Leeds University)은 하늘을 나는 3D 프린터를 소개했습니다. 이 3D 프린터는 도로를 점검하면서 날아다니다가 길이 망가진 곳에 착륙해서는 손실된 도로를 3D 프린터로 보수합니다.

  

달리는 자동차가 드론을 못 보면 어쩌나 하는 고민은 나중으로 미룹시다. 사진=https://www.youtube.com

  

이 하늘을 나는 3D 프린터는 비행중인 드론을 공중에서 고칠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드론이 하늘을 향한 우리의 생각을 바꾸었다면 3D 프린터는 물건을 만든 방법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전에 가보지 못한 하늘을 도전하는 드론이 많아질수록 새로운 드론에 대한 상상력은 3D 프린터의 도움으로 현실화됩니다. 그래서 드론과 3D 프린터의 만남은 앞으로 계속됩니다.

  

이제 3D 프린터를 사면됩니다. 드론을 샀을 때보다는 등짝이 덜 아플지도 모릅니다. 드론보다 싼 3D 프린터도 많으니까요. 사진=http://egloos.zum.com

  

            


WRITER 민연기/아나드론스타팅 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아나드론스타팅!

www.anadronestarting.com

매거진의 이전글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센 드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