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력하게 돌아온 원조 폴딩 드론, 호버2
드론은 접어야 제맛, 폴딩 드론의 원조 호버2
접는 드론하면 누구나
DJI의 매빅을 떠올리지만. 사진=https://www.dji.com
매빅보다 훨씬 전에 접는, 그것도 몸을 몽땅 반으로 접는 드론이 있었습니다.
접힌 책에서 영감을 받은 듯 한 이 드론은 프로펠러까지 닭장 안에 꼼꼼히 넣었습니다. 펼쳐도 접혀도 어디 걸릴만한 곳이 없습니다. 네모진 모양을 접어 더 작은 네모가 되었으니 가방에 그냥 넣어도 다른 물건과 조금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제로제로 로보틱스의 호버 카메라 패스포트 (Hover Camera Passport)입니다.
호버 카메라 패스포트는 수많은 아류작을 배출했을 만큼 뛰어난 디자인으로 예쁜 제품에 주는 상도 많이 받았죠. 사진=https://www.hover.ai
이 호버 카메라 패스포트가 출시 된지도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DJI의 매빅 시리즈를 포함하여 수많은 드론들이 접었습니다. 하지만 팔 다리가 아닌 몸통을 접는 호버 카메라 패스포트 같은 드론은 좀처럼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셀카 드론 모먼트가 있었지만 호버 카메라 페스포트의 아류작이라는 평가에서 벋어나기 힘들었죠.
그리고 호버 카메라 패스포트를 출시한 제로제로 로보틱스에서 어떤 새로운 드론 소식 없이 2년에 시간이 흘렀습니다.
제로제로 로보틱스는 비밀리에 새로운 드론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호버 카메라 패스포트의 장점을 그대로 계승하고 아쉬웠던 점을 철저하게 보완한
호버 2 (Hover 2) 입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사진을 넘어 동영상으로
2016년 호버 카메라 패스포트가 등장하던 때는 갖가지 신기 방기한 기능을 가진 드론들의 춘추 전국 시대 였습니다. 하지만 신기한 기능에 비해 썩 미덥지 못한 성능으로 수많은 드론 팬들의 신제품 드론에 대한 실망도 쌓여가던 때입니다. 수많은 드론들을 정리하는 최강의 드론 자리에 고프로의 카르마가 도전하던 시기도 이때입니다.
하지만 이름이 가진 업보 (Karma) 때문인지 고프로는 리콜을 선언하고
이미 드론 최강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DJI는 전설의 접히는 드론 매빅을 출시합니다.
팬텀 시리즈로 드론 최강자의 자리에 오른 DJI는 매빅으로 왕좌에 이름표를 새겼습니다. 사진=https://store.dji.com
이런 드론 전국 시대, 그 어떤 드론보다 화끈하게 접히는 드론, 호버 카메라 패스포트는 묘하게도 다른 드론과 경쟁 구도에 휘말리지 않았습니다. 따라올 수 없는 남다른 휴대성도 한몫했지만 이 드론은 비행의 매력은 접어 두고 철저하게 떠다니는 카메라에 집중했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호버 카메라 패스포트는 조종기 조차 없습니다. 하지만 선명한 사진을 위한 플래시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https://www.youtube.com
2년 후에 다시 돌아온 호버 2 역시 날아다니는 카메라의 전통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은 더 간편합니다. 호버 2의 오토프레임 (Autoframe) 기능은 상반신 촬영, 전신 촬영, 풍경, 조감도 4가지 설정중 하나를 선택하면 최적의 사진을 찍어줍니다.
어떤 사진을 찍을지 하는 고민은 우리에게 익숙한 4지선다 문제일 뿐입니다. 사진=https://www.hover.ai
하지만 지금은 사진이 아닌 동영상의 시대, 아무리 정교한 호버링을 보여주는 드론이라도 떠있는 것은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호버 카메라 패스포트 역시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해 EIS (전자식 떨림 방지 기능)만 가지고 있었지만 더 안정적인 동영상을 위해서는 그것으로 부족합니다.
호버 2는 기계식 2축 짐벌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카메라의 회전 방향이 2개인 2축 짐벌은 3축 짐벌보다는 아쉽습니다. 하지만 휴대가 무엇보다 중요한 드론은 2축 짐벌만으로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호버 2는 거기에 호버 카메라 패스포트가 가졌던 EIS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카메라도 강력합니다. 신제품 드론에 없으면 서운한 4K 영상과 12MP 해상도의 사진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다른 드론과 차별할 수 없습니다. 지난 2년간 그 정도 성능은 어디 광고도 하기 힘든 보편적인 성능이니까요. 사진이 아닌 동영상 촬영은 이제 카메라 성능보다 비행 성능이 더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안정적인 영상 촬영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비행이 필수 입니다. 그래서 하나라도 더 많은 충돌방지 센서가 드론의 자랑이기도 하죠.
DJI 매빅2는 전후좌우상하에 장애물 감지 센서가 있습니다. 사진=https://store.dji.com
호버 2의 장애물 감지 센서는 단지 2개가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호버 2는 이 2개의 센서를 전혀 다른 방법으로 사용합니다.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돌아갑니다. 사진=https://www.hover.ai
2개의 센서는 전방과 좌우 후방까지 모두 감지합니다. 마치 사람이 고개를 돌려 진행하는 방향을 확인하고 이동하듯 동작합니다. 앞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전진한다면 좌우나 후방의 센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후진을 한다면 뒤에만 있으면 되죠. 그래서 호버 2의 장애물 감지 센서는 회전합니다. 센서가 회전하는 호버 2는 센서는 많을수록 좋은 거라는 고정 관념에 도전합니다.
호버 2의 센서는 우리의 눈처럼 2개 입니다. 2개의 센서는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거리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진행 방향의 장애물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합니다.
이동 방향을 향하는 독특한 센서 덕에 호버 2는 다른 드론을 흉내지 못하는 독특한 팔로우미 (목표를 따라 가면 촬영하는 기능) 촬영이 가능합니다.
정면에서, 옆에서, 뒤에서 따라가며 촬영합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드론의 카메라가 어디 방향을 바라보건 비행에는 상관없습니다. 호버 2의 진짜 눈은 항상 앞을 바라보고 있으니까요. 팔로우미 촬영뿐만 아닙니다. 이 독특한 센서 덕분에 더 다양한 동영상을 손쉽게 촬영합니다.
어떤 영상을 담건 호버 2는 자신이 어디를 날고 있는지 알고 있으니까요.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너무 가까이 다가가는 것 아닌지 부담스럽다고요?
호버 2의 프로펠러는 세상에 어떤 드론보다 안전하게 보호됩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호버 2, 드론의 본질을 찾다.
호버 카메라 패트포트는 카메라를 단 드론이기 보다 하늘을 나는 카메라에 가까웠습니다. 충돌 방지 기능은 물론이고 조종기 조차 없었습니다. 그런 건 드론한테나 필요한 기능이지 카메라에게는 필요없는 물건이니까요. 하지만 호버 2는 드론입니다.
호버 2의 카메라 영상을 확인할 작은 화면을 가진 소형 조종기 팜 파일럿(Palm Pilot) 뿐 아니라.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스마트폰의 화면을 사용하는 본격적인 조종기 블레스트오프 리모트(BlastOff Remote)도 지원합니다. 사진=https://www.hover.ai
전용 조종기 블레스트오프 리모트를 사용할 때 비행거리는 5km에 달합니다. 눈에 보이 않게 먼 거리까지 안전하게 비행하는 만큼 위치 정보를 수신하는 GPS와 글로나스도 호버 2를 보조합니다. 비행시간은 23분으로 최근 드론에 조금 못 미치지만 호버 카메라 패스포트는 10분이었습니다.
거기에 호버 2는 더 빠른 비행을 위해 자랑하던 프로펠러 보호 닭장을 버렸습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이 빨간색의 프로펠러 보호대는 닭장보다 공기 저항이 적어 더 빠른 속도로 비행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카메라에만 집중한 듯한 호버 카메라 패스포트가 드론으로 돌아왔습니다.
호버 카메라 패스포트와는 성능에서 비교 불가입니다. 모양만 비슷할 뿐 성능은 다른 드론입니다. 카메라였던 전작에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면 요즘 드론에 비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것도 기우입니다. 비슷한 사양의 DJI 매빅에어와 비교해도 비행시간과 비행거리에서 전혀 뒤 떨어지지 않습니다.
2018 가장 빛나는 클라우드 펀딩
기술 소식을 전하는 테크니들(Techneedle)은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트에서 2018년 한해 가장 성공적인 펀딩을 받은 10개 제품을 소개했습니다.
2018년도 다양하고 신기한 아이디어들이 우리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사진=http://techneedle.com
그중에 호버 2는 아직 펀딩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당당히 그 이름을 올렸습니다.
목표 금액에 9배를 가뿐히 넘겼습니다. 사진=https://www.kickstarter.com
물론 킥스타터의 2018년의 총 펀딩 금액은 2017년 총 펀딩액 30억 원에 비하면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다 펀딩에 성공한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이 호버 2 처럼 이미 성공한 제품의 업그레이드 제품입니다. 우리의 관심사 드론은 더더욱 찾기 어려운 한해였습니다. 2018년의 신제품이 기술적으로 그렇게 매력을 가지지 못한 탓도 있고 사람들도 이제 광고만 보고 선 듯 투자하기엔 그동안 당한 게 너무 많았기 때문인가 봅니다.
호버 카메라 패스포트가 등장한 2016년에 신기한 기능을 앞세운 드론들은 모두 사라지고 이제는 DJI와 그밖에 드론 회사 몇 군데만 남았으니까요.
그래서 호버 2는 기대되는 드론입니다. 공개한 사양이 눈부시게 획기적이지는 않지만 어느 드론보다 떨어지지 않고 호버 시리즈의 시그니처인 대범한 폴딩과 확실한 프로펠러 보호의 장점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어떤 드론도 시도 하지 않는 회전 센서는 다른 드론과 다른 비행을 보여주리라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2019년 호버 2를 시작으로 어떤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한 드론을 만나게 될지 벌써부터 설렙니다.
호버 2는 펀딩 금액을 1,000,000USD를 넘기면 반투명 케이스를 개발한다고 합니다. 속이 보이는 씨쓰루 드론이라니 취향 저격입니다. 가즈아!!!
WRITER 민연기/아나드론스타팅 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